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근로자를 활용하는 국내 제조업 중소기업 상당수가 인건비 절감보다 내국인 구인난을 외국인 근로자 고용의 주된 배경으로 꼽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외국인 근로자를 활용 중인 중소기업 1223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2025년 외국인력 고용 관련 종합애로 실태조사’ 결과를 11일 발표했다.

조사 결과 외국인 근로자 고용 사유로 ‘내국인 구인난’을 꼽은 응답은 82.6%로, ‘인건비 절감’(13.4%)을 크게 웃돌았다. 국내 산업현장에서 내국인의 취업 기피 현상은 2023년 89.8%, 2024년 90.2%, 2025년 92.9%로 해마다 심화되는 추세를 보였다. 중소제조업의 외국인 근로자 의존도가 구조적으로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외국인 근로자 고용 사유./중소기업중앙회

외국인 근로자의 인건비 부담 역시 만만치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 근로자 1인당 월평균 인건비는 253만2000원으로, 급여 216만5000원과 잔업수당 32만1000원, 기타 부대비용 4만6000원이 포함됐다. 여기에 숙식비 39만6000원을 더하면 1인당 총 인건비는 292만8000원에 달한다. 응답 기업의 66.6%는 외국인 근로자가 내국인과 유사한 수준의 급여를 받고 있다고 답했다.

급여는 꾸준히 오르는 반면 잔업수당은 감소하는 흐름도 확인됐다. 외국인 근로자 평균 급여는 2023년 211만3000원에서 2024년 213만1000원, 2025년 216만5000원으로 증가했지만, 잔업수당은 같은 기간 48만1000원에서 42만5000원, 32만1000원으로 줄었다. 중소제조업 경기 둔화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이 같은 비용 부담으로 응답 기업의 97.8%는 외국인 근로자를 법정 고용 한도에 미달해 채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고용 한도 미달의 원인으로는 인건비 외 고용 비용 부담(신청 수수료·숙식비 제공 등, 44.2%),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인건비 부담(36.6%), 경기 침체로 인한 일감 감소(34.9%)가 주로 꼽혔다.

생산성 측면에서는 수습 기간의 필요성이 두드러졌다. 근무 기간이 3개월 미만인 외국인 근로자의 생산성은 내국인 대비 66.8% 수준에 그쳤다. 이에 따라 응답 기업의 97.1%가 수습 기간이 필요하다고 답했으며, 적정 수습 기간은 평균 3.4개월로 조사됐다.

외국인 근로자가 장기 근속을 통해 고숙련 직무를 담당하는 비중도 빠르게 늘고 있다. 근속연수에 따라 고숙련 직무를 맡고 있다는 응답은 2024년 29.5%에서 2025년 48.2%로 증가했다. 특히 종사자 수 31~50인 기업에서는 59.7%가 고숙련 직무에 외국인 근로자가 투입되고 있다고 답했다.

기업들은 생산성 확보를 위해 외국인 근로자의 장기 근속이 필요하다고 인식하고 있었다. 응답 기업의 94%는 고용허가제 외국인 근로자의 최소 근무 기간으로 ‘3년 이상’이 적정하다고 답했으며, 이 가운데 ‘3년 초과’가 74.4%, ‘3년’이 19.6%를 차지했다.

중기중앙회, 「2025년 외국인력 고용 관련 종합애로 실태조사」

채용 시 고려 사항으로는 출신 국가(59.4%)와 한국어 능력(56.3%)이 비슷한 비중으로 나타났다. 두 항목 간 격차는 3.1%포인트에 불과했다. 실제 외국인 근로자 관리 과정에서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 ‘의사소통 문제’를 꼽은 기업은 52.1%에 달했으며, 이로 인한 작업 지시 오해와 생산 차질이 63.9%로 가장 많았다.

현행 고용허가제의 개선 과제로는 불성실 외국인 근로자에 대한 제재 장치 마련이 41%로 가장 높았다. 이어 외국인 근로자 체류 기간 연장(31.5%), 생산성을 반영한 임금 적용 체계 마련(25.6%) 순으로 나타났다.

양옥석 중소기업중앙회 인력정책본부장은 “외국인 근로자가 장기 근속을 통해 고숙련 직무를 담당하며 산업 현장의 핵심 인력으로 자리 잡고 있음을 확인했다”며 “중소기업이 초기의 낮은 생산성과 높은 인건비를 감내하는 것은 장기적인 숙련 형성에 대한 투자라는 점에서, 외국인 근로자의 최소 근무 기간을 충분히 보장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