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의 핀테크 계열사인 앤트그룹의 상장을 앞두고 중화권 증시가 들썩이고 있다. 기업가치가 350조원을 넘는 글로벌 핀테크 강자인 앤트그룹 주식을 1주라도 받기 위해 중국 개미(개인투자자)들이 쌈짓돈을 들고 대거 몰려들고 있는 것이다. 앤트그룹은 중국인 10억명이 사용하고 연간 결제 금액이 17조달러를 넘는 중국 최대 전자 지급 결제 플랫폼 ‘알리페이’의 모회사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중화권 언론들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상하이 증권거래소에 설립된 기술주 중심의 커촹반(科創板·과학혁신판)에서 이뤄진 앤트그룹의 인터넷 일반 공모주 청약에 2조8000억달러(약 3178조원)가 몰렸다. 이는 독일이나 캐나다 주식시장 전체 시가총액보다도 많은 것이라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했다.
515만5600명이 몰린 앤트그룹의 청약 경쟁률은 870대1을 넘는다. 커촹반에 참여하려면 주식 자산 50만위안(약 8500만원) 이상 보유, 최소 2년간의 주식 거래 경험 등 까다로운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그럼에도 515만명이 넘는 중국 개미가 몰린 것은 “앤트그룹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얼마나 큰지를 보여준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앤트그룹의 커촹반 일반공모 주식 수는 3억5100만주다. 배정률은 0.13%로, 1만주(1억1600만원어치)를 신청하면 13주를 받는다.
홍콩 증시에서도 앤트그룹에 대한 투자자들의 열기가 뜨겁다. 홍콩 전체 인구(750만명)의 20%에 이르는 155만명의 개인 투자자가 주식을 받기 위해 1조3000억홍콩달러(약 190조4500억원)를 들고 몰렸다. 앤트그룹은 오는 5일 중국 상하이와 홍콩에서 동시 상장할 예정이다.
앤트그룹은 이번 기업공개(IPO)로 약 345억달러를 조달한다. 이는 역대 세계 최대였던 지난해 12월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영 석유사 아람코 IPO 규모(294억 달러)보다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