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과 중소기업 근로자 간 소득격차가 연령이 높아질수록 증가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8일 나왔다. 중소기업들이 인재 확보를 위해 초봉은 대기업 65% 수준으로 맞춰주지만, 불경기 등 경영 상황 악화로 임금 상승률은 대기업을 못 따라간 결과다. 또 설문에서 중소기업 46.7%는 최근 3년간 핵심인력 유출을 경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격차 해소와 중소기업의 인재 유출 방지를 위해 중소기업 전문인력에 대한 내일채움공제 사업을 도입해 이들의 목돈 마련 기회를 키워줘야 한다는 제언이 함께 나왔다.

◇중기 50대 초중반 근로자 임금, 대기업 42% 수준

중소벤처기업연구원은 이날 ‘대-중소기업 간 임금격차 완화를 통한 내일채움공제 활성화 방안’이란 제목의 보고서(책임연구위원 노민선)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기준 대기업 대비 중소기업의 월평균 소득 비중(중소기업 근로자의 월평균 소득에서 대기업 근로자의 월평균 소득을 나눈 값)은 50대 초반까지 연령이 높아질수록 감소해 소득격차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9세 중소기업 근로자의 월평균 소득 비중은 65.2%로 집계됐는데, 이는 대기업 근로자가 월평균 100만원을 벌 때 중소기업 근로자는 65만2000원을 번다는 뜻이다. 중소기업 소득 비중은 40∼44세 때 대기업의 절반 이하(49.4%)로 떨어졌으며, 50∼54세 때는 42.4%까지 감소했다.

중소기업과 대기업 간 소득 격차가 50대로 올라갈수록 커지는 이유는 중소기업의 임금 상승률이 해당 구간에서 낮기 때문이다. 20대를 기준으로 중소기업 연령별 임금 상승률을 계산할 때 35~39세는 47.1%, 50~54세는 52% 증가해 큰 차이가 나지 않았다. 반면 대기업은 35~39세의 20대 대비 소득 상승률이 78.9% 50~54세의 20대 대비 소득 상승률이 133.6%로 차이가 훨씬 컸다. 다시 말해 30대 후반부터 50대 초반까지 중소기업의 소득 정체 현상이 심각하다는 것이다.

이 같은 현상은 중소기업이 인재 영입을 위해 초봉은 대기업에 최대한 근접한 수준으로 제시하지만, 불경기 등으로 인해 임금 상승률은 대기업을 따라잡지 못해 생기는 것으로 분석됐다. 노민선 위원은 “기업의 핵심인력으로 성장해야 할 35세에서 50대 초반까지 연봉이 거의 정체 상태에 놓이다 보니 중소기업 근로자들은 생애주기상 비전이 크지 않다고 보게 되는 것”이라고 했다.

◇中企 46.7% “3년간 핵심인력 유출 경험”

중소기업과 대기업 간 임금 상승률 격차는 중소기업의 인력 유출로 이어졌다. 중소벤처기업연구원이 지난달 5일부터 11일까지 5인 이상 중소기업 257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46.7%가 “최근 3년간 회사에서 중요한 업무를 담당하던 핵심인력이 이직해 경영상 피해를 입은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또 피해경험이 있는 중소기업의 69.7%는 2회 이상 피해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노 위원은 이 같은 임금격차 해소를 위해 2014년 중소기업 근로자의 자산형성과 목돈마련 위해 만들어진 내일채움공제를 활성화할 것을 제언했다. 그는 “요즘 같은 경기 침체 국면에선 소득격차 확대로 인해 핵심인재 유출이 빈번해질 가능성이 크다”며 “중소기업에서 R&D, 인공지능(AI) 직무에 종사하거나 석·박사 학위를 소지한 전문인력 대상의 내일채움공제 사업을 도입하고, 대-중소기업 간 상생형 내일채움공제 활성화, 내일채움공제의 정부 지원사업 연계 강화 등 내일채움공제를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