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

개인형 퇴직연금(IRP) 3조2000억원을 굴려 업계 1위인 미래에셋증권이 운용·자산 수수료를 면제하는 서비스를 도입한다고 27일 밝혔다. 그 동안 소비자에게 연간 0.1~0.3% 수준의 수수료를 관리비 명목으로 받아왔는데 이를 제로로 한다는 것이다.

IRP는 개인들이 노후 대비를 위해 가입하는 상품이다. 퇴직금을 IRP 계좌에 입금하고 만 55세 이후 연금으로 수령하면 퇴직소득세의 30%를 감면해준다.

개인이 추가 납입하는 금액에 대해서는 연간 최대 700만원까지는 최대 16.5%의 세액공제 혜택도 있다.

앞서 삼성증권은 지난 19일 운용·자산 관리 수수료를 면제해주는 ‘삼성증권 다이렉트 IRP’를 출시했다. 당시 삼성증권은 “20년간 증권사에서 별다른 서비스도 받지 않는데 IRP 수수료로 1600만원을 내실 겁니까?”란 도발적인 내용의 보도자료를 내서 이목을 끌었다.

낮은 수익과 부족한 서비스에 불만족을 느낀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삼성증권의 새 상품 가입자 수는 상품 출시 전과 비교해 3배 이상 늘었다.

여의도에선 업계 1위인 미래에셋증권이 2위 삼성증권의 파격적인 정책에 어떤 전략으로 대응할 것인지 주목했다. 삼성증권은 후발주자여서 IRP 규모가 1조7000억원 정도인데 반해, 3조원이 넘는 미래에셋증권 입장에선 적잖은 수익을 포기해야 하기 때문이다.

연금 비즈니스는 고령화 트렌드를 꿰뚫어 본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이 전략적으로 키워온 분야였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은행권 고객들을 끌어와야 하는 증권업계 입장에선 미래에셋의 수수료 제로 정책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미래에셋증권 IRP 가입자인 이모씨는 “미래에셋증권 창구에서 IRP에 가입했지만 지금까지 서비스 하나 받고 있지 않는데, 관리비 명목으로 매년 0.3~0.5%씩 떼어가는 것은 과도하다”면서 “자기주도형 IRP 고객은 상장지수펀드(ETF)나 펀드를 직접 골라 운용하고, 이들 상품에서도 또 수수료가 떼이는데 증권사가 관리비를 가져간다면 이중과세”라고 말했다.

이씨는 “미래에셋증권뿐만 아니라, 다른 금융회사에도 이 같은 IRP 제로 수수료 정책이 확산되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