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그룹 BTS(방탄소년단)를 키워낸 빅히트엔터테인먼트(빅히트)의 주가가 연일 추락하며 상장 후 보름 만에 공모가 근처까지 내려왔다. 이런 가운데 개인투자자(개미)들은 빅히트 주가가 내리는 날마다 순매수하는 ‘역(逆)베팅’에 나선 것으로 나타났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15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빅히트 주가는 지난달 30일까지 12거래일 동안 2거래일(지난달 22일과 27일)을 제외하고 10거래일이나 하락했다. 상장 둘째 날인 지난달 16일 가장 큰 폭의 내림세(-22.29%)를 보였고, 지난달 26일과 30일에도 9%대의 높은 하락세를 보였다.

흥미로운 점은 12거래일 중 개미들이 순매수한 날은 7거래일인데, 해당일에는 주가가 모두 내렸다는 것이다. 개미들은 상장 첫 날(지난달 15일)부터 5거래일 연속 순매수를 기록하며 빅히트 주식 총 4810억4237만원 어치를 순매수했는데, 해당 기간 빅히트 주가는 하루도 빠짐없이 하락세를 기록했다. 이후 9.57%나 하락한 지난달 26일에도 개미들은 96억원 가량의 빅히트 주식을 순매수했고, 9.55% 하락한 지난달 30일에도 200억원 가량을 순매수하며 정반대로 투자하는 모습을 보였다.

개미들은 단 이틀 간 빅히트 주가가 상승했던 날(지난달 22일과 27일)에는 반대로 빅히트 주식을 각각 130억원, 83억원 가량을 순매도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상장 초기에는 개인 투자자들이 ‘설마 더 떨어지겠나’라는 생각에 지금이 제일 쌀 때다 싶어서 무섭게 주식을 사 모았을 것”이라며 “이후에도 ‘설마 공모가(13만5000원) 밑으로 가겠어’라는 생각에 급락할 때마다 개인 투자자들이 주식을 사모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개미들은 지난달 15일 상장 이후 빅히트 주식을 총 4815억원 가량 순매수했다. 이밖에 기타법인이 3085억원 가량을 순매도했고, 외국인과 기관도 각각 811억원, 928억원 가량을 순매도했다.

지난달 30일 종가 기준으로 빅히트의 주가는 14만2000원까지 내려온 상태다. 상장 후 최저가로, 공모가인 13만5000원과도 불과 7000원 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