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BTS 광화문 공연을 앞두고 응원봉 가격이 요동치고 있다. 공연 수요가 몰리며 웃돈 거래가 확산되는 추세다. 응원봉 판매가가 비싸다는 논란과 더불어 이른바 ‘되팔이’와 다른 상품(MD)로 이어지는 소비 구조도 도마에 오르고 있다.
20일 엔터테인먼트 업계에 따르면 인기 그룹 BTS와 트와이스, 에스파, 아이브 등 응원봉은 각 공식 플랫폼에서 4만7000~4만9000원에 판매되고 있다. 중소 제조업체의 응원봉 제작 원가는 2년 전 1만원 수준이었지만, 무선 제어 기술 고도화와 원자재·인건비 상승이 맞물리며 현재는 약 1만5000원으로 올라갔다. 응원봉은 플라스틱 외형에 LED와 무선 통신 기능 등이 결합돼 있다.
팬덤 사이에서 응원봉은 공연을 즐기기 위한 ‘필수템’이다. 전용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등록한 뒤 공연 중에는 공연장 제어 시스템과 무선으로 연동돼 다양한 조명 연출을 구현한다. 팬덤 사이 소속감을 갖게 하고, 공연을 소비할 수 있는 ‘락인(lock-in)’ 장치가 된다. 최신 공식 제품이 아니면 공연장 조명 연출을 온전히 경험할 수 없다.
이 때문에 엔터사가 제조 원가에 비해 응원봉을 비싸게 팔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공연 관람을 위해 사실상 필수품으로 자리 잡은 상황에서 대체재가 제한돼 있어 가격 결정 구조가 일방적이라는 것이다. 아티스트 지식재산권(IP)이 결합해 기능이나 품질에 비해 높은 가격을 받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도 일각에서 표출된다.
엔터사들의 감사보고서상 ‘재고자산과 소모품 매입액’ 등을 역산하고 업계 관계자 이야기를 종합하면 응원봉을 포함한 MD 상품의 매입 원가율은 판매가 대비 34~41% 수준이다.
이를 응원봉에 대입하면 판매가 4만9000원 기준 제품당 약 1만7000~2만원이 제조사 납품가로 책정된다. 여기에 물류·유통·결제 수수료가 약 5000~7000원, 플랫폼·시스템 운영비가 2500~4000원가량 추가된다. 인건비와 마케팅 등 판관비까지 반영하면 총비용은 약 2만9000~3만7000원으로 추산된다. 응원봉 하나당 1만2000~2만원이 남는다.
한 엔터테인먼트 회사 관계자는 “응원봉만으로 막대한 수익을 남기기 힘들고 별도 매출을 집계하지도 않는다”며 “공연과 연동된 경험을 제공한 뒤 마진율이 높은 상품으로 소비를 연계한다”고 말했다.
평균 마진율이 33%로 추산되는 응원봉은 이른바 ‘미끼 상품’ 역할도 한다. 응원봉을 기점으로 제작 단가가 낮고 마진율이 50~70%에 달하는 높은 포토카드나 의류, 액세서리 등 소형 MD로 소비로 이어진다. MD 품목은 특정 공연이나 시기에만 판매하는 등 자주 바뀌어 평균 가격을 산정하기도 까다롭다.
이 같은 구조를 기반으로 엔터사의 MD 사업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하이브는 지난해 MD·라이선싱 매출이 전년(4202억원) 대비 36% 증가했고, JYP엔터테인먼트 MD 제조·유통을 맡는 자회사 블루개러지 매출은 2023년 약 618억원에서 2024년 906억원으로 성장했다. SM엔터테인먼트는 지난해 4분기 MD·라이선싱 매출 781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52% 증가하며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MD 사업으로 몸집을 키우는 엔터사가 시장에서 나타나는 가격 왜곡 현상을 손 놓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개인이 대량으로 물품을 확보한 뒤 중고 거래 플랫폼에서 웃돈을 얹어 판매하는 ‘되팔이’가 주된 문제다. BTS 공연을 앞두고 중고 거래 플랫폼에서는 4만9000원인 응원봉이 30만원 넘게 거래되고 있다. 이들이 제조·엔터사보다 응원봉으로 더 많은 돈을 번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복수의 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공연이나 시즌이 끝나면 MD는 상품성이 사라져 대량으로 제작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다만 ‘되팔이’로 팬들이 건전한 공연 관람에 지장을 받고 있는 만큼, 공급량을 조절하는 등 대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