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 다 올라가는데도 떨어지고, 남들 떨어질 때는 더 떨어지고...”
14일 코스피지수가 장중 2427을 넘어서면서 연중 최고점(2437)에 바짝 다가선 가운데, 주가가 좀처럼 오르지 않고 요지부동인 종목을 보유하고 있는 투자자들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실적 대비 역대급 저평가 상태인데도 주가는 오르지 않는 아이러니한 상황에서 지금이라도 처분해야 하는지 궁금해하는 것이다.
이들 종목은 마치 바닥에 딱 붙은 껌처럼 움직이지 않는다는 의미에서 투자자들 사이에서 ‘껌딱지 주식’으로 불린다. 은행과 보험, 유틸리티(한국전력, 한국가스공사, 지역난방공사, 삼천리) 등 3개 업종이 대표적인 껌딱지 주식이다.
올해 은행과 유틸리티, 보험 등 3개 그룹은 코스피지수보다 가격이 더 내리면서 체면을 구겼다. 거래소에 따르면, KRX은행 지수는 연초부터 지난 14일까지 26% 하락했다. KRX유틸리티 지수 역시 25% 떨어졌고, KRX보험 역시 17% 역주행하며 주주들의 가슴을 울렸다.
같은 기간 KRX헬스케어 지수가 69% 상승했고, KRX미디어엔터테인먼트 지수는 68%, KRX에너지화학 지수가 41% 올랐다는 점을 고려하면 말그대로 처참한 수준이다.
은행업종의 하락이 두드러지는 이유에 대해, 증권업계 관계자는 “은행은 전형적인 내수주인데 향후 경기침체로 인한 부실채권 급증 우려가 많이 부각되는 것 같다"면서 “초저금리 상황에서 마진도 쪼그라든 상태에서 경기침체로 금리도 올리지 못하니 말그대로 사면초가”라고 말했다.
주식 투자자 A씨는 “신한지주는 주가가 작년 말 4만5000원 수준이었는데 최근 2만8000원선에 거래되고 있어 깜짝 놀랐다”면서 "혹시 나도 모르게 액면분할이라도 했나 주변에 물어봤는데 그냥 주가가 계속 떨어진 것이라고 해서 당황했다”고 말했다.
껌딱지 주식을 보유 중인 개인 투자자들은 지금이라도 팔아서 소위 잘 나간다는 ‘성장주’로 갈아타야 하는 건 아닌지 갈등하고 있다. 하지만 역대급 저평가 상태인데 옆동네(고평가 성장주)로 이사갔다가 후회할까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다.
40대 투자자 B씨는 “요즘 2030 세대가 빚으로 산다는 주식들은 바이오나 인터넷 같은 고평가 성장주들인데, 아무리 미래 전망이 좋다고 해도 실적을 보면 도저히 손이 안나간다”면서 “보유주식 주가가 오르지 않아 속은 상하지만 없는 셈 치고 평생 가져가겠다”고 말했다.
껌딱지 주식들이 지금 얼마나 싼지는 PER(주가수익비율, 높을수록 고평가)을 보면 바로 알 수 있다. 이달 기준 코스피지수 PER(직전 1년 순이익 기준)은 27.3배에 달해, 작년 18.2배보다 크게 높아졌다. 그만큼 가격이 비싸졌다는 얘기다.
반면 보험업종 PER은 작년 12.4배에서 11.8배로 오히려 떨어졌고, 은행업종 PER은 5.1배에서 4.8배로 감소해 16개 업종 중에 최저치였다. 그런데 코스피 의약품 업종의 PER은 118배나 된다. PER이 118배라는 뜻은 회사가 118년을 벌어야 현재 시가총액만큼 벌 수 있다는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