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피해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한 정부의 대출 상환 연장 지원 사업이 신청 기간을 반년 연장하고 100억원대 추가 예산까지 편성했음에도 집행률이 당초 예산의 절반 수준에 머문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 감소’를 비롯해 지원 대상 요건을 폭넓게 설정했음에도 현장 반응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현장 반응성이 낮은 정책에 과도한 예산을 투입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중소벤처기업부가 지난해 7월 2차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시작한 ‘코로나 피해 소상공인 분할 상환 특례 지원’ 사업은 대출 상환 기간을 최대 7년 연장하고 금리를 1%포인트 낮춰주는 제도다. 코로나 이후 경기 침체로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의 금융 부담을 덜어주겠다는 취지다.
그러나 실제 집행 실적은 저조하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구자근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7월부터 12월까지 6개월간 집행액은 31억6900만원으로 총예산 71억2300만원 대비 집행률은 44.5%에 그쳤다. 정부는 신청 부진에 따라 접수 기간을 지난해 12월에서 올해 6월까지로 연장했지만, 올 1~2월 추가 집행액도 5억3400만원에 그쳐 2월 말 기준 전체 집행률은 52% 수준에 머물렀다. 현 추세대로라면 6월까지의 최종 집행률이 많아야 80% 안팎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번 사태는 단순히 지원 범위가 좁아서 발생한 것은 아니다. 중기부 공고에 따르면 매출 감소, 다중채무, 중·저신용, 부실징후 등 네 가지 요건 중 하나만 충족하면 지원 대상이 된다. 특히 매출 감소 기준은 2024년 매출이 코로나 기간(2020~2023년) 중 어느 한 해보다만 낮아도 인정돼, 사실상 코로나 이후 경기 부진에 따른 일반적인 매출 감소까지 포함된다. 실제 전체 지원 2만8309건 가운데 1만7350건(중복 포함)이 매출 감소 기준으로 집계됐다.
현장에선 심각한 경기 침체 속 ‘체감도 낮은 정책’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올해 소상공인연합회 신년 경영 실태 조사에 따르면 소상공인 42.7%는 올해 경영 환경이 더 악화될 것으로 전망했고, 개선될 것이라는 응답은 27.6%에 그쳤다. 또 소상공인 10명 중 6명은 월평균 300만원도 벌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소상공인 업계 관계자는 “소비 위축으로 폐업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대출 상환을 늦춰주는 방식은 실효성이 떨어진다”며 “폐업 지원이나 경영안정 자금이 더 절실하다”고 말했다. 플랫폼 종속 구조 심화, 야간 경기 위축 등 구조적 문제 해결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집행이 부진한 가운데 올해 관련 예산은 124억원가량 추가 편성됐다. 다만 이는 신규 지원 확대가 아니라 기존 지원 대상자에 대한 금리 감면이 최대 7년간 이어지는 구조를 반영한 재원이라는 게 정부 설명이다. 중기부 관계자는 “홍보 부족과 함께 제도에 대한 현장 호응이 낮은 측면이 있다”며 “일부 소상공인은 상환 연장보다 조기 상환 후 재대출을 선호하는 경향도 있다”고 했다.
한편 소진공의 코로나 지원 사업 관리 부실 문제도 도마에 올랐다. 코로나 재난 지원금 지급 과정에서 발생한 환수 대상 614억원 가운데 올해 2월 말까지 실제 환수액은 132억원에 그쳐 400억원 이상이 미회수 상태다. 소진공은 “2024년 하반기 감사원 조치에 따라 작년부터 환수를 진행 중인데 미진한 부분이 있었다”며 “환수금 납부를 독촉하고 미납자에 대한 회수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했다. 구자근 의원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식 재정 투입으로 국민 혈세가 새어나가고 있다”며 “소상공인에 대해 보다 실효성 있는 지원 정책과 예산 투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