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가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한국판 뉴딜’ 계획에 대해 국책은행이 “새로운 것이 없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 산하 KDB미래전략연구소 산업기술리서치센터는 지난 12일 ‘국내 그린뉴딜 추진과 과제’란 제목의 보고서를 냈다.

이 보고서에서 이선화 선임연구원은 “(한국판 뉴딜 중) 그린뉴딜 계획은 2009년 시행된 ‘녹색성장’ 정책과 유사한 부분이 많고 기존 정책들과 중복되는 부분이 있어 참신하지 않다는 지적이 존재한다”고 밝혔다.

문재인 정부는 지난 7월 ‘한국판 뉴딜’ 종합계획을 발표하며 그린뉴딜로 인프라·에너지·녹색산업 3대 분야를 선정했다. 그린뉴딜 과제로는 국민생활과 밀접한 공공시설의 에너지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그린 리모델링’과 ‘그린 스마트스쿨’, 신재생에너지 확산기반을 구축하겠다는 ‘그린에너지’, 전기차·수소차 등 친환경차 보급을 확대하는 내용을 담은 ‘친환경 미래 모빌리티’ 등을 선정했다.

이선화 연구원은 “그린 리모델링은 (올해 1월부터 시행된) ‘제2차 녹색건축물 기본계획’과 중복되는 내용이 많고, 그린 에너지는 ‘재생에너지 3020이행계획(2017)’, ‘제3차 에너지기본계획(2019)’ 등을 재분류해 정리한 것”이라며 “다른 과제들도 기존 정책들에 포함된 내용들”이라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정책 내용보단 실행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 연구원은 “위기 극복에 필요하다면 비록 기존 정책들과 내용이 중복되더라도 시대적 상황에 맞게 재정비하며 추진 동력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번 뉴딜 계획이 진행 여부를 확인하고 점검할 수 있는 성과지표를 제시했다는 점에 대해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이선화 연구원은 “각 과제별로 온실가스 감축에 대한 지표가 없다는 점은 신속히 보완이 필요하다”며 “성과 지표를 보면 소수점 단위까지 세세한 목표를 제시한 항목이 있는 반면 정성적으로도 달성 여부를 판단하기 힘든 지표도 있다는 점도 수정돼야 할 부분”이라고 밝혔다.

한편 산업은행은 지난 7월부터 16개 부서장으로 구성된 한국판 뉴딜 추진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가동하고 있다. 그러나 산은 내부에선 불만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산은 노조는 성명서를 내고 “정부가 일방적으로 발표해놓고 정책금융기관에 부담을 전가한다”며 “정부는 거창한 계획을 일방적으로 세우고 채찍질만 해선 안 된다”고 반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