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사질 줄 알고 밑에서 걸어놨던 주식들 전부 사졌네요.” (주식 투자자 이모씨)

30일 국내 증시에선 이런 개인 투자자들의 하소연이 이어졌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와 코스닥 양시장에서 개인 투자자들의 순매수 금액은 약 1조8227억원으로, 역대 1위를 기록했다. 종전 1위는 지난 5월 4일의 1조7821억원이었다.

개미들이 기업 가치나 실적 대비 주가가 저평가됐다고 보고 샀다기 보다는 외국인과 기관에게 매수를 ‘당했다’는 표현이 더 알맞을 그런 날이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2.56% 하락한 2267.15에 마감했고 코스닥 지수 역시 2.6% 하락한 792.65에 장을 마쳤다. 코스피지수가 2300 밑으로 떨어진 것은 지난 9월 25일 이후 처음이다.

코로나 확산 우려 공포감에 미국 선물지수가 2%대 급락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지난 29일 기준 미국의 코로나 신규 확진자 수는 하루 9만명 이상으로 최고치를 경신했다.

코스피지수가 전 거래일(2326.67)보다 2.56% 내린 2267.15에 마감한 30일 서울 중구 명동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가 업무를 보고 있다.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813.93)보다 2.61%) 내린 792.65에 마감했다.

이날 외국인은 삼성전자, 카카오, 셀트리온, 현대모비스, 삼성전자우, SK텔레콤 등의 주식을 팔아치웠다. 삼성전자 한 종목에서만 3600억원 넘게 매도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코스피와 코스닥 합쳐 1조2767억원 순매도했다. 이는 역대 4위 기록이다.

기관 역시 삼성전자, 현대차, LG화학, 네이버, 현대모비스 등의 주식을 팔았다.

개인들은 “내려주면 땡큐”, “주가가 빠져도 걱정되지 않는다, 분할매수하겠다”면서 삼성전자 주식을 5000억원 넘게 매수했다. 삼성전자는 전날보다 2.58% 빠진 5만6600원에 마감했다. 이밖에 개인들은 현대모비스, 카카오, 삼성전자우, 셀트리온 등의 주식을 공격적으로 사들였다. 하지만 이들 주식은 개미 군단의 나홀로 매수에도 불구하고 모두 2~4%대 하락세로 마감했다.

일본, 중국 등 아시아 주요국 증시도 모두 약세를 보였다. 일본 닛케이지수는 전날보다 1.5% 하락한 22977.13에 마감했고 중국 상하이지수 역시 1.4% 넘게 하락해 3224.53에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