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팬데믹 위기를 겨우 넘기고 엔데믹을 맞은 소상공인들이 더 큰 위기로 몰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호저축은행을 비롯한 비은행권 대출 연체율이 3%를 웃돌면서 영세한 소상공인일수록 더 견뎌내기 어려운 국면이 되고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소상공인 경영관리 서비스 제공 업체 한국신용데이터(KCD)는 28일 ‘1분기 소상공인 동향 리포트’를 내고, 올 1분기 소상공인들의 전체 대출잔액이 884조원에 이른 가운데 비은행권 대출 연체율은 3.1%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해당조사는 KCD의 경영관리 서비스를 이용하는 전국 소상공인 사업장 중 16만개를 표본 추출해 이뤄졌다.
전체 대출잔액은 884조원에 달했고, 이 가운데 은행권은 570조, 비은행권은 314조원으로 나타났다. 비은행권은 대출잔액은 은행권의 절반(55%) 수준으로 나타났지만, 연체액은 9조6000억원으로 은행권(5조9000억원)의 1.6배에 달하며 비은행권 대출 연체율은 3.1%에 달했다. 1% 수준을 나타낸 은행권 대출 연체율과 비교해 크게 높은 수치다. 은행보다 금리가 높은 비은행권으로 몰린 영세 사업자들이 연체와 폐업으로 이어지는 순서를 밟고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KCD 관계자는 “금액은 5만원 이상, 10일 이상 연체했을 때 연체액으로 계산했다”며 “이에 따라 전체 소상공인의 평균 연체액은 8331만원으로 집계됐다”고 말했다.
대출을 가진 사업장은 367만3000개로 이 중 폐업상태인 곳은 17.8%인 65만5000개로 집계됐다. 폐업상태 사업장의 평균 대출잔액은 9570만원에 달했다.
한편 1분기 소상공인 매출은 전년 대비 7.7% 줄어든 4317만원, 영업이익은 23.2% 줄어든 915만원에 그쳤다. 노민선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소상공인들의 경영환경이 최근 들어 더 악화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결과”라며 “업종 전환과 취업 등 소상공인들의 질서있는 퇴출을 도와야 할 때”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