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미스 재테크 상담소/ 그림=김성규 기자

Q. 30대 초반 여성입니다. 썸남(사귀기 전 호감이 있는 남자)과 잘해 보고 싶은데, 그가 현재 부모님과 함께 살고 있고 연봉 6000만원 중 2000만원씩 주식 투자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자세한 얘긴 안 해주지만, 자동차 매니아라면서 테슬라와 니오 등에 투자하고 있다네요. 저는 친척이 주식 투자빚 때문에 집 한 채 날린 걸 봐서 두려운데, 이 썸남과 잘해봐도 될까요?

A. 얼마 전 본 드라마에서 ‘결혼은 독(毒)이 든 것을 알면서도 먹는 약(藥)’이라는 대사가 떠오르네요. 요즘 같은 바닥이자 시대에 예적금에만 올인하는 초식남은 아닌 듯하지만, 주식에만 몰빵하는 육식남 역시 결혼 상대로는 부담스럽죠.

과연 미스터&미스 재테크 상담소 연구원들은 어떤 해답을 제시할까요? (연구원들은 대신증권, 미래에셋운용, 삼성증권, NH투자증권, KB자산운용, 하나금융투자 소속 40대 기혼 남녀 직장인들입니다.)

연봉 6000만원 썸남을 만났는데, 주식 투자로 2000만원을 한다고 하네요. 이런 성향의 썸남, 만나도 되는 걸까요?

①혹시 내집마련을 위한 청약통장은 있는지 확인해 보셨나요? 자기 소유 차량이 있다면 고금리 할부로 구매했는지도 알아보면 좋겠어요. 썸남이 월급의 상당 부분을 주식에 투자하고 있다는 점이 걸려요. 테슬라나 니오 등 전기차 관련 테마주에 투자했다니, 투자 성향은 상당히 과감한 것 같군요. 전기차에 대해 전문적인 지식을 갖고 있다고 해도 고수익을 추구하는 편인 것 같아요. 한방을 노리고 무리한 투자를 강행할 것 같아 ‘내 동생이라면’ 반대하겠습니다.

②연봉의 3분의 1을 주식에 넣다니, 과감하네요. 집안 배경이 좋아서 연봉의 대부분을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최근 경제 상황과 부동산 시장에 대한 불신으로 투자하고 있는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일반 직장인 기준으로 본다면 월급 대비 상당히 위험한 포트폴리오로 굴리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앞으로 짜임새 있는 포트폴리오로 갈아타거나 혹은 안전한 전략으로 자산을 관리해 나갈 확신과 믿음이 있다면 미래를 꿈꿔보라고 하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다시 고민해 보세요.

③제한적인 정보만 보고 답변하자면, 반대입니다. 친척분의 주식빚 사건은 고민녀에겐 큰 트라우마겠죠. 주식 투자 2000만원이 2억원이 되는 건 순식간입니다. 자본주의 시대에 결혼은 경제력 빼고 사랑만으론 유지하기 힘듭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누군가를 만날 때 ‘이 부분은 힘들 수도 있는데 괜찮을까?’라고 고민한다면 그 사람은 만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천생연분이라고 생각해서 결혼해도 살다 보면 맞지 않은 부분이 많이 생기거든요. 조금이라도 걸리는 부분이 있다면, 처음부터 손절하는 것이 낫습니다.

④썸남의 연봉이 6000만원 정도라니 웬만한 대기업 수준이네요. 종자돈을 꾸준히 모으면서 여유 자금이 생길 때마다 주식에 투자하고 있다면 문제는 없어요. 하지만 집안 사정이 여의치 않아서 돈을 빨리 벌겠다는 욕심에 급등주 중심으로 추격 매수하고 있다면 이건 문제입니다. 썸남과 정말 잘 되고 싶다면, 단순한 연애 감정에서 벗어나 재산 상황 등에 대해 솔직히 얘기해 보는 게 좋겠어요. 썸남이 그런 이야기를 꺼린다고요? 그럼 인연이 아닌 거죠.

결혼까지 생각한다면, 재테크도 서로 현명하게 조율해야 갈등없이 행복한 생활을 이어나갈 수 있답니다.

⑤썸남이 자산 내역을 투명하게 오픈했다니, 우선 높은 점수를 줄게요. 상대방에게 곪아 터질 때까지 꽁꽁 숨기다가 나중에 빚잔치하는 황망한 꼴(?)은 보지 않잖아요. 하지만 테슬라나 니오 같이 테마주에 투자하는 걸 보니 공부해서 주식을 한다기보다 남들 따라 사는 ‘깜깜이 개미’ 같아서 걱정되네요. 안정적인 가치주나 배당주에도 50% 이상 분산 투자해서 리스크를 줄여보라고 설득해 보면 어떨까요? 결혼까지 생각한다면, 재테크도 서로 현명하게 조율해야 갈등없이 행복한 생활을 이어나갈 수 있답니다.

⑥물려 받을 자산이 없다면 투자 이외의 방법으론 부를 축적하기 어려운 게 현실입니다. 투자는 필수인 시대죠. 하지만 개인 투자자가 투자로 수익을 내는 것은 어렵습니다. 썸남분은 매년 연봉의 3분의 1을 투자하고 있는데, 리스크가 너무 큽니다. 전체 연봉에서 정말 없어도 생활이 가능한 금액으로 한정하고, 무한정 매년 투자 금액을 늘리는 것이 아니라 총 한도도 설정해서 위험 관리를 해야 합니다. 딱 한 번 실패해도 재기하기 어려운 게 주식 투자입니다. 투자는 좋은 것이지만, 과하면 탈이 나죠. 충분한 대화를 통해 설득해 보세요.

⑦썸남과 정말 잘해 보고 싶나요? 그럼 다음 3가지 포인트를 확인해 보세요. 첫째, 현재 2000만원을 유지하는 것인지 아니면 매년 2000만원씩 추가로 투자해 투자금을 늘리는 것인지, 둘째, 업종을 대표하는 대형 우량주에 투자하는 것인지, 아니면 테마주에만 쏠림 투자를 하는지, 셋째, 신용융자나 담보대출 등을 활용해 투자하는 것인지, 아니면 모아둔 자산을 활용하는 것인지입니다. 만약 빚없이 전체 2000만원 수준에서 우량 대형주에 투자하고 있다면 건강한 투자이니 노력해 보라고 하겠어요. 하지만 이 중 하나라도 조건에 어긋난다면 다시 생각해 보세요.

⑧아직 썸만 타고 있는 단계면 알아보기가 쉽지 않겠지만, 썸남 부모님의 재력부터 살펴보는 게 좋겠어요. 돈을 모으지 않아도 될 정도의 집안이어서 말그대로 벤처 정신으로 주식을 하는 것인지, 아니면 그냥 단순하게 동학개미 열풍 속에 헛바람이 든 건지 알아봐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만약 후자라면 과감히 손절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