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지주, 현대차, 기아차, 맥쿼리인프라, 셀트리온.
최근 한 달간 외국인들이 순매도한 한국 주식 5개다. 이 중 4위에 오른 맥쿼리인프라 주식이 유독 눈길을 끈다. 다른 주식들은 시가 총액이 수십조원인 초대형주이지만, 맥쿼리인프라는 시총 3조원대면서 순매도 상위권에 들었기 때문이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9월 18일부터 10월 16일까지 한 달 동안 외국인이 총 1080억원 어치의 맥쿼리인프라 주식을 팔아치웠다. 외국인 물량 대부분은 개인들이 사들였다.
맥쿼리인프라는 지난 2006년 3월 공모가 7000원에 상장한 인프라펀드다. 용인~서울고속도로와 인천대교 등 국내 주요 민자 사업에 투자해 얻는 통행료 수입이 주요 재원이다.
주가 오르내림이 거의 없으면서 채권 이자 같은 고정 수익을 기대할 수 있어서 시장에선 ‘적금형 주식’이라고 부른다. 성장주를 선호하는 20~30대보다는 베이비부머 등 은퇴를 앞두고 여유자금을 굴리려는 계층이 주로 매수하기 때문에 ‘연금형 주식’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올해는 코로나 변수로 주가 급등락이 매우 심했다. 하지만 맥쿼리인프라는 올해 최고가가 1만1850원이었고 19일 종가는 1만1000원이다. 위험 자산이라고 말하기가 민망할 정도로 주가 흐름이 안정적이었다.
그런데 최근 맥쿼리인프라는 최대주주 이탈 악재로 주가가 약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12일엔 전날보다 0.93% 하락해 1만700원에 마감했다. 기보유자에겐 가슴 아픈 주가 하락이지만, 신규 진입 타이밍을 재고 있던 투자자에겐 좋은 기회일 수 있다.
영국계 운용사인 뉴톤인베스트먼트(운용자산 68조원)는 연초만 해도 맥쿼리인프라 지분 9.39%를 보유한 최대주주였다. 하지만 지난 5월부터는 보유 지분을 꾸준히 팔고 있다. 마지막 지분 공시는 6월 말이었는데 4.98%까지 내려갔고, 이후에도 계속해서 매도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대해 맥쿼리인프라 측은 “개별 투자자의 매매에 대한 입장을 알긴 어렵다”고 밝혔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뉴톤은 신흥국 전문 운용사로 알려져 있는데, 2007년부터 맥쿼리인프라에 장기 투자했기에 상당한 차익을 거뒀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맥쿼리인프라보다 더 좋은 투자처를 찾았기에 전량 매도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해 맥쿼리인프라는 주당 700원을 배당했다. 올 상반기 배당금은 360원으로, 배당 수익률로 따지면 6% 수준이다. KTB투자증권은 올해 맥쿼리인프라의 배당금을 725원, 내년은 760원으로 내다봤다. 삼성증권의 내년 예상 배당금은 주당 770원이다.
만약 은퇴자금 1억원으로 19일 종가(1만1000원)에 맥쿼리인프라를 매수한다면, 세후 550만원 정도의 배당금을 받을 수 있다. 월 46만원 정도의 보너스가 생기는 셈이다.
맥쿼리인프라 같은 ‘연금형 주식’은 하락장에서도 주가 방어력이 강하다는 것이 장점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매수 후 방치해선 곤란하다. 어디까지나 주식이기 때문에 원금 손실 가능성은 항상 존재한다. 경기 급하강이나 인수·합병(M&A) 등 돌발 변수가 발생하면 주가가 크게 출렁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