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동근 퀀텀에어로 의장은 한국 방위산업이 지속 가능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AI를 중심으로 한 무기체계의 근본적 체질 개선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7일 서울 강남 논현동 본사에서 만난 전 의장은 “K방산이 글로벌 시장에서 성과를 내고 있지만, 기존 체계에 AI를 접목하는 ‘AI 대전환(AX)’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미래는 장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현재 LIG넥스원, KAI, 현대로템 등 국내 주요 업체들이 K방산 수출을 주도하고 있지만, AI 기반 차세대 무기체계 전환 없이는 경쟁국 대비 우위가 흔들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전 의장이 지난해 2월 설립한 퀀텀에어로는 AI 기반 자율비행 시스템을 무기체계에 접목하는 방산 기술 기업이다. 설립 1년여 만에 70억 원의 투자를 유치하며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전 의장은 미국의 대표적 AI 방산 스타트업 ‘쉴드AI(Shield AI)’를 전략 파트너로 선택했다. 기업가치 약 53억 달러(약 7조8000억 원)로 평가되는 쉴드AI는 자율 항공기·드론 분야에서 세계 최전선 기술을 보유한 업체로, 이들의 ‘AI 파일럿’ 기술은 이미 미국 등 다수 국가의 정부 기관에서 실전 배치되고 있다.
퀀텀에어로는 쉴드AI의 공식 파트너로서 해당 기술을 국내에 도입하고, 한국 무기체계 환경에 적합한 형태로 고도화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전 의장은 “처음부터 100% 국산 AI 솔루션을 적용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며 “세계 최상위 기술을 기반으로 한국형 AI를 구축하고, 점진적으로 국산화율을 높여 가는 것이 정답”이라고 설명했다.
퀀텀에어로가 제공하는 핵심 솔루션은 실제 작전에서 자율적으로 임무를 수행하도록 돕는 각종 AI 도구다.
쉴드AI의 AI 파일럿 기술을 국내 방산업체에 공급하고, 이를 기반으로 무기체계별 맞춤형 AI 기능을 개발하는 방식이다.
전 의장은 “드론, 장갑차, 항공 플랫폼 등 기존 장비에 AI 자율비행·조종 기능을 탑재하는 것”이라며 “한국군 운용환경에 맞춘 정교한 커스터마이징 역량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전 의장은 이미 전장의 주도권이 AI를 통해 재편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드론이 전쟁 판도를 어떻게 바꾸는지를 명확히 보여줬다”며 “800억 원짜리 군함이 3억 원짜리 드론에 격침되는 시대”라고 했다. 이어 “AI 활용 능력에 따라, 적은 예산의 국가도 전장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방산 분야에서 AX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한국이 향후 글로벌 경쟁에서 뒤처질 위험이 크다”고 경고했다.
퀀텀에어로는 최근 국내 주요 방산업체들과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KAI, LIG넥스원, 현대로템 등과 AI 기반 무기체계 공동 연구·실증을 추진 중이다.
전 의장은 “무인비행·무인조종 기술을 기존 무기체계에 적용하고, AI 전투체계 고도화를 위한 R&D를 본격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AI가 K방산 수출 경쟁력을 한 단계 끌어올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 의장은 “퀀텀에어로의 AI 고도화 기술을 국내 대기업의 무기체계에 적용해 해외 수출 구조를 만들 것”이라며 “특정 국가와의 무인 전투체계 공동 수출 프로젝트를 이미 진행 중이며, 2027년에는 가시적 성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