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동물의 움직임을 자동 분석하는 기술을 다루던 중 ‘반려동물 관절 질환에 적용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김광현 십일리터 대표

김광현 십일리터 대표는 대학 시절부터 창업에 관심이 많았다. 졸업 후 회사에서 일하던 중 자신이 맡은 기술 업무가 반려동물 건강 분석에도 활용할 수 있다는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마침 우연히 길고양이를 구조해 반려인이 된 경험도 창업과 아이템 선정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십일리터의 핵심 기술은 스마트폰 사진만으로 반려동물의 진행성 질환 가능성을 분석하는 비전 인공지능(AI) 기반 설루션이다. 현재 비만도, 백내장·핵경화증 등 4개 질병에 대해 상용화가 완료된 상태다. 이 기술을 다른 서비스나 프로그램이 쉽게 가져다 쓸 수 있도록 API(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 형태로 만들어 보험사와 기업, 통신사, 가전회사 등에도 납품하고 있다.

“올해부터는 간단 손해보험대리점(GA) 자격을 취득해 보험사와 공동으로 보험 상품 개발·판매하고 있습니다. 슬개골 탈구나 치과 치료 등을 보장하는 상품에 가입할 때, 반려동물의 다리나 구강 사진을 받아 AI로 분석합니다. 건강하다는 판정이 나오면 보험료를 할인해 줍니다.”

슬개골 탈구 분석은 임상시험에서 97% 이상의 정확도를 검증받아 3등급 동물용 의료기기 품목 허가를 완료했다. 슬개골 탈구와 치주 질환 분석 등 누적 AI 분석 건수는 12만건을 넘어섰다.

“최근에는 고령 반려동물 시장을 겨냥해 ‘라이펫’이라는 환견·환묘 커뮤니티와 건강기능식품 커머스도 함께 운영하고 있습니다. 커뮤니티는 출시 3개월 만에 게시물 수 월 2000건, 댓글 수 8000건을 넘겼습니다. 커머스에서는 영양제와 기능성 사료를 직접 사입해 판매하고 있고요. 자체 상표(PB) 제품도 3분기 안으로 13종까지 확대할 계획입니다.”

십일리터 구동 화면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십일리터는 누적 11억5000만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씨엔티테크, JCH인베스트먼트, 강원대기술지주 등이 주요 투자사다. 2023년과 지난해 각각 1억3000만원, 4억8000만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올해는 약 15억원을 목표로 항해 중이다. 회원 수도 7만명을 돌파했다.

“올해는 커뮤니티와 건강기능식품 커머스 등 현재 사업 모델을 고도화할 계획입니다. 건국대학교 수의과대학과의 산학 협력을 통해 알레르기 피부염이나 건선 등 피부 자체에서 처음으로 발생하는 질환인 ‘원발성 피부 질환’ AI 분석 기술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4분기 중으로는 상용화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는 스타트업계를 향한 관심을 당부했다. 김 대표 역시 사업에 관한 정보가 부족해 애를 먹었다. 그는 서울캠퍼스타운에서 돌파구를 찾았다. 반려동물뿐 아니라 AI, 물류, 브랜딩 등 다양한 스타트업들과 교류하면서 입점부터 마케팅, 투자까지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한다.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처럼, 스타트업도 많은 이해관계자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때로는 스타트업이 하려는 사업이 과격하고 기존 체제를 거스른다고 느낄 수 있지만 결국은 무수한 도전의 일환으로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저 역시 모두가 상생할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들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