“지금까진 미래 비전이 좋은 주식에 투자하면 고수익이 났죠. 하지만 금리 상승으로 대표되는 경기 회복기인 올해는 성장주에서 가치주로 자산 로테이션(rotation·순환)이 일어날 겁니다.”
마경환 GB투자자문 대표는 “최근 글로벌 증시는 개별 기업 상황보다는 매크로(거시 경제)에 더 좌우되고 있다”면서 “백신 확산으로 강한 경기 회복이 예상되자 전 세계적으로 가치주 랠리가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마 대표는 대한투자신탁, 프랭클린운용 등에서 글로벌 증시 전문가로 일하다 지난 2019년 자문사를 설립했다.
그는 “국내 은행주는 루저(패자)들의 투자처로 여겨지며 강세장에서 소외된 대표적인 가치주였는데, 최근 무더기로 52주 신고가를 기록했다”면서 “루저 주식의 반란에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자리 잡고 있다”고 말했다.
백신이 보급 중인 선진국에서는 경기 회복에 따른 자산 로테이션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는데, 외국인들이 한국 증시에서 비슷한 매매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한국은 백신 보급이 늦어져서인지 아직도 성장주에 대한 투자자들의 믿음이 확고하다”면서 “해외 증시보다 지연되어 나타날 뿐, 성장주에서 가치주로의 로테이션은 앞으로 더 뚜렷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 성장주 그룹 내에서도 종목별 격차가 커질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마 대표는 “미래의 꿈만 방대할 뿐, 현재 숫자(실적)가 전혀 찍히지 않는 주식은 정말 꿈만 꾸다가 끝날지도 모르니 조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지금 같은 로테이션 시기엔 어떤 곳에 주목해야 할까.
“작년에 승승장구했던 위너(승자) 자산과 정반대에 서 있던 루저 자산들을 골라 투자해야 합니다. 성장주와 클린 에너지에 밀렸던 가치주, 올드 에너지(석유) 등이 대표적이죠. 반대로 그동안 많이 올랐던 바이오 신약이나 테슬라 등은 주가가 하락한다고 해서 성급히 매수하지 말아야 합니다.”
마 대표가 로테이션에 착안해 루저 자산들을 모아 운용하는 상품은 올해 20% 성과가 났다. 최근엔 특히 영국 증시에 주목하고 있다고 한다.
영국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로 주가가 오래 짓눌려 저평가되어 있는 데다 산업 구조가 경기 민감주(금융, 에너지, 산업재) 위주로 구성돼 있어 요즘 같은 세계 경제 회복기에 매력적이라는 것이다. 영국 증시의 시가총액 기준 상위권에는 BHP, 유니레버, 로얄더치셀, 리오틴토, HSBC 등이 있다.
마 대표는 “다만 영국은 장기 성장 엔진이 부족하고 브렉시트 이슈도 완전히 해결된 것은 아니므로, 포트폴리오 내에서 10% 이내로 투자하고 장기보다는 1년 정도 단기로 접근하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