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공개(IPO) 시장 성수기인 11월을 맞아 ‘준척급’ 기업들의 상장이 줄줄이 예정돼있다. 지난달 상장한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부진으로 얼어붙은 공모주 투자 열기가 다시 가열될지 주목된다. 전문가들은 청약 경쟁률이나 공모가는 기업의 내실과 관계없이 IPO 시장 분위기에 따라 좌우되는 경향이 크기 때문에 단순히 ‘사전 인기도’만으로 투자 여부를 정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IPO 시장 성수기 11월... 준척급 공모주 뜬다

지난 5년간(2015~2019년) 월별 평균 신규 상장 기업 수는 11월이 12.8개로 가장 많았다. 국내 기업 대부분이 12월 결산 후 3월에 감사 보고서를 받는데, 이 결과를 갖고 상장을 추진하면 7~8개월가량 걸리기 때문에 4분기에 신규 상장이 몰리는 것이다.

10일 투자 업계에 따르면 이달 들어 상장을 위한 수요예측을 진행한 기업만 6곳에 달한다. 법인 보험 대리점(GA) ‘에이플러스에셋어드바이저’를 비롯해 마이크로바이옴 신약 개발 기업 ‘고바이오랩’, 반도체 테스트 및 전자 부품 제조 기업 ‘네패스아크’ 등이다.

에이플러스에셋은 GA 업계 최초 상장이어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GA는 여러 보험회사와 계약하고 보험 상품을 전문으로 판매하는 곳이다. 2007년 설립된 에이플러스에셋은 설계사 4000여 명이 활동 중인 GA 업계 5위권 업체다. 고객 수와 보험 계약 건수가 각각 109만명, 188만건에 달한다. 코로나 사태에도 올 상반기 매출(1396억원)이 전년 대비 14% 증가했다. 설계사 정착 및 유지율과 불완전 판매율이 업계에서 모두 양호한 것도 강점으로 꼽힌다. 지난 5~6일 기관 수요예측에서는 경쟁률이 3.66대1을 기록했다.

공모 가격은 매력적이라는 평가다. 에이플러스에셋은 공모가를 희망 금액 범위(1만500~1만2300원)보다 한참 아래인 7500원으로 정했다. 공모 주식 수도 기존 279만8086주에서 223만8469주로 줄이기로 했다. 18일 상장 예정인 고바이오랩도 수요예측 경쟁률이 낮게 나오자 공모가를 희망 범위(1만8000~2만3000원)보다 낮은 1만5000원으로 정했다.

◇사전 인기보다는 기업 경쟁력 봐야

시장에서는 역대급 흥행을 기록하며 큰 기대를 모았던 빅히트가 상장 후 부진한 흐름을 보인 여파로 신규 종목에 대한 투자 열기가 상당히 진정된 것으로 보고 있다. 연말에 상장이 몰리는 IPO 시장 특성상 수요가 분산되기 때문에 특정 종목이 ‘인기몰이’를 하기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공모주 찬밥’ 분위기 속에서도 투자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은 종목도 있다. 12일 상장 예정인 교촌에프앤비는 일반 청약에서 1318대1 경쟁률을 기록하며 빅히트를 넘어섰고, 네패스아크는 수요예측에서 708대1 경쟁률을 기록해 공모가를 희망 범위 최상단(2만6500원)으로 잡았다.

전문가들은 단순히 상장 전 수요예측과 일반 청약에서 흥행에 성공했는지가 상장 후 주가 흐름을 결정하는 것이 아닌 만큼 투자자들은 상장 기업의 ‘펀더멘털(기초 여건)’에 집중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흥국증권 최종경 연구원은 “연말에는 상장 종목이 많다 보니 기관들이 제대로 검토할 시간이 없어서 수요예측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못하는 측면이 있다"며 “경쟁률을 보고 투자 여부를 결정할 것이 아니라 향후 성장성을 봐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