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구조 변화와 신기술 보급으로 산업 구조 재편이 빨라지고 있다. 우리나라 최고 직업교육 기관인 한국폴리텍대학의 이철수(66) 이사장은 직업교육의 패러다임 전환을 강조했다. ‘국민과 미래를 이어주는 일자리 대학’이라는 비전을 선포한 배경이다. 이철수 이사장을 만나 청사진을 들었다.
◇전국 맥가이버 다 모인 국내 유일 공공직업 교육대학
서울대 법대 교수 출신인 이철수 이사장은 우리나라 대표 노동법 학자다. 이화여대 법대, 서울대 법대 및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로 재직하면서 기획처장, 평의원회 의장 등을 역임했다. 중앙노동위원회와 경제사회노동위원회 공익위원 등을 역임하며 노동정책 입안과 사회적 대화에도 적극 활동해 온 노동법 및 노사관계 분야의 최고 권위자다.
―폴리텍대학의 새로운 비전은 무엇인가요.
“저희 비전을 요약하면 ‘K-SHIFT’입니다. 직업교육의 새로운 패러다임 전환(Korea Skill up for Humanity, Innovation and Future Technology)을 의미합니다. 인프라 고도화를 통한 개방과 공유로 언제, 어디서나, 누구나 평생직업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할 구상입니다.”
―직업교육의 패러다임 전환을 선포했습니다.
“맞습니다. 이번 선언과 함께 ‘푸른 미래를 열다, 국가대표 기술교육’이라는 새로운 슬로건도 공개했습니다. 국민과 함께 푸른 미래를 그려가며 대한민국 대표 직업교육 대학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의지를 담았죠. 폴리텍대학은 국가대표입니다. 교수들은 자기 분야의 전문가들이죠. 저는 그들을 ‘맥가이버’라고 부르는데요. 2026년까지 약 15만명이 맥가이버들에게 양질의 공공 직업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할 겁니다.”
―국가대표급 기술교육을 통해 지향하는 바는 무엇인가요.
“국가대표급 인력을 양성하면서 실질적으로 취업까지 보장합니다. 우리는 롯데바이오로직스와 같은 유수의 기업과 채용 협약반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교육과 취업을 연계한 모델이죠. 현장 맞춤형 교육 덕분에 작년 취업률이 무려 79.8%에 달하고 유지취업률은 92.3%로 독보적인 경쟁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폴리텍대학은 기술로 대한민국의 브랜드파워를 높여줄 발판입니다. 이곳을 거친 모든 이가 자부심을 품고 살아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기술교육 수요는 젊은 층에만 있는 건 아닌 것 같습니다. 고령화 등 인구구조 변화에는 어떻게 대응하고 있나요.
“2018년부터 중장년 대상 직업교육인 신중년특화과정을 운영해 왔는데요. 중대 사안인 만큼 예산과 훈련 규모를 확대해 왔습니다. 중장년 교육 인원을 2024년 2550명에서 2025년 7500명으로 늘렸고, 내년 1만5000명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신기술 보급에는 어떻게 대응하고 있나요.
“폴리텍대학은 사회 문제 해결책을 직업교육이라는 제도를 통해서 현실화하는 조직입니다. 산업구조의 전환에 맞춰서 직업교육의 틀과 내용도 바뀌어야 합니다. 매년 반도체, AI, 바이오 등 신산업 분야 학과를 신설하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84개를 신설했습니다. 또한, 송도 바이오클러스터 등 지역 특화산업과 연계 강화를 위해 도심형 공유캠퍼스 신설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기술 발전으로부터 소외된 소상공인 대상 지원책은 없을까요.
“소공인, 소상인은 지역 사회를 지탱하는 뿌리입니다. 이들의 생존은 지역 경제 활성화와 밀접히 관련이 있죠. 폴리텍대학은 소규모사업장을 대상으로 기술지원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는데요. 올해 더 많은 소규모사업장을 지원하기 위해 자격 기준을 완화했습니다. 또한, 공공기관과의 협업을 통해 지역 기업 맞춤형 교육 과정도 공동으로 개발 중입니다. 폴리텍대학은 전국에 40개 캠퍼스를 두고 있습니다. 각 지역 상황에 눈이 밝을 수밖에 없어요.”
―외국인 인력 양성 방안도 궁금합니다.
“올해는 외국인 근로자를 대상으로 직업교육과 한국어 능력 향상 프로그램을 제공할 계획입니다. 산업인력공단, 노사발전재단과 협의해 보다 적극적으로 외국인 기술교육을 확대하고자 합니다. 해외 진출 계획도 있습니다. 최근 캄보디아 국립폴리텍과 외국인 숙련 기술 인력 양성을 위한 협약을 맺었고 베트남, 인도네시아, 우즈베키스탄의 직업교육 담당자와 ‘한국형 직업기술교육’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숙련된 해외 인력의 국내 유입을 유도해 인력 부족 문제를 해소할 생각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