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정세 불안이 장기화되면서 중동에 수출하는 중소기업의 물류 차질과 대금 회수 지연 등 피해가 현실화하고 있다.
11일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지난달 28일부터 이날 정오까지 접수된 중동 관련 중소기업 피해·애로는 총 146건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76건은 실제 피해가 발생했고 50건은 사태 장기화에 따른 우려 사례였다. 피해 유형은 운송 차질이 54건(71.1%)으로 가장 많았고, 물류비 상승 27건(35.5%), 대금 미지급 25건(32.9%), 계약 취소·보류 19건 등이 뒤를 이었다.
중기부에 접수된 사례를 보면 자동화 기기를 사우디아라비아로 수출한 A 기업은 선박 도착 지연으로 대금 결제가 늦어지고 물류비까지 상승하는 부담을 겪고 있다. 원단을 수출한 B 기업은 출항한 물량이 중동 항만에 도착하지 못한 채 해상 대기하면서 바이어로부터 물품 대금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두바이로 선박 부품을 수출하기로 했던 C사 역시 현지 바이어와 연락이 끊기면서 3월 초 예정됐던 선적 일정과 결제가 모두 지연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이 개최한 중동 수출 중소기업 간담회에서도 비슷한 애로가 확인됐다. 기계 제품 수출 기업인 D사는 기존 컨테이너 운임이 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당 약 1300달러 수준이었지만 최근 전쟁 위험 할증료 등이 붙으면서 3500달러 이상으로 급등했다고 호소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기업들은 해상·항공 운임 급등과 선적 지연, 바이어 발주 보류 및 결제 지연 등으로 경영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만큼 물류비 지원 확대와 긴급 경영안정자금 지원, 신속한 현지 정보 제공 등이 절실하다고 했다.
정부는 수출 중소기업 피해 확산을 막기 위해 범정부 차원의 지원 체계를 가동했다. 산업통상부와 중기부 등 관계 부처는 코트라, 무역협회, 전국 15개 중기부 수출지원센터를 중심으로 ‘수출 애로 상담 데스크’를 연계해 중동 관련 기업 애로를 통합 관리하기로 했다.
물류비 부담 완화를 위해 80억원 규모의 수출 바우처를 긴급 투입해 전쟁 위험 할증료, 우회 운송비, 반송 비용 등까지 지원 범위를 확대하고, 중기부도 중동 수출 기업을 대상으로 한 ‘긴급 물류 바우처’를 신설할 계획이다. 또 무역보험공사는 피해 기업을 대상으로 3조9000억원 규모의 긴급 금융 지원을 실시하고, 정책금융기관을 통해 약 20조3000억원 규모의 금융 지원 프로그램을 가동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