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5일 여의도 증권가에선 한 중소기업 오너의 삼성전자 한방투자가 화제가 됐다. 이날 진단용 X선 촬영업체인 디알젬이란 업체는 삼전 주식을 50억원 어치 매수했다고 공시했다.

이 회사는 삼전 주식을 총 7만4404주 취득했는데, 평균 매입단가를 계산해 보면 6만7200원이다. 11월 초만 해도 5만원대였던 삼전을 6만7200원에 한방 매수하다니, 분산 매수도 아니고 너무 비싸게 사는 건 아닌가라는 말들이 나왔다.

그런데 한 달도 채 지나지 않은 지금, 여의도 증권맨들은 중소기업 오너의 인사이트가 대단했다면서 입꾹닫(입을 꾹 닫는다)인 상태다. 16일 종가(7만3800원) 기준으로 5억원 가까운 평가이익이 났기 때문이다. 이 회사가 열심히 영업해서 버는 1년 평균 영업이익(50억원)의 10%를 매수 클릭 한 번만으로 단숨에 벌어들였다.

디알젬 관계자는 “설비 투자를 하려고 사내에 유보한 자금이 꽤 있는데 낮은 이자의 예금에 두긴 아쉬워서 유가증권 투자를 하게 됐다”면서 “주식 투자를 한 건 지난 2003년 회사 창립 이후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삼전 주식 하나에만 거액을 올인한 이유에 대해서, 이 관계자는 “큰 금액이다 보니 출구 전략을 고민할 수밖에 없는데, 덩치가 작은 주식은 아무래도 팔 때 불편하지 않겠느냐”면서 “(삼전 주식은) 단기간 내에 매도하진 않고, 연말 배당까지 받은 다음 차차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 연말 삼전은 354원의 분기 배당을 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렇게 되면 세전 2630만원 정도의 배당금을 받을 수 있다. 또 만약 삼전이 증권가 예상대로 1000원대의 특별 배당을 실시한다면, 추가로 7400만원 정도 수익이 생긴다. 연말 배당으로만 최대 1억원을 손에 쥐는 셈이다.

진단용 X선 영상장비 전문업체 디알젬은 삼성전자 주식 7만4404주를 약 50억원에 취득한다고 지난 11월 25일 공시했다. 디알젬은 주식 취득의 목적을 '단순투자'라고 밝혔다.

강남의 사모펀드 운용사 대표인 A씨는 최근 중소기업 오너들의 재테크 투자법이 크게 달라졌다고 귀띔했다. 작년까지만 해도 주식은 위험하다면서 귀를 막던 오너들이 지금은 A씨 조언을 듣겠다면서 자주 찾는다는 것이다.

“1년치 이자를 한 방에 벌 수 있는데 뭐하러 예금하나요? 0% 예금에 넣느니 그냥 주식 투자로 배당받겠다고, 요즘 현금 많은 기업들은 전부 주식 삽니다.”

A씨는 “과거 증시 버블기와 달리, 지금은 초저금리와 거대 유동성이 겹쳐지면서 시장이 불타오르고 있다는 게 차이점”이라며 “인수·합병(M&A)하겠다며 현금 1000억을 보유하던 기업 오너도 최근 (내게 조언을 듣고) 우량 배당주를 사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나온 삼성증권 설문 조사에서도 A씨의 발언과 비슷한 트렌드가 엿보인다.

삼성증권이 최근 산업계 최전선에 서 있는 상장사 최고경영자(CEO)와 최고재무책임자(CFO) 487명을 설문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65%가 내년 개인 투자 비중을 늘리고 싶은 자산으로 주식을 선택했다. 56.2%는 국내주식을 선택했고, 선진국 주식 선택은 30%였다.

내년 코스피 지수 전망을 묻는 질문에는 응답자 42.5%가 2800~3000 사이라고 내다봤다. 한국 역사상 한 번도 가 본 적이 없는 3000 이상을 꼽은 응답자도 16.6%나 됐다.

삼성증권이 최고경영자(CEO)·최고재무책임자(CFO) 487명을 대상으로 이달 초 설문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 중 64.6%가 내년에 개인적으로 비중을 늘리고 싶은 자산으로 주식을 꼽았다. 반면 전통적인 부유층 선호 자산인 부동산 비중을 늘리겠다는 의견은 약 10%에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