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알리바바의 금융 자회사 앤트(ANT) 그룹의 일반 공모주 청약 첫날에 중국 본토에서 3200조원이 모여들었다.
30일(현지 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외신은 전날 앤트그룹의 일반 공모주 청약에 2조8000억달러(약 3179조원)이 몰렸다고 보도했다. 이는 영국의 한해 국내총생산(GDP)와 맞먹는 규모로, 독일이나 캐나다 주식시장 전체 시가 총액보다도 높다. 청약 경쟁률은 870대 1로 치솟았다.
홍콩 시장에서도 열기가 뜨겁다. SCMP는 홍콩 전체 인구(750만만명)의 5분의 1에 달하는 155만명의 개인투자자가 몰려 1조3000억 홍콩달러(약 190조2000원)을 쏟아부었다고 전했다.
앤트그룹은 중국인 10억명이 사용하고 연간 결제금이 17조 달러를 넘는 것으로 알려진 ‘알리페이’(모바일 간편결제 서비스)의 운영사로, 다음달 5일 홍콩과 중국 상하이에서 동시 상장할 예정이다.
앤트그룹은 이번 기업공개로 344억달러(약 38조4000억원)을 조달한다. 이는 역대 최대 기업공개 규모로, 지난해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가 세운 290억달러를 크게 웃돈다. 알리바바는 상장 후 앤트 지분 31%를 보유할 것으로 알려졌다.
WSJ는 “스타마켓(科創板·커촹반)의 진입장벽이 높은 점을 감안하면 더욱 인상적”이라고 전했다. 스타마켓 규정에 따르면 개인 투자자가 IPO 공모주를 배당받기 위해선 최소 2년 이상의 주식 거래 경험이 있어야 한다. 또 증권 계좌에 자산이 최소 50만위안(약 8500만원) 이상이어야 한다.
평홍원 화진증권 최고투자책임자는 “미국에는 페이팔이 있지만 중국 본토나 홍콩에서는 결제 분야 기업이 적다”며 “특히 알리페이는 중국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결제 서비스 중 하나”라고 투자 열기의 배경을 설명했다.
실적도 영향을 미쳤다. 올해 들어 9월까지 앤트그룹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2.6% 증가한 1181억위안(약 20조원)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