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김미영 팀장입니다'로 시작되는 문자 메시지가 논란이 된 적이 있습니다. 주로 대부업체 대출을 주선해주고 그 대가로 일정 수수료를 받는 ‘대출 모집인’들이 보내는 문자인데, 과도한 대출을 부추긴다는 비판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이 대출 모집인들이 점점 설 자리를 잃으면서 앞으로 이 직업 자체가 멸종 위기에 처할 것이라는 얘기가 나옵니다. 왜 그럴까요?
코로나 이후 비대면 거래의 확산과 법정 최고 금리 인하가 주된 요인으로 꼽힙니다. 대출 모집인은 소비자를 직접 만나 상담을 하는데, 모바일과 온라인 등 비대면 채널이 늘면서 금융사들이 직접 소비자를 찾아 나서는 경우가 많아진 것이죠. 또 7월부터 최고 금리가 연 24%에서 20%로 낮아지면서 대출 모집인들이 받는 중개 수수료도 줄어들게 됩니다. 모집인들 입장에선 일감 자체가 줄어드는 상황에 건당 수입까지 감소하는 것이죠.
현재 모집인들은 대출 한 건당 대출금의 최대 4%(500만원 초과는 3%)를 수수료로 받습니다. 대부업체에 500만원 대출을 주선하면 수수료로 최대 20만원을 받는 것이죠. 그런데 7월부터는 수수료가 최대 3%로 줄어들게 됩니다. 500만원 대출을 주선할 때 수수료가 15만원으로 줄어들게 됩니다. 대출 모집인 A(42)씨는 “3년 전까지만 해도 하루에 한 건은 성사돼 월 소득이 300만원 정도 됐는데, 지금은 일 주일에 한두 건 하면 선방이다. 앞으로 수수료까지 더 낮아지면 생계 유지가 어렵게 된다”고 하소연했습니다. 10년 넘게 대출 중개를 했다는 A씨는 지난달부터 공인중개사 자격증 공부를 시작했다고 합니다. A씨의 동료들 대부분도 다른 일거리를 찾아보고 있다고 합니다.
금융업계에 따르면, 대출 한 건당 수수료 얼마 식으로 보수를 받는 대출 모집인은 대표적인 서민 일자리라고 합니다. 노동연구원이 2017년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대출 모집인의 83.6%가 다른 부업을 하지 않았습니다. 이 일을 그만두면 생계가 막막해지는 것이죠. 당시 월평균 소득은 277만원 수준이었는데, 지금은 더 줄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대출 중개 수수료를 낮춘 정부는 “대부업체들의 중개 수수료 부담이 줄어들면 신용이 낮은 서민들에게 혜택이 돌아갈 것”이라고 했습니다. 대출을 받는 서민들 입장에선 반가운 얘기겠죠. 하지만 ‘서민들에게 돌아갈 혜택’ 중 일부가 생계 수단을 잃게 된 대출 모집인으로부터 나온다는 사실이 씁쓸할 수밖에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