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성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11일 세종시의 한 호텔에서 열린 창업도시 정책자문단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중소벤처기업부가 우수 공무원을 유튜브 생중계 대국민 오디션으로 선발하겠다고 합니다. 6팀을 무대에 세우고, 5분 발표에 10분 질의응답을 거쳐, 전문가(50%)·정책 수혜자(30%)·국민 온라인 투표(20%) 점수를 합산해 최우수 팀에 3000만 원을 주겠다는 것입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탁월한 성과를 낸 공무원에게 파격적 보상이 필요하다”고 주문한 뒤, 한성숙 장관이 제안한 아이디어라고 합니다.

중기부는 “국민이 체감하는 정책 성과를 국민이 직접 평가하도록 하자는 취지”라고 합니다. 하지만 대국민 오디션이라는 방식이 적절하냐는 지적이 나옵니다. 기업을 포함해 어떤 조직도 업무 성과를 고객 투표로 결정하는 경우는 드뭅니다. 조직 성과는 내부에서 가장 정확히 평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중소기업·벤처·소상공인 정책처럼 특정 분야를 다루는 정책의 성과를 일반 국민이 객관적으로 판단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행정의 상당 부분은 국민 눈에 잘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이루어집니다. 규제를 없애고, 예산을 배분하고, 업계와 협의하고, 부처 간 이해를 조율하는 일들입니다. 중기부의 발상이 오디션에 어울리는 화려한 성과만 조명 받고, 묵묵한 행정은 무대 뒤로 밀리는 결과를 낳는 건 아닌지 걱정이 됩니다.

5분 발표로 행정 성과의 깊이와 지속성을 가늠하겠다는 발상에도 동의하기 힘듭니다. 조용하지만 실력 있는 공무원보다 프레젠테이션을 능숙하게 다듬는 데 시간을 쓴 공무원이 상금을 받는 역전이 벌어질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일반 국민이 결선 생중계를 얼마나 시청할지도 미지수입니다. 산하 기관이나 관련 단체가 사실상 시청 인원을 채우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관가에선 중기부가 오디션을 도입하는 건 이재명 대통령의 “(보상은) 가능하면 요란하게 하라”는 주문 때문 아니냐는 말도 나옵니다. 공직 기피 현상이 심해지는 상황에서 성과에 대한 파격 보상 자체는 의미 있는 시도일 수 있습니다. 다만 정책 평가가 이벤트성으로 흐르면서 공무원에게 또 다른 부담만 지우는 방식이라면, 애초 취지와 달리 보여주기 행정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