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들의 사회 진출이 늘면서 스타트업계도 여성 전성시대입니다. 여성 창업자들의 성공 비결을 들어 보는 ‘스타트업 여풍’ 시리즈를 연재합니다. 우리나라 경제의 당당한 일원으로 활동하는 여성 창업자들을 함께 응원해 보세요.

사업에 실패한 후 다시 일어서는 건 말처럼 쉽지 않다. 카페와 무역 도소매 사업에 연이어 실패한 뒤, 유아동 카시트 목베개를 개발해 재기한 컬쳐메이커스의 손원영 대표를 만났다.

손원영 컬쳐메이커스 대표/컬쳐메이커스

◇오뚜기 출신이 개발한 카시트용 목베개

컬쳐메이커스는 유아동 아웃도어 라이프 브랜드 ‘마마푸메’를 운영한다. 주력 상품은 아이들이 카시트에 앉을 때 목의 불편함을 최소화하도록 만든 카시트용 목베개다. 아이들 목 체형에 맞춰 앞쿠션은 두텁게 뒷부분은 얇게 만들어 편안한 착용감을 느낄 수 있다. 맘카페에서 입소문이 나면서 온라인몰(https://bit.ly/3k3104d)을 중심으로 매출이 급증하고 있다.

손원영 대표는 식품회사 출신이다. “대학 졸업 후 첫 직장으로 오뚜기 온라인 영업팀에 입사했어요. 오프라인 판매 채널에서 온라인 신규채널로 확대하는 영업 업무를 담당했죠. 2년동안 경력을 쌓은 후 풀무원으로 이직해 마케팅 업무를 맡았어요. 만두 신제품 기획, 프로모션 등을 담당했습니다.”

박람회에서 외국 바이어와 상담하는 손원영 대표/컬쳐메이커스

◇투잡으로 창업 시작, 두 번의 실패

회사를 다니면서 첫 창업에 도전했다. “대학시절부터 창업에 대한 꿈이 있었어요. 나이 들어 은퇴 후 창업하게 되면, 실패할 경우 돌이키기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한살이라도 젊을 때 빨리 창업해야 겠다고 결심했습니다.”

창업 아이템은 프랜차이즈 와플카페. “직장을 다니면서 관리하려면 완전히 새로운 것을 할 수는 없었어요. 한 와플카페 프랜차이즈 선택했습니다. 9평정도 규모로 한 대기업 본사 근처에 자리잡았죠.”

고객선호브랜드를 수상한 손원영 대표 /컬쳐메이커스

잘됐다. 한달 순수익으로 600만원이 나왔다. 1년 정도 하자 회사 업무와 병행하기 어려울 정도가 됐다. 결국 회사를 그만두고 본격적인 창업에 뛰어들었다. 그런데 곧 위기가 왔다. “주 고객층인 근처 대기업 건물 안에 카페가 생기는 거에요. 이후 매출이 급격하게 하락했습니다. 본사가 공급하는 와플 원재료 가격이 비싸서, 회전이 잘 되지 않으면 이익을 내기 힘든 구조였죠. 결국 2년 만에 정리했습니다.”

포기할 수 없었다. 두번째 창업으로 해외무역 도소매 유통에 도전했다. “의류, 액세서리 등을 해외에서 가져와 유통하는 일이었어요. 한 스웨덴 액세서리 브랜드와 독점 계약을 해서 백화점에 납품했습니다. 그런데 제가 가져온 제품이 우리나라 여성들이 좋아하는 스타일과 맞지 않았어요. 연매출이 1000만원도 나오지 않으면서 1년 반 만에 문을 닫고 말았습니다.”

카시트용 목베개 /컬쳐메이커스

◇'내 제품'에 도전, 카시트용 목베개 개발

한 번 더 해보기로 했다. “잇따라 사업실패를 겪으면서 내가 직접 상품을 개발해서 내 브랜드를 만들어야 겠다는 결심이 섰어요. 길고 어렵더라도, 결국엔 내 상품이 있어야 내가 모든 걸 컨트롤하면서 오래 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창업 아이템을 고민하다가 카시트에 앉은 아들의 목이 심하게 아래로 떨어지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카시트가 아이들의 체구에 비해 굉장히 큽니다. 차로 이동할 때 급출발이나 급정차시 아이 목에 큰 충격이 가해지죠. 그래서 손으로 목을 받쳐주거나 어깨에 수건을 넣어줘야 합니다. 카시트용 유아 목베개가 있으면 좋은데, 찾아보니 없더라고요. 맘카페에도 저와 같은 고민을 하는 엄마들이 많았습니다. ‘이거다’ 생각이 들었습니다.”

카시트용 베개를 한 모습(왼쪽)과 하지 않은 모습 비교 /컬쳐메이커스

아이들 체형에 맞춘 디자인으로 개발했다. “뒷쿠션은 얇게 만들었어요. 뒤로 기댔을 때 불편함이 없죠. 앞쿠션은 두텁게 만들어서 어깨와 머리사이를 지탱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급정거할 때 앞으로 목이 꺾이는 것을 방지할 수 있죠.”

앞 쿠션의 고정력을 강화하기 위해 똑딱이를 활용했다. “쿠션 안쪽의 똑딱이를 고정하면 빠지지 않아 안전하도록 했습니다. 아이들 체격에 따라 골라 쓸 수 있도록 S사이즈(6개월~36개월), M사이즈(48개월~7세)로 세분화해 만들었습니다.”

원단은 고민 끝에 아이들 땀띠를 막을 수 있는 원단으로 선택했다. “아이들은 성인보다 체온이 높고 땀을 많이 흘려요. 면 소재 베개에 땀이 고이면 땀띠가 생기게 되죠. 열심히 동대문 등을 돌아다니면서 흡한건성 원단을 찾았어요. 땀을 빠르게 흡수하면서 일반 섬유보다 30% 빠르게 땀을 배출시켜서 오랜 시간 착용해도 쾌적하게 사용할 수 있죠. 항균 기능도 있습니다.”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개그우먼 정경미(왼똑)와 정주리씨가 카시트용 목베개를 소개하는 모습 /컬쳐메이커스

◇매출 12억원 달성…미국, 일본 수출

온라인몰(https://bit.ly/3k3104d) 출시 이후 맘카페에서 입소문이 났다. “아이들 목이 아래로 떨어지지 않고 잘 받쳐준다는 후기가 나오면서 저절로 홍보가 됐어요.”

제품이 알려지면서 현대백화점 입점에 성공하고, 일본과 미국에 수출도 하고 있다. 불안정했던 매출은 작년 12억원까지 뛰었다.

카시트용 베개를 착용한 어린이 /컬쳐메이커스

-앞으로 계획은요.

“수출 확대가 가장 중요합니다. 독일과 영국에 수출하기 위해 바이어와 미팅이 잡혀있습니다. 유럽 수출에 성공하면 동남아시아도 공략할 계획입니다. 아이를 위한 다양한 차량 용품을 개발해 상품영역을 확대할 예정입니다.”

-창업을 꿈꾸는 이들에게 해주고 조언이 있다면요.

“사업을 뒷받침할 수 있는 충분한 자금을 마련하고 창업하기를 추천해요. 온라인 몰로 사업하면 물건을 판매해도 30일 후에 돈이 들어오는 경우가 많아요. 그 사이를 버틸 수 있는 여유자금이 필요하죠. 다양한 현장과 박람회를 찾아가서 업계 관계자를 만나는 것도 권하고 싶어요. 궁금한 것을 직접 물어보면서 새로운 정보도 얻고 인맥도 구축해 나가다 보면 서서히 노하우가 쌓일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