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벤처기업부가 내년 모태펀드 출자금 1조6000억원 가운데 3분의 1가량인 5500억원을 ‘차세대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의 비상장 기업) 육성’에 배정한다. 성장 가능성이 검증된 인공지능(AI)·딥테크(혁신 기술) 기업을 중심으로 될성부른 기업을 과감히 밀어주겠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중기부는 20일 한성숙 장관 주재로 ‘2026년 모태펀드 출자전략위원회’를 열고, 작년보다 3000억원 늘어난 1조6000억원을 출자하고 3조6000억원 안팎의 벤처펀드를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가장 많은 5500억원이 차세대 유니콘 육성에 투입된다.
차세대 유니콘 프로젝트는 기존처럼 특정 단계나 분야에 나눠 투자하는 방식이 아니라, 스타트업→스케일업→유니콘·글로벌 진출에 이르는 성장 단계 전반을 하나의 흐름으로 묶어 지원하는 구조를 처음 도입한 것이 특징이다. 정책 자금을 단계별로 끊어 지원하는 대신 성장 사다리를 이어주도록 설계해, 유망 기업을 끝까지 키우겠다는 취지다.
지난해 모태펀드가 출자한 자펀드 투자 기업 가운데 퓨리오사AI, 비나우, 갤럭시코퍼레이션 등이 유니콘으로 새롭게 이름을 올렸다.
중기부는 또 민간 협력 분야에 3400억원을 배정해 연기금·퇴직연금·금융기관 등 다양한 민간 자금을 벤처 투자 시장으로 끌어들이는 ‘마중물 역할’을 강화하기로 했다. 정부가 단독 앵커 출자자(펀드 조성과 투자 방향을 주도하는 핵심 투자자)로 나서기보다, 연기금 등 다른 앵커 투자자를 늘려 벤처 투자 저변을 넓히겠다는 구상이다.
지역 벤처 투자도 보강한다. 중기부는 향후 5년간 모펀드 2조원을 포함한 지역성장펀드를 조성해 비수도권 14개 시·도에 최소 1개 이상의 지역 모펀드를 만들 계획이다. 아울러 인수합병(M&A)·세컨더리(투자자의 지분을 매입) 전용 펀드에 1200억원을 배정해 회수 시장 활성화도 지원한다. 기업공개(IPO) 시장이 위축된 상황에서 투자금이 묶이는 문제를 정책적으로 해소하겠다는 취지다.
한 장관은 “지난 20년간 모태펀드는 유망 벤처·스타트업을 발굴해 유니콘으로 육성하고, 국내 벤처 투자 규모가 전 세계 5위권 시장으로 성장하는 데 핵심 역할을 해왔다”며 “앞으로도 벤처 투자 플랫폼 역할을 더욱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모태펀드가 출자한 자펀드 가운데 청산이 완료된 펀드의 연평균 수익률(IRR)은 7.5%로 나타났다. 시장에서 투자가 부족한 문화·영화 등 일부 정책 분야를 제외하면 수익률은 9.3%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