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주가가 연일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개인 투자자들은 끊임없이 빅히트 주식을 사 모으는 중이다.

20일 오후 2시 13분 현재 빅히트 주가는 전날보다 5.6%(1만500원) 내린 17만8500원에 거래중이다. 지난 15일 상장 첫 날 시초가(27만원)보다 33.9%나 떨어진 것이다. 공모가(13만5000원)와도 이제 4만원 정도밖에 차이가 안 난다.

방탄소년단(BTS) 소속사인 빅히트엔터테인먼트가 15일 코스피 시장에 상장됐다. 이날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1층 로비에서 열린 상장 기념식에서 방시혁 빅히트 의장이 기념북을 치고 있다. 방 의장은 “세계 최고 엔터테인먼트 플랫폼 기업으로 힘차게 나아가겠다”고 밝혔다. /사진공동취재단

상장 첫 날 상한가인 35만1000원에 빅히트 주식을 사서 현재까지 들고 있는 투자자는 4거래일 만에 50% 가까운 손실을 본 셈이다.

상장 전만 해도 빅히트가 미국 빌보드 차트를 석권한 방탄소년단(BTS)을 앞세워 시장에서 인기몰이를 할 것으로 예상하는 투자자가 많았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빅히트에 대한 향후 리스크 요인이 부각되면서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고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요즘 증시 흐름이 지지부진한데다 BTS 외에 뚜렷한 후발 주자도 없고, BTS 멤버들의 군입대 리스크가 있는 상황에서 연예기획사의 시가총액이 수조원대에 달하는 것에 부담을 느끼는 투자자가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개인 투자자들은 빅히트 주가가 떨어지는 상황에서도 꾸준히 순매수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 투자자들은 지난 15~19일 사이 3거래일 연속 빅히트 주식을 순매수했다.

주가가 4.4% 하락한 상장 첫 날(15일)에는 2435억원 가량을 순매수했고, 주가가 22.3%나 떨어진 16일에도 개인들은 1602억원 가량을 순매수했다. 19일에는 주가가 3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보이며 5.7% 떨어졌는데, 개인들은 111억원 가량을 순매수했다. 지난 3거래일간 개인 투자자들의 순매수액이 4150억원에 달한다.

외국인과 기관이 연일 빅히트 주식을 팔아치우고 있는 흐름과 대조적이다.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14일(이하 미 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 돌비 극장에서 열린 '2020 빌보드 뮤직 어워즈'에서 '톱 소셜 아티스트' 부문을 수상한 뒤 화상으로 소감을 전하고 있다./연합뉴스

앞서 증권업계에서는 빅히트의 적정 주가를 20만~38만원 사이로 제시했다. 증권사 중 가장 높은 목표주가를 제시한 곳은 하나금융투자다. 이 증권사는 38만원을 목표 주가로 잡았다. 가장 낮은 적정 주가를 제시한 곳은 메리츠증권으로 16만원이었다. 이밖에 유안타증권(29만6000원), 현대차증권(26만4000원), 한화투자증권(26만원), IBK투자증권(24만원), 이베스트투자증권(21만2000원), 삼성증권(20만원) 등은 20만원대로 목표 주가를 설정했다.

현재 빅히트 주가는 증권사들의 예상치보다 훨씬 낮은 가격대에서 움직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