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인 암호화폐 가격 상승으로 인한 수익률 기대에 투자 광풍이 이어지고 있다.

개인들의 투자 관심이 국내외 주식시장에서 가상 화폐로 이동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16일 가상 화폐 정보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빗썸·업비트·코빗·코인원 등 실명 계좌를 확보한 국내 4대 거래소의 24시간 거래 대금은 이날 오후 4시 기준 20조1600억원에 달했다. 4대 거래소의 한 달 전 24시간 거래 대금은 11조6940억원이었는데, 한 달 새 거의 2배가 된 셈이다. 가상 화폐 거래소는 개인 투자자 비율이 크기 때문에 원화 거래 대금으로 개인들의 투자 추이를 가늠해볼 수 있다.

최근 가상 화폐의 대명사 격인 비트코인 가격은 6만4000달러를 돌파하며 신고가를 썼다. 올해 초 2만9000달러 수준이었는데 138% 오른 것이다. 국내에서는 8000만원을 넘어섰다.

골드만삭스가 2분기에 고액 자산가들을 위해 비트코인과 같은 가상 화폐 투자 상품을 출시하겠다고 발표하고, 가상 화폐 거래소인 코인베이스가 나스닥 상장에 성공하는 등 주류 금융권 진입 신호가 나오면서 가격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돈 복사기’라는 단어가 유행할 정도로 가상 화폐의 인기가 높아진 상황이다. 20대 투자자 이모씨는 “주식은 많이 올라봤자 하루 30%인데 가상 화폐는 잘만 고르면 50%씩도 오르니 짜릿하다”면서 “돈 복사기가 하루 평균 신사임당 화폐를 4장씩은 뽑아준다”고 말했다.

이렇게 커지는 가상 화폐 투자와 달리, 국내외 증시에서는 올 들어 개인들의 투자가 다소 위축되는 모습이다.

코스피 시장에서 개인 투자자의 하루 평균 거래 금액은 올해 1월 17조2994억원에서 2월 12조1609억원, 3월 9조4261억원으로 감소했다. 이달 들어 14일까지 일평균 거래 대금은 약 9조9764억원으로 소폭 회복했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개인 투자자의 하루 평균 거래 대금은 1월 13조6651억원에서 2월 11조6722억원, 3월 9조7142억원으로 줄었다. 이달 들어서는 하루 평균 10조9508억원으로 늘었다.

지난 15일(현지 시각) 다우평균, S&P지수 등이 일제히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며 미국 증시가 초강세를 보이고 있지만, 서학 개미들의 매매도 뚜렷하게 줄어드는 모습이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이달 들어 13일까지 하루 평균 해외 주식 결제 금액(매수+매도 금액)은 11억1490만달러(약 1조2448억원)로 2월 한 달(18억2511만달러)보다 39% 감소했다.

국내 투자자의 일평균 해외 주식 결제액은 작년 10월 6억2703만달러(약 7000억원)에서 매달 증가해 지난 2월 24억8648만달러(약 2조7761억원)로 정점을 찍은 뒤 두 달째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