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용석 중소벤처기업부 제1차관이 18일 서울 영등포구 중소기업중앙회에서 '벤처 4대 강국 도약 종합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

정부가 2030년까지 인공지능(AI)·딥테크 스타트업 1만개와 유니콘·데카콘 기업 50개를 육성하고, 연간 벤처 투자를 40조원으로 늘리는 것을 핵심으로 하는 벤처 육성 계획을 내놨다. 유니콘과 데카콘은 기업 가치가 각각 10억달러와 100억달러를 넘는 비상장 스타트업을 말한다.

중소벤처기업부는 18일 이 같은 내용의 ‘벤처 4대 강국 도약 종합 대책’을 발표했다. 이번 대책은 기술·지역·인재·자본이라는 네 가지 축을 중심으로 벤처 생태계의 체질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데 방점을 뒀다.

우선 기술 혁신을 위해 정부가 확보 예정인 GPU(그래픽 처리 장치) 약 5만장의 일부를 벤처·스타트업 연구·개발과 실증용으로 배분하고, 정부 정책 지원을 AI·바이오·콘텐츠·방산·에너지·첨단 제조 등 6대 전략 산업 중심으로 재편한다. 기업당 최대 1000억원의 투자·보증을 제공하는 ‘차세대 유니콘 발굴·육성 프로젝트’도 가동한다.

스타트업의 판로 개척을 위해 B2B(기업 간 거래)와 B2G(공공시장) 시장 문턱도 낮춘다. 대기업과의 협업(오픈 이노베이션)을 단발성이 아닌 성과에 따라 지원하는 마일스톤 방식으로 개편한다. 공공시장에선 그간 업력 7년 이내 기업만 참여 가능했던 창업 기업 제품 공공 구매 제도를 업력이 그 이상인 벤처도 참여할 수 있도록 바꾼다. 실리콘밸리, 도쿄, 런던 등 해외에 스타트업·벤처 캠퍼스를 구축하고 서울에 글로벌 창업 허브를 조성해 벤처 기업들의 해외 진출을 돕는다. 지방에는 창업 도시 10곳을 조성해 스타트업파크와 창조경제혁신센터를 중심으로 창업을 돕고 실패한 기업인의 재기를 돕는 안전망도 강화한다.

매년 ‘창업 루키’ 100명을 선발해 사업화와 투자 유치를 돕는 등 청년들의 창업 도전을 전폭적으로 지원한다. 또 벤처기업 인정 범위를 중소기업에서 중견기업까지 확대해 ‘성장 사다리’를 구축한다.

마지막으로 벤처 투자의 젖줄인 자본 생태계도 개편한다. 국민연금·퇴직연금처럼 규모가 큰 자금이 벤처에 더 적극적으로 투자할 수 있도록 전용 통로(계정)를 만들고, 이들에게 투자 결정권을 부여한다. 여러 부처가 함께 펀드를 관리해 운영의 투명성을 높이고, 국내외 큰 자금들이 벤처 시장으로 더 많이 유입되도록 유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