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부친상을 당한 A씨는 황당한 일을 겪었다. 부친이 렌털한 바디프랜드 안마의자에 대해 ‘남은 계약 기간에 대해 위약금을 물어야 한다’는 통보를 받은 것이다. 계약서엔 ‘사망 시 위약금 부과’ 조항은 없었다. A씨는 “정수기 등 다른 렌털 업체들은 계약자가 사망했다고 하니 위약금 없이 해지가 가능했다”며 “바디프랜드의 요구는 부당하다”고 말했다.
안마의자 업체 바디프랜드가 렌털 계약자가 사망한 경우 위약금을 상속인에게 청구해 온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중도 해지 시 잔여 약정금의 20%를 위약금으로 받는데 계약자가 사망한 경우에도 이를 적용하고 있는 것이다. 회사 측은 “유가족의 부담을 고려해 렌털 기간의 절반 이상 사용했을 경우 10%만 청구한다”고 했지만, 사망이라는 불가피한 상황에서 위약금을 요구하는 것 자체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바디프랜드가 내세우는 근거는 민법 제1005조다. 상속이 개시된 시점부터 상속인이 피상속인의 재산에 관한 모든 권리와 의무를 포괄적으로 승계한다는 조항이다. 바디프랜드는 “통상 렌털 계약은 이 조항에 따라 계약자 사망 시 상속인에게 계약상 지위가 승계되는 것이 원칙”이라며 “이는 렌털 업계 전반의 일반적 법률 관계여서 별도의 명문 규정이 없다”고 했다. ‘업계 관행’이라는 것이다.
업계 관행이라는 바디프랜드의 주장은 사실과 차이가 있었다. 예컨대 안마의자 업계 대표 기업인 세라젬은 2022년부터 계약자 사망 시 위약금·철거비 등 모든 비용을 면제하고 있다. 세라젬 관계자는 “상속자에게 위약금을 부과하는 것이 부당하다는 사회적 요구에 따라 시행된 조항”이라고 했다. LG전자(가전 렌털), 경동나비엔(보일러·환기청정기), 코웨이(공기청정기·안마의자) 등 주요 렌털사 모두 사망진단서만 제출하면 위약금 없이 자동 해지가 가능하다.
대법원 재판연구관 출신 정우정 변호사는 “안마의자 렌털 계약은 원칙적으로는 상속될 수 있지만, 대부분 업체가 사망 시 위약금 없는 해지를 허용하는 것을 고려하면 당국이 약관 개선을 권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본지 취재가 시작된 이후 바디프랜드는 “사망 시 위약금 면제를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