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케어 전문기업 세라젬이 기업공개(IPO)를 다시 추진한다. 과거 여러 차례 상장을 검토하다 중도에 멈췄던 세라젬은 이번에는 중장기 전략을 세운 뒤 2028년을 목표로 상장 준비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국내 안마의자·헬스케어 시장 라이벌인 바디프랜드가 상장 추진 끝에 고배를 마신 전례가 있는 만큼, 세라젬의 이번 상장 재도전에 시장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이경수 세라젬 대표는 지난 6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26’에서 2년 뒤 IPO 계획을 공식화했다. 이 대표는 단순 의료기기 제조사가 아닌 고객 건강 데이터를 기반으로 글로벌 웰니스 설루션 기업으로의 전환을 강조했다. 사업 구조 전환과 글로벌 확장을 통해 상장에 나선다는 것이다.
세라젬은 그동안 척추 관리 의료기기와 안마의자를 중심으로 성장해 왔지만, 최근 AI를 접목한 웰니스 설루션 기업으로의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건강 데이터 기반 서비스, 맞춤형 헬스케어 설루션, 고령친화 주거·케어 공간 비즈니스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며 단순 가전 판매에 의존하지 않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이는 단발성 제품 매출 중심의 사업 구조에서 벗어나 지속 가능한 성장 모델을 구축하겠다는 시도로 해석된다.
글로벌 사업 확대도 상장 추진의 핵심 요인이다. 세라젬의 해외 매출 비중은 약 44%로, 중국·동남아·유럽이 주요 시장이다. 최근에는 북미 시장을 겨냥한 프리미엄 헬스케어 가전 브랜드 전략도 강화하고 있다. 해외 성과를 통해 국내 가전 기업이 아닌 글로벌 헬스케어 기업으로 평가받겠다는 구상이다.
재무 성과는 상장 최대 과제다. 세라젬은 매출이 2018년 2823억원에서 2022년 7501억원으로 증가했지만, 2024년 5460억원으로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2018년 708억원에서 2024년 21억원으로 급감했다. 외형 성장 대비 수익성이 크게 악화된 점은 상장 과정에서 부담 요인으로 작용한다. 세라젬이 2021년 전담 조직까지 꾸리며 상장 준비에 나섰다가 이를 접은 것도 실적 둔화와 증시 변동성 확대로 기업가치를 적정 수준에서 평가받기 어렵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세라젬의 상장 도전은 라이벌 바디프랜드와 비교된다. 바디프랜드는 2010년대 후반 상장을 추진했지만 고배를 마셨다. 바디프랜드는 경영 투명성과 지배구조 등 질적 요건에서 낮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2024년 바디프랜드의 매출은 3754억원, 영업이익은 266억원이다.
전문가들은 2년 뒤 세라젬이 상장하기 위해선 실질적인 성과를 내야 한다고 말한다. AI 웰니스·헬스케어 신사업이 매출과 이익으로 연결되고, 기존 주력 사업의 수익성이 회복돼야 한다는 것이다.
상장 전 전략적 투자자 유치 역시 중요한 변수다. 이 대표는 CES 2026 현장에서 “창업 이후 외부 투자를 받은 적은 없지만, 올해는 전략적으로 투자자를 만날 것”이라고 말했다. 투자자 유치는 기업가치 검증뿐 아니라 지배구조 안정성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다. 세라젬은 상장 시장도 국내뿐 아니라 해외 상장 가능성까지 열어두고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헬스케어와 AI를 결합한 성장 스토리는 이미 시장에 충분히 공유됐다”며 “이제는 해당 전략이 실제로 지속 가능한 매출과 이익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를 입증해야 할 단계”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상장 성공을 위해서는 수익성뿐 아니라 경영 투명성, 지배구조 안정성 등 질적 요건에 대한 신뢰 확보도 필수적”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