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성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5일 “지난 100일이 회복에 집중하는 시간이었다면 앞으로는 중소기업·소상공인의 ‘성장’에 집중해야 할 때”라고 밝혔다.
한 장관은 이날 오후 서울 강남구 팁스타운에서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향후 정책 방향으로 ‘Again 벤처붐’, ‘중소기업 스케일업’, ‘활기찬 소상공인’, ‘연결과 융합의 기업 생태계 조성’ 등 총 4가지를 제시했다.
우선 한 장관은 지난 100일을 100만 폐업 시대를 맞은 소상공인, 미국 관세 파고에 휩쓸린 중소기업의 회복에 집중하는 시간이었다고 압축했다. 그는 “취임 후 이틀에 한 번꼴로 정책 현장 투어를 추진해 중소기업, 스타트업, 소상공인 등 분야별 총 31회 정책 현장 투어를 실시했다”며 “현장 애로를 반영해 미국 관세 대응 지원 방안, 기술 탈취 근절 방안, 소상공인 회복·재기 지원 방안 등 6개 대책을 발표했다”고 했다. 또 내수 부진 위기 속 상생페이백 등 내수 촉진 3종 세트를 통해 4조1000억원 이상의 소비 진작 효과를 창출하는 등 소비 촉진과 긴급 지원을 위해 노력한 점을 강조했다.
◇“유망 창업 기업 매년 6000사 이상 육성”
한 장관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벤처, 중소기업, 소상공인, 기업 상생 생태계 등 크게 네 가지 틀로 나눠 제시했다. 우선 벤처 붐을 위해 벤처 투자 시장 40조원을 조성하기 위한 로드맵을 밝혔다. 그는 “민간 투자 촉진을 위해 연기금·퇴직연금 등 벤처 펀드 출자를 허용하고 금융권·국민 등의 벤처 투자를 위해 다양한 제도를 마련하겠다”고 했다. 이어 “청년 창업가 1000사, TIPS 선정 기업 1200사 등 유망 창업 기업을 매년 6000사 이상 육성해 ‘모두의 창업’ 시대를 개막하겠다”고도 했다.
중소기업의 스케일업도 강조됐다. 먼저 한 장관은 “역대 최대 규모인 2.2조원의 R&D 예산을 돈이 되는 R&D에 집중 투자할 것”이라고 했다. 또 뿌리부터 첨단까지 지역 기반 AX 대전환을 추진하고, K-소프트파워를 활용해 수출 국가를 다변화하겠다고 했다. 중소기업 성장 사다리 강화를 위해 ‘M&A형 기업승계 특별법(가칭)’ 제정을 추진하고 중소기업 제품 의무 구매 기관을 50% 확대하는 등 중소기업 성장 사다리 강화를 위한 제도 정비도 약속했다.
◇위기 진단부터 재취업까지 소상공인 원스톱 재기 지원
한 장관은 활기찬 소상공인 업계를 만들기 위해 ‘원스톱 재기 지원’을 하겠다고도 했다. 그는 “대출 보유 소상공인 약 300만명을 지속 모니터링하면서 선제적으로 위기 징후를 포착한 후 경영 진단을 통해 위기 수준을 면밀히 분석하고, 진단 결과에 따라 정책 자금 지원, 채무 조정, 폐업 등을 맞춤형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했다. 폐업 후에도 중기부 희망리턴패키지, 고용부 국민취업지원제도 등을 연계해 재취업까지 돕겠다고도 했다.
대기업·중소기업·스타트업·소상공인이 연결된 융합 생태계 조성도 강조됐다. 한 장관은 “상생형 스마트 공장 구축, 해외 동반 진출 등을 지원하고, 유통 대기업과 입점 소상공인의 상생을 위해 온라인 플랫폼 동반 성장 평가를 실시하고 플랫폼 중개 수수료 완화 방안도 마련하겠다”고 했다.
◇“조직 혁신 위해 토론 더 많이 할 것”
이후 질의응답 세션에선 50% 관세가 계속 유지되고 있는 철강 중소기업계에 관한 언급도 나왔다. 한 장관은 “APEC 때 대통령께서 엄청 애쓴 덕에 관세 불확실성이 해소돼 가고 있지만 철강만은 중소기업에서 큰 고민”이라며 “철강은 중소기업을 넘어 산업 전체의 큰 문제인 만큼 포괄적으로 후속 조치를 짜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지난 9월 말 정부조직법이 통과되며 신설됐지만 아직 지명자가 나오지 않은 소상공인 전담 2차관의 역할에 대해선 원론적 답변을 내놨다. 한 장관은 “(2차관은) 소상공인을 보다 많이 만나고 관련 전문 정책을 만드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한편 한 장관은 조직 혁신을 위해 토론 문화가 필요하다고도 했다. 그는 “우리는 기존에 없던 법, 정책을 만들어나가는 사람들이고 이를 위해선 적극적 토론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최근 부처 내 과장 40여 명과 ‘1인 사업자에 대한 지원’을 주제로 토론한 것을 예로 들며 “서로 다른 부처 사람들이 제각기 다른 의견을 펼쳤고 그 과정에서 나도 생각이 바뀌더라. 앞으로도 이런 토론회를 더 진행할 예정”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