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이 지난 10년 동안 자신들이 부담해야 할 교육세 2조6500억원을 고객들에게 떠넘겼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민의힘 윤재옥 의원은 8일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18개 국내 은행들은 교육세를 대출금리에 포함시켜 고객에게 전가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교육세법에 따르면, 은행‧보험사 등은 고객으로부터 받은 총 이자 수입의 0.5%를 교육세로 납부하게 돼 있다. 고객에게 대출이자 1000원을 받아 이 가운데 5원을 세금(교육세)으로 내야 하는데, 아예 1005원을 고객에게 대출이자로 부과했다는 것이 윤 의원 주장의 핵심이다.
금감원에 따르면 은행들은 2010년부터 지난 6월까지 10년간 1억4370만명(누적)의 고객들로부터 총 530조원의 이자를 받았다. 0.5% 교육세율을 적용하면 2조6500억원이 은행들의 이자 수입으로 흘러들어간 셈이다.
은행들은 은행연합회의 자율 모범 규준을 이자 산정 기준으로 삼고 있다. 이 모범 규준은 교육세를 대출금리 산정 때 비용으로 간주하고 있다. 대출금리에 교육세를 얹어 고객에게서 받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는 법(교육세법) 위반은 아니다. 기획재정부는 “교육세법은 금융기관이 고객에게 교육세를 부과하는 것에 대해 규정하지 않고 있다”고 유권해석을 내리고 있다. 금융회사가 교육세를 납부하기만 하면 될 뿐, 고객에게 전가하는지 여부는 법에서 따질 사안이 아니라는 말이다.
하지만 윤 의원은 “은행들이 자신들의 수입에서 내야 할 세금을 최종적으로 고객들에게 부담 지웠다는 점에서 문제”라고 말했다. 강경훈 동국대 교수는 “고객들이 모르는 상태에서 은행들이 대출 이자에 교육세를 포함해 받은 것은 바람직한 업무 관행은 아니다”라며 “모든 은행들이 그렇게 함으로써 담합의 문제가 제기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KB국민·우리·SC제일·전북 등 일부 은행은 예금 중 한국은행에 의무적으로 적립해야 하는 지급준비금과 예금보험공사에 내야 하는 예금보험료를 비용으로 보고 대출금리를 더 높게 산정하기도 했다. 반면 다른 은행들은 ‘합리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항목은 포함시키지 않는다’는 예외 규정을 적용해 대출금리에 이 항목들을 포함시키지 않았다. 1년간 3억원 대출을 받은 경우, 해당 은행의 고객들은 대출금리에 0.17%포인트가 추가 부과돼 51만원 이자를 더 낸 것으로 윤 의원은 추정했다.
윤재옥 의원은 “금융 당국은 금융사들이 교육세 등을 고객에게 전가해 과도한 이익을 거두는 행위를 바로잡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