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 화폐를 일정 기간 거래소에 맡겨두면 가상 화폐로 이자를 주는 신종 투자 상품인 ‘스테이킹(staking)’에 돈이 몰리면서 투자 사고 위험성도 커지고 있다. 최대 연 100% 수익률을 내걸고 있지만 관련 규제나 법령이 없는 탓에 투자자들이 사기 및 원금 손실 위험에 놓인 탓이다.
28일 빗썸·고팍스·코인원·코빗 등 국내 4대 가상 화폐 거래소에 따르면, 스테이킹 관련 상품의 누적 판매 규모는 7000억원에 달했다.
스테이킹은 ‘지분’이란 뜻의 영어 ‘스테이크(stake)’에서 비롯됐다. 가상 화폐 초기에는 개별 참여자들이 컴퓨터를 다량으로 돌려 암호를 해독하면(채굴) 일정액의 가상 화폐가 블록체인 네트워크상에서 발행되거나 거래 인증됐다. 암호를 해독한 참여자들이 일부 수익을 나눠가지는 시스템이다. 스테이킹은 이 과정을 좀 더 간결하게 만들었다. 각자 보유한 가상 화폐를 지분 투자하는 식으로 거래소 같은 대표자에게 맡기면 대표자가 이를 모아서 가상 화폐 채굴과 신규 발행, 거래 인증 등을 대행해주고 여기서 나오는 수익을 공유하는 식이다. 스테이킹과 비슷한 개념으로 주식형 펀드처럼 다른 가상 화폐에 투자해서 수익을 돌려주는 ‘예치’ 상품들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코인 맡기면 2배로 준다는 스테이킹 상품 등장
거래소 고팍스는 지난 15일 코인 ‘KTT’를 6개월 예치하면 연 이자 100%를 주는 예치 상품을 내놨다. 해당 코인 100개를 넣으면 6개월 후 200개를 받을 수 있다는 뜻으로, 5일간 최소 모집 수량의 10배 가까이 몰렸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2억7400만원이었다. 고팍스가 지난 1월부터 출시한 예치 상품들 투자액 규모만 3500억원어치다. 지난 20일엔 거래소 코빗이 예상 보상률 최대 연 7.7%를 내걸고 ‘이더리움 2.0 스테이킹’ 상품을 출시했는데, 20억원어치 사전 신청이 9시간 만에 마감됐다.
거래소들은 “원금 손실 위험(리스크)이 없는 상품”이라며 판매했다. 투자한 코인이 늘어난다는 점에서는 맞는 말이지만, 만약 코인 가격이 폭락하면 아무리 개수가 많아도 원화로 환산하면 손실이 날 수 있다. 최근엔 원금 보장 및 고수익 광고를 보고 스테이킹에 참여했다가 원금 손실을 호소하는 투자자가 발생하고 있다. 가상 화폐 업계에서 피해액만 수백억 원에 달한다는 얘기가 돌고 있다.
투자자들이 원금 손실을 입더라도 현재로서는 보호받을 방법은 없다. 예치 상품의 운용 내역도 투자자들이 자세히 들여다볼 수 없다. 정부가 가상 화폐를 금융 상품으로 인정하지 않아 관련 규제 법령이 없기 때문이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최근 “미술품 투자를 정부가 보호하지 않는 것처럼 가상 화폐도 마찬가지다”라며 “투자자 개인들이 유의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넥슨 1억달러 투자 등 비트코인 상승세
한동안 주춤했던 비트코인은 최근 다시 상승세를 타고 있다. 지난 26일에는 시가총액 1조달러를 넘겼다. 지난 21일 이후 5일 만이다. 26일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가 비트코인을 대량 팔아치웠다는 소식이 투자자들에게 충격을 줬지만 JP모건이 비트코인펀드를 조성한다는 등 호재성 소식도 나왔다.
글로벌 가상 화폐 가격을 집계하는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28일 오후 4시 40분 현재 비트코인 가격은 전날과 비교해 0.2% 하락한 5만4509달러에 거래됐다.
이날 국내 최대 게임사 넥슨이 일본 법인을 통해 비트코인 약 1억달러(약 1114억원)어치를 사들였다. 넥슨은 “주주 가치 제고 및 현금성 자산의 가치 유지를 위한 전략”이라며 “비트코인은 장기적으로 안정성과 유동성을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스테이킹
가상 화폐를 일정 기간 거래소에 맡기면 이자를 주는 서비스. 블록체인 네트워크에서 가상 화폐 발행·거래 인증에 참여한 대가로 이자가 코인으로 지급된다. 주식형펀드처럼 가상 화폐를 맡기면 다른 가상 화폐로 운용해 수익을 돌려주는 ‘예치’ 서비스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