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벤처기업부는 총 1조9374억원 규모의 2026년 추경 예산안을 국무회의를 거쳐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31일 밝혔다. 정부가 ‘중동 전쟁 대응’을 명분으로 내세운 26조원 규모 추경안의 일환이다. 추경 예산은 국회 심의·의결을 거쳐 최종 확정된다.
여기엔 수출 운송 차질에 대응하는 수출 바우처 1000억원, 환율 급등과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경영 위기를 겪는 기업을 위한 긴급경영안정자금 2500억원, 수출국 다변화를 위한 신시장진출지원자금 1000억원 등 수출 기업 지원 예산이 4622억원, 소상공인 경영안정 자금이 5852억원 각각 배정됐다.
그런데 중기부 추경에서 이 두 항목보다 더 많은 돈이 배정된 곳이 있다. ‘스타트업 열풍 조성’으로 분류된 창업 관련 예산으로, 8031억원이 편성됐다. 전체 추경의 41%를 차지한다. 이 안에는 혁신창업사업화자금 1500억원, 모태펀드 출자 1700억원 등 기존 사업 증액분도 있지만, 올해 국회가 확정한 본예산에 없던 신규 사업인 ‘모두의 창업 프로젝트’ 배정액이 1550억원이 추가된 것이 눈에 띈다. 모두의 창업은 전국 단위 창업 오디션 사업으로, 5000명을 선발해 단계별 보육을 제공하는 게 골자다.
이 사업에 들어가는 돈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중기부는 추경 편성 이전부터 기존 사업 예산 628억원을 끌어다가 모두의 창업을 집행해 왔다. 강승규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중기부는 예비창업패키지(260억원), 창업중심대학(176억원), 혁신소상공인창업지원(192억원) 등 기존 사업에서 628억원을 확보한 상태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중기부가 5000명을 대상으로 프로젝트를 1회 완수할 수 있는 예산 규모다.
이번 추경으로 1550억원이 더해지면서, 모두의 창업 총예산은 약 2178억원에 이르게 됐다. 지난 1월 말 국가창업시대 전략회의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1년에 한 번만 하는 것은 너무 적은 것 같다”고 주문한 만큼, 연 2~3회 더 추진할 수 있는 예산을 확보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일각에선 예산을 급하게 확보해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허점이 드러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차 선발 5000명에게 지급하는 1인당 200만원의 창업활동자금이 제대로 관리될 수 있겠느냐는 것이 대표적이다. 카드 형식으로 지급되는 이 자금은 유흥업소·사행성 업종 등을 제외하면 사용처 제한이 사실상 없어, 창업 관련 미팅을 내세우면 식비·커피값도 결제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강승규 의원은 “중동 전쟁 여파로 당장 내일의 생존을 걱정하는 수출기업과 소상공인에 대한 맞춤형 지원이 시급한 시점”이라며 “200만원씩 뿌리는 ‘스타트업 기본소득’처럼 추경 취지에 어긋나는 예산은 현미경 심사를 통해 철저히 걷어낼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