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비 카드가 숙청 선고를 받았네요.”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 등엔 ‘굴비 카드’로 유명했던 ‘이마트 KB국민카드’의 단종을 아쉬워하는 목소리가 쏟아져 나왔다. 지난달 31일 단종된 이 카드는 전월 사용 실적을 계산할 때 다른 KB국민카드의 실적과 굴비 엮듯이 합산해주기 때문에 굴비 카드로 불렸다. 실적 요건을 채우기도 쉬운데 이마트 5~10% 할인 등 혜택이 커 인기였다. 지난달 카드 단종이 사전 안내되자, 막차를 타려는 발급 신청이 몰리면서 한때 발급 지연 공지가 뜨기도 했다.

올해 들어 고객들의 아쉬움을 뒤로하고 단종된 카드는 이뿐만이 아니다. 카드사들이 수익성이 낮은 카드들을 정리하면서, 대표적인 알짜 카드들의 발급이 중단되고 있는 것이다. 카드 비교 사이트인 카드고릴라에서 상반기 인기 신용카드 1위로 꼽혔던 ‘롯데 라이킷펀’ 카드마저도 이달 1일까지만 발급 신청을 받고 발급이 중단됐다. 이 카드는 커피·영화 최대 50%, 대중교통 20% 할인 등 풍부한 혜택을 앞세웠던 카드다. 전월 실적과 상관없이 모든 가맹점에서 0.7%를 할인해주고 생활 필수 영역에서 0.5% 추가 할인을 제공해 ‘무조건 카드’로 불렸던 ‘현대카드 제로 에디션’ 4종도 최근 출시 9년 만에 단종됐다. 결제액의 1%를 네이버페이 포인트로 적립해줬던 ‘네이버페이 신한카드 체크’도 지난 2월 판매가 중단됐는데 단종 직전 8만건의 발급 신청이 몰리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특히 올해는 카드사의 대표적인 인기 카드들이 단종돼 고객들의 아쉬움이 더욱 큰 것 같다”고 했다. 국내 7개 전업 카드사의 단종 카드 개수는 2018년 82종에서 2019년 160종으로 2배 늘었고. 올 상반기에는 70여개가 단종됐다. 카드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수익에 타격을 입은 만큼 혜택이 많아 수익이 안 나는 카드를 정리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카드사들의 입장이다.

하지만 올 상반기 카드사들이 일제히 전년 동기에 비해 좋은 실적을 달성한 반면 고객들에게 돌아가는 혜택은 쪼그라들었다는 불만도 나온다. 직장인 김모(30)씨는 “코로나 사태로 외출이 줄어들면서 영화관 같은 여가 시설이나 주유소 등에서 카드 할인 혜택을 거의 받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카드사들은 단종 후 혜택 등을 조정한 후속 카드들을 내놓고 있다. 롯데카드는 업종에 상관없이 할인 및 적립 혜택을 제공하는 ‘로카’ 카드 3종과 자주 이용하는 업종에 더 큰 혜택을 주는 ‘로카 포’ 카드 5종을 내놨는데, 로카 1종과 로카 포 1종을 함께 발급받으면 두 카드의 실적을 합산해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현대카드는 연회비를 5000원에서 1만원으로 올리는 대신 간편 결제 서비스와 편의점, 음식점, 커피 전문점 등에서 결제액의 1.5%(할인형)까지 포인트로 돌려주는 ‘현대카드 제로 에디션2’를 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