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진단키트 대장주인 씨젠이 주주들에게 1주당 1500원씩 배당금을 지급하기로 결정했다는 소식이 화제가 됐다. 지난해 씨젠의 연말 배당금 지급액은 1주당 100원이었는데 1400%가량 오른 것이다.
연말 배당 시즌이 돌아왔다. 전문가들은 배당락일(배당받을 권리를 주는 마지막 날)이 다가올수록 배당주의 주가가 상승하기 때문에 괜찮은 수익률을 얻기 위해선 이번 주까지 투자할 종목을 고르는 게 좋다고 조언한다.
◇수익률 5% 이상 ‘초고배당주’ 노려라… 28일까지는 사야
현재 상당수 은행 정기 예금 이자율이 0%대라는 것을 감안할 때, 많게는 투자금의 5% 이상 배당을 받을 수 있는 배당주는 연말 증시에서 매력적인 투자처다. 배당을 받기 위해서는 배당락일 하루 전까지 주식을 매수해야 한다. 올해 연말 배당락일은 오는 29일로 주식 매수 기회는 28일까지다. 이날까지 배당주를 산다면 내년 2~3월쯤 열리는 각 회사의 정기 주주총회에서 배당금이 확정된 후 주식 계좌로 배당금이 자동 입금된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3곳 이상의 배당 추정치가 있는 코스피 상장사 199사 중 연말 배당금을 지급할 회사는 171사로, 총 27조5787억원(9월 말 발행 주식 수 기준)이 배당금으로 지급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상반기에는 코로나 사태로 실적 위기를 겪은 많은 기업이 중간배당을 실시하지 않았지만, 3분기 들어 실적 개선세가 나타나며 연말 배당은 작년(26조8980억원) 수준을 조금 웃돌 것으로 보인다. 배당수익률(주식 1주당 배당금을 주가로 나눈 비율)이 5% 이상으로 추정되는 상장사는 총 12곳인 것으로 집계됐다. 보통 시장에선 배당수익률이 3%를 넘으면 ‘배당주’, 4%를 넘으면 ‘고배당주’, 5% 이상이면 ‘초고배당주’로 분류한다. 배당수익률이 가장 높은 상장사는 현대중공업지주(6.07%)로 나타났다. 이어서 전통적 고배당주인 금융주들이 대거 5% 이상 배당수익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됐다. 하나금융지주(5.82%)·BNK금융지주(5.78%)·기업은행(5.65%)·JB금융지주(5.56%)·우리금융지주(5.35%)·DGB금융지주(5.24%)·신한지주(5.09%) 등이다.
배당 시즌이 임박하며 최근 배당주들의 주가는 꾸준히 상승세를 기록 중이다. 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4일 기준 ‘KRX고배당 50지수’는 2224.29를 기록, 지난달 이후 13.9%가량 상승했다. 이 지수는 코스피·코스닥 시장 상장 종목 중 배당수익률이 높은 50종목을 선정해 산출한다. 배당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최근 증권가에서는 국내뿐 아니라 미국의 배당주를 추천해주는 서비스도 등장하기도 했다.
◇‘뛰는’ 삼성전자 위에 ‘나는’ 삼성전자우
삼성전자의 특별 배당금 지급 규모도 관심거리다. 증권가는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별세 후 오너 일가의 상속세 재원 마련을 위해 삼성전자가 특별 배당금을 지급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지윤 대신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올해 6조6000억원 정도 추가 배당 여력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1주당 1000원 내외의 특별 배당이 가능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특별 배당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며 삼성전자 주식의 상승세도 이어지고 있다. 특히 의결권이 없는 대신 보통주보다 더 많은 배당을 받을 수 있는 우선주의 주가 상승률이 더 가팔랐다. 이달 들어 삼성전자(보통주)는 10.6% 올랐는데, 삼성전자우(우선주)의 상승률은 이보다 높은 13.7%다. 15일 삼성전자우의 주가는 6만9500원으로 삼성전자(7만3800원)의 94.2% 수준까지 올라왔다. 지난해에는 삼성전자우의 보통주 대비 비율이 81.6% 수준에 그쳤었다.
전문가들은 높은 배당 수익을 내기 위해선 이번 주까지 종목 선점에 나서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김민규 KB증권 연구원은 “배당주를 너무 일찍 사면 위험에 노출되는 시간이 길어져 변동성이 크고, 배당락에 임박해 사면 (주가가 올라) 총수익이 낮아질 수 있다”며 “12월 둘째주나 셋째주에 배당주를 사는 게 가장 좋다”고 했다. 배당주는 배당금을 받을 권리가 사라지는 배당락일에는 주가가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보통은 배당락일 이후 주가가 다시 상승하는 경우가 많지만 하락분을 회복하지 못하는 경우도 더러 있다. 이 때문에 일부 투자자는 일찌감치 배당주를 사놓았다가 배당락 전 주식을 팔아 차익을 실현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