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기업 종사자 10명 중 7명 이상은 충분한 보상이 제공될 시 주 52시간을 초과해 근무할 의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략·기획이나 R&D 파트 종사자를 중심으로 그런 응답이 높게 나타났다.

그래픽=조선디자인랩 김영재

벤처기업협회는 협회 설립 30주년을 맞아 ‘벤처기업 재직자 인식 조사’ 결과를 21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벤처기업에 실제 근무하고 있는 재직자의 종합적인 인식을 파악하기 위해 지난 8월 진행됐고, 총 2141명이 응답했다.

이번 조사에서 가장 눈에 띈 점은 벤처기업 재직자의 70.4%가 충분한 보상이 제공된다면 주 52시간 초과 근무가 가능하다고 응답한 것이다. 특히 ‘전략·기획’(81.2%), ‘연구·개발’(R&D)(80.0%) 직무군에서 긍정 응답 비율이 높게 나타났고, ‘재무·회계’ 직무는 62.4%로 비교적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유연근무제에 대한 만족도도 높게 나타났다. 응답자 중 55.8%는 유연근무제를 활용 중이라고 응답했고, 유연근무제를 활용하는 집단에선 70%가 만족한다고 답했다. 유연근무제의 형태로는 시차출근제(38.2%)와 탄력근무제(26.6%) 활용 비율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한편 벤처기업 종사자 중 40.6%는 대·중견기업 대비 벤처기업의 장점으로 ‘유연하고 신속한 의사 결정 구조’를 꼽았다. ‘수평적이고 유연한 조직 문화’(23.6%), ‘유연한 근로시간 및 워라밸 보장’(15.1%) 등이 뒤를 이었다. 반면 벤처기업의 상대적 단점으로는 ‘미흡한 재정적 보상 및 복지 제도’(30.8%), ‘체계적이지 않은 조직 운영 방식’(28.4%) 등 응답이 많았다.

응답자 중 과반 이상인 61.2%는 현재 재직 중인 벤처기업의 조직 문화에 ‘만족한다’고 답했다. 주요 만족 요인으로는 ‘자율적인 업무 수행 환경’(34.3%), ‘자유로운 소통 환경’(29.1%) 등이 나왔고, 불만족 요인으로는 ‘비효율적인 협업 및 정보 공유 체계’(30.7%), ‘불투명한 성과 인정 방식’(30.1%) 등 응답이 있었다.

이정민 벤처기업협회 사무총장은 “획일적 ‘주 52시간 근로 제도’로 자율적 열정과 유연성이 무기인 벤처기업 문화가 훼손되고, 생산성 악화 및 핵심 경쟁력 저하가 나타나지 않도록 벤처기업 핵심 인력에 대해서만큼은 주 52시간제 적용 예외가 필요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