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현대차·기아와 함께 자동차 부품 협력 업체의 탄소 감축에 대한 본격 지원에 나섰다. 내년부터 시행 예정인 EU 탄소국경조정제도(CBAM)가 제품별 탄소 배출량을 규제해 제품 단위 탄소 감축이 중요해지는 상황을 대비하기 위해서다.
중소벤처기업부와 산업통상부는 17일 현대차·기아, 중소·중견 자동차 부품 협력 기업 87사 및 자동차부품산업진흥재단과 함께 자동차 산업 공급망의 탄소 경쟁력 제고를 위한 ‘자동차 공급망 탄소 감축 상생 협약식’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중기부 측은 “최근 주요국 탄소 규제가 ‘제품 단위’로 정교화되고 제품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 발자국’이 새로운 수출 규제로 떠오르는 상황”이라며 “부품 협력 업체의 저탄소 전환을 지원해 우리 자동차 산업 전반의 탄소 경쟁력을 높이고자 한다”고 했다.
이번 협약에 따라 우선 산업부와 현대차·기아가 1차 협력 업체의 탄소 감축 설비 교체를 지원한다. 지원받은 1차 협력 업체는 지원금을 환원해 중기부와 함께 2차 협력 업체의 설비 교체를 돕는다. 중기부는 “자동차 공급망에서의 ‘연쇄적 탄소 감축 효과’를 통해 민관 합작 상생형 탄소 감축 지원 체계가 구축될 것”이라고 했다.
중기부는 ‘중소기업 탄소 중립 설비투자 지원’ 사업의 지원 규모를 한층 확대해 자동차 부품 중소기업들의 저탄소 전환을 체계적으로 지원할 예정이다. 이 사업은 저탄소 공정 전환이 시급한 자발적 감축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보조율 70% 이내에서 국고 보조금 최대 3억원을 전략 컨설팅 및 설비 도입을 위해 지원하는 것을 골자로 하며, 내년도 예산(정부안 기준)은 191억원이 잡혔다.
산업부도 올해 LG전자·LG화학·LX하우시스·포스코 등 4개 공급망 컨소시엄을 대상으로 시범 사업을 진행하던 것을 내년엔 ‘산업 공급망 탄소 파트너십 사업’으로 공식화해 공급망 전반으로 탄소 감축 프로젝트를 확산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차·기아 역시 협력 업체의 저탄소 전환 지원을 통해 완성차의 탄소 발자국을 낮추고, 외부 사업을 통해 확보한 배출권을 향후 배출권 거래제에서 ‘상쇄 배출권’ 형태로도 활용할 예정이다. 상쇄 배출권이란 온실가스 감축 실적을 외부 사업에서 확보해 이를 배출권 거래에서 온실가스 감축량으로 인정받아 배출권 제출 의무를 완화하는 수단을 이른다.
한편 정부는 이번 협약을 계기로 탄소 감축 노력이 산업 공급망 전반으로 확산될 수 있도록 정책적·재정적 지원을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또 이번 자동차 공급망을 시작으로 앞으로 전기·전자, 철강, 석유화학, 반도체, 조선 등 다른 주력 산업으로 ‘공급망 탄소 파트너십’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산업부 박동일 산업정책실장은 “공급망에서의 탄소 감축은 어느 한 기업이 단독으로 할 수 없고 정부·대기업·중소·중견기업 모두의 협업이 필요한 과제”라고 했다. 중기부 노용석 1차관은 “부품 산업 내 중소기업 비율이 높은 자동차 산업에서 공급망 차원의 선제적인 감축 노력이 이루어지는 것을 높이 평가하고 적극 지원해 나가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