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용인 신성이엔지 스마트팩토리에서 협동로봇이 반도체 클린룸에 들어가는 핵심 장비인 산업용 공기정화장치 FFU(Fan Filter Unit)의 볼트를 조이기 위해 AI 비전 센서로 위치를 인식하고 있다. 이 센서는 나사 구멍까지 거리와 위치를 실시간으로 보정하고 볼트를 조일 최적의 강도를 계산한다. /신성이엔지

신성이엔지는 국내 최초로 클린룸 기술을 국산화한 기업이다. 반도체 클린룸 천장에 설치되는 산업용 공기정화장치 FFU(Fan Filter Unit)가 간판 제품이다. 국내 시장 점유율이 60%에 이른다. FFU를 생산하는 핵심 기지는 용인 스마트팩토리다. AI(인공지능)가 스스로 판단하고 제어하는 자율 제조를 접목하고 있는 현장이다.

약 50m에 이르는 용인 공장 생산라인 초입에선 가로 2m, 세로 1.2m 크기의 알루미늄 판이 자동 절곡 설비 안으로 미끄러지듯 들어간다. 1분 뒤 평판은 ‘ㄷ’ 자 형태로 접혀 나온다. FFU 외형이 만들어지는 첫 단계다. FFU는 0.1㎛(마이크로미터·1㎛는 100만분의 1m) 크기 미세입자를 99.9999% 이상 제거해야 한다. 반도체 회로는 먼지 한 톨만 들어가도 불량으로 이어질 수 있어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공장 한 층에 많게는 1만대 가까운 FFU가 설치된다.

작은 오차 하나가 반도체 수율 문제로 직결되는 탓에 FFU 불량 여부 판단은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절곡이 끝나면 AI가 접목된 카메라가 각도와 변형 상태를 실시간으로 판독한다. 학습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미세한 오차까지 가려내 불량 여부를 자동 판단한다. 과거 작업자가 눈으로 확인하던 검사 단계가 AI 판별 체계로 바뀌면서, 불량률이 90% 감소했다.

그래픽=백형선

◇오차 판독되면 AI가 조정

작업자가 FFU 내부에 팬과 모터를 장착하면 로봇 팔에 달린 AI 비전 센서가 나사 구멍까지 거리와 위치를 실시간으로 보정하며 최적의 강도를 계산해 볼트를 조인다. 과거 숙련 인력의 감각에 의존해 수십 차례 반복해야 했던 볼트 체결 작업이 ‘드르륵’ 3초 만에 끝난다.

이 공장의 가장 큰 특징은 개별 자동 설비가 아니라 공정 간 데이터 연결에 있다. 절곡·조립·검사·포장·물류 단계에서 수집된 데이터가 제조실행시스템(MES)과 연동된다. 한 공정에서 오차가 반복되면 AI가 피드백을 보내 다음 작업 조건을 조정한다. 완성된 제품은 ‘빅데이터 AI 성능 예측 프로그램’이 최종 평가·검증한다. 사람이 할 때는 5시간 정도 걸리던 작업인데 이제는 20~30분이면 끝난다. 납기도 기존 대비 15% 단축할 수 있게 됐다.

포장이 끝나면 자율주행 운반로봇(AMR)이 생산 완료 시점을 인지해 창고로 이동한다. 생산 계획과 실시간 재고 데이터가 연동된 결과다. 현재 이 라인 한 곳에서 하루 약 150대의 FFU가 생산된다. 자동화율은 80%. 스마트팩토리 구축 초기였던 2016년과 비교해 생산능력은 약 210% 증가했다.

◇불량률 90% 줄고 생산능력은 3배로

2016년 준공된 용인 스마트팩토리는 현재 스마트공장 5단계 가운데 레벨4 수준 자동화를 구현한 공장으로 평가받는다. 이곳에선 라이다(LiDAR) 기반 자율주행 기능을 탑재해 스스로 움직이며 공장 내부 공기질을 관리하는 공기정화 장치도 시험 가동 중이다. 회사 관계자는 “유해가스 사용 비중이 높은 반도체·디스플레이·2차전지·정밀화학 분야 기업에서 도입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했다.

이 회사가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것은 다크팩토리(Dark Factory)다. AI, 로봇, 데이터를 기반으로 생산·물류·에너지 관리까지 공장이 스스로 운영되는 완전 자율 제조 체계다. 조현성 공장장은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 상용화 흐름까지 맞물리면 2030년 이후에는 사람이 투입되지 않는 공장에 가까워질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