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원두 납품 전문 업체 A사는 그동안 대형 유통 플랫폼을 통해서만 원두를 판매했으나, 최근 수수료 인상과 정산 지연 문제를 겪으며 자사몰 단독 판매 체제로 전환했다.
의류 사업체 B사는 각종 마켓플레이스에서 상품을 판매해 왔으나, 마켓플레이스를 통해서 브랜드의 정체성을 전달하기 어렵다고 느껴 올해 5월 자사몰을 도입해 운영 중이다.
최근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이 네이버나 쿠팡 등 플랫폼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자사몰 운영을 강화하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
통계청 온라인쇼핑동향조사에 따르면, 2025년 상반기 종합몰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2.41% 감소한 반면, 전문몰 종합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약 8.56% 증가했다.
온라인 판매자들이 자사몰을 구축하는 이유는 수수료 부담을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쿠팡의 2024년 기준 제품 수수료율은 카테고리에 따라 4~10.8%, 네이버 스마트스토어는 매출 등급에 따라 1.98~3.63%가 부과된 반면, 자사몰은 제품 판매액에 대해 따로 부담하는 수수료가 없다.
익명을 요청한 한 경영학과 교수는 “일부 사업자들이 대형 플랫폼의 높은 수수료와 프로모션 강요, 지급 지연 때문에 수익을 내기 어렵다고 호소한다”며 “그럼에도 플랫폼을 떠나면 거래량이 줄어드는 탓에 진퇴양난에 빠져 있다”고 말했다.
네이버의 경우 수수료와 조건이 상대적으로 유리하지만, 숏폼 커머스 확산 등으로 네이버의 검색 점유율이 하락하는 가운데 업계에서는 대규모 프로모션이 끝나면 쿠팡과 유사한 정책을 펼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독자적인 브랜드를 구축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여러 제품이 한 화면에 경쟁적으로 노출돼 가격에 초점이 맞춰지는 플랫폼과 달리, 자사몰은 자사 상품에만 집중할 수 있어 브랜드 강화에 유리하다. UI·UX를 독자적으로 설계해 고유성을 높일 수 있고, 발생한 데이터를 100% 확보해 맞춤형 마케팅과 충성 고객 확보에도 활용할 수 있다.
류푸름 국민대 플랫폼SME연구센터 실장은 “쇼핑 플랫폼에서 성장해 자생력을 갖춘 스몰 브랜드들이 플랫폼의 규격화된 UI와 서비스를 벗어나 독자적인 브랜딩을 구축하고자 할 때 자사몰을 활용한다”고 했다.
자사몰 구축이 활발해진 배경에는 기술 발전이 있다. 과거에는 자사몰 구축 대행 비용이 약 100만~1000만원에 달해 여력이 부족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가 쉽게 도입하기 어려웠다. 여기에 매달 발생하는 유지보수 비용도 큰 부담이었다.
최근에는 카페24, 아임웹 등 자사몰 구축 서비스가 비용을 크게 낮추면서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의 서비스 이용을 끌어내고 있다. 카페24는 자사몰 구축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으며, 아임웹은 월 1만~4만원 대에 자사몰 구축이 가능하다.
두 기업의 거래액도 성장세다. 2024년 카페24의 플랫폼 거래액은 12조5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1% 증가했다. 아임웹의 신규 고객이 개설한 사이트 수도 2022년 13만개, 2023년 15만개, 2024년에는 22만개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다만 온라인 판매자들이 플랫폼 이용을 전면 중단하는 것은 아니다. 플랫폼은 온라인 판매를 처음 시작하는 경우 안정적인 스토어 인프라를 제공해 초반 운영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구매자도 많아 초기 고객 확보에 유리하다는 장점이 있다.
이에 판매자들은 플랫폼을 통해 판매량과 브랜드 인지도를 높인 뒤, 자사몰을 연계해 성장시키고 규모가 커지면 독립 운영하는 방식의 전략을 펼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사업자들이 플랫폼의 장점을 활용하면서도 자사몰 도입을 통해 자체 브랜드를 구축하려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