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2일부터 거래 정지되는 쌍용양회 우선주 주가가 터무니없이 높은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어 투자자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우선주는 의결권은 없는 대신, 보통주보다 배당을 더 많이 주는 주식을 말한다. 시멘트업체인 쌍용양회는 우선주 주가 왜곡 현상 때문에 투자자 피해가 커지자, 상장사 중에서는 처음으로 우선주 강제 소각에 나섰다.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쌍용양회는 지난 8월 이사회 결의로 상장폐지 목적의 우선주 유상 감자를 결정한 데 이어 지난달 12일 주주총회 특별 결의로 이를 승인했다. 이에 따라 쌍용양회 우선주는 오는 11일에 마지막 거래를 마친 뒤, 12일부터 거래가 정지된다. 상장폐지 절차 진행 중에 별도의 정리매매 기간은 없다. 거래 정지 이후 쌍용양회 우선주는 강제 소각되고, 주주들은 주당 9297원의 현금을 돌려받게 된다.
하지만 거래 정지를 불과 3거래일 앞둔 9일 쌍용양회 우선주는 3만72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유상 소각 가격의 4배에 거래된 것이다. 지난 8월 1만4000원대에서 횡보하던 쌍용양회 우선주는 유상 소각 공시 이후 오히려 급등하더니 지난달엔 장중 8만6100원까지 치솟았다. 현재 시장에서 거래되는 물량은 대부분 개인 투자자들이 매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만일 거래 정지까지 현 가격이 유지될 경우 현재 우선주를 갖고 있는 주주들은 주당 9297원밖에 못 받는다. 전문가들은 “유상 감자를 눈앞에 두고 소각 가격보다 높게 거래되는 것은 비정상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현상”이라고 입을 모았다.
대주주인 한앤코시멘트홀딩스는 11일까지는 기존 주주의 손실 방지를 위해 종전 공개 매입 가격인 1만5500원에 장내 매입을 진행할 예정이다. 쌍용양회 관계자는 “우선주 주식수가 약 154만주인데 이 중 85%는 최대주주가 확보했고 나머지 15% 물량이 시장에서 거래되고 있다”면서 “법적인 절차를 충분히 거쳤으며 강제 주식 소각은 예정대로 진행할 예정이므로 향후 투자에 유의해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