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지주 주가가 참담한 수준입니다.”

지난 달 17일 KB금융지주 회장 3연임을 확정지은 뒤 첫 출근을 하던 윤종규 회장이 가장 먼저 언급한 것은 ‘주가’였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은행 그룹주식 중 시가총액이 가장 많은 종목은 KB금융으로 지난 29일 기준 15조6136억원에 달한다. 2위는 신한지주로 13조1761억원 수준이다. 국내 금융그룹 중 시가총액 측면에서 선두에 있는 KB금융의 CEO가 맨 처음 주가를 언급한 것은 그만큼 국내 금융사들의 주식가치가 바닥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사실상 3연임이 확정된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이 17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KB국민은행 여의도본점으로 출근하며 백팩을 매고 있다. 2020.09.17. dahora83@newsis.com

글로벌 은행들과 비교해보더라도 국내 은행의 주식가치는 그야말로 ‘참담한’ 수준이다. 지난 8월 금융연구원이 펴낸 ‘OECD 회원국 은행그룹의 PBR(주가순자산비율) 결정요인 분석 및 시사점’에 따르면, 2018년말 기준, 한국의 은행그룹 평균 PBR은 0.41배로 대상기업 34개국 중 31위다. 한국보다 순위가 낮은 곳은 프랑스(0.405배), 일본(0.369배), 그리스(0.156배) 등 3개국 밖에 없다. 장부상 가치를 뜻하는 PBR은 회사가 청산될 때 주주가 배당받을 수 있는 자산의 가치를 의미한다. 즉 한국 은행들은 현재 청산가치에도 못미치는 주가인 셈이다.

심지어 국가 신용등급이 ‘BBB-’ 수준인 멕시코(1.257배)나 유럽의 부채위기를 촉발시킨 포르투갈(0.498배)보다도 낮다.

일본은 장기 침체로 마이너스 금리 시대에 일찌감치 돌입했다는 점, 프랑스 은행들은 유럽 부채위기를 일으킨 그리스에 투자해 큰 손실을 냈다는 점이 반영됐다. 반면 국내 금융권은 수 십년째 규제로 인한 주가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손상호 금융연구원장은 “국내 은행그룹 PBR이 낮은 것은 사업범위 관련 규제와 감독때문”이라며 “코로나 사태가 진정된 후엔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춰 업그레이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내 은행 주식의 PBR이 바닥권에 머물로 있다./금융연구원

추세적으로도 한국 은행주들의 하락세 역시 두드러진다. 국내 은행그룹 주식의 평균 PBR은 2010년말 1.18배에서 2011년말 0.75배로 급격히 하락했다. 2018년말 0.41배에 이르기까지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있는 추세다. 올해 들어서도 동학개미운동 등으로 국내 주식시장이 활황세였지만, 은행주들의 하락세를 반전시키는덴 역부족이었다. 현재 은행 주식 중 PBR 0.4배를 넘어서는 곳은 단 한곳도 없을 정도다. 4대 금융지주 PBR 평균은 고작 0.32배에 불과하다.

서병호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대손충당금의 선제적 적립으로 신용리스크에 대한 우려를 불식할 필요도 있다”며 “특히 코로나 사태로 인한 대규모 대손이 우려되는 상황에선 충당금을 쌓아 건전성을 선제적으로 관리한다는 인식을 심어줘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