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민(왼쪽 세 번째)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공동회장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대형마트 새벽배송 허용을 추진하는 정부와 여당을 규탄하고 있다. /뉴스1

정부·여당이 지난 8일 고위 당정 협의회를 열고 14년 만에 대형 마트의 ‘새벽 배송’을 허용하는 내용을 담은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을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그간 0시부터 오전 10시까지 대형 마트 영업을 못 하게 하는 방식으로 새벽 배송을 제한했더니, 쿠팡만 키워줬다는 비판이 나온 여파입니다.

그 바람에 중소벤처기업부가 비상이 걸렸습니다. 소상공인 업계가 똘똘 뭉쳐 한목소리로 법 개정에 강력 반발하고 있기 때문이죠. 이들의 불만을 누그러뜨리고 상생안을 만드는 게 중기부의 숙제가 됐습니다.

중기부의 가장 큰 고민은 새벽 배송을 허용했을 때 소상공인·전통시장에 얼마나 영향을 주는지 객관적으로 파악하는 게 어렵다는 점이라 합니다. 피해 규모가 어느 정도 증명돼야 상응하는 지원안을 만들 텐데, 이것부터가 가늠이 안 된다는 거죠. 유통 시장이 고도화되면서 온·오프라인에 걸친 소비자들의 활동을 분석하는 것은 갈수록 더 어려워지고 있다 합니다. 그 결과 현재 적용 중인 ‘대형 마트의 주말 영업시간 제한’만 해도, 주변 전통시장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10년 이상 학자들 사이 의견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온라인에서 불특정 다수가 이용하는 새벽 배송으로 오프라인에 기반을 둔 전통시장이나 소상공인이 얼마나 타격을 받을지 분석하는 것은 더 어렵다는 거죠.

중기부 내에선 어떤 결론을 내도 신뢰도나 정확도를 두고 소상공인 업계의 반발이 있을 수밖에 없을 것이란 우려가 많다고 합니다. 소상공인 유일 법정 단체인 소상공인연합회 관계자도 최근 본지 통화에서 “법안이 통과될 시 헌법소원을 비롯한 강력한 법적 대응 방침에 나설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런 점 때문에 14년 만의 대형 마트 규제 완화가 성사될 수 있을지 사실상 중기부에 달렸다는 반응도 나옵니다. 대형 마트의 경쟁력을 살리면서도 생존을 고민하는 소상공인의 두려움을 덜어줄 혜안을 만들길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