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부터 중소마트들이 롯데카드 가맹점 해지에 나서고 있다. 이른바 ‘롯데카드 보이콧’이다. 한국마트협회에 따르면 첫날 30곳 넘는 마트에서 롯데카드 가맹점 해지를 하고, 인증샷을 보내왔다. 가맹점 해지를 한 매장에선 앞으로 롯데카드로 물건을 살 수 없다. 한국마트협회 관계자는 “가뜩이나 중국산 직구물품이니, 쿠팡 등 때문에 박리다매가 아니면 영업을 할 수 없는 상황인데, 카드사의 높은 수수료율 때문에 영업을 할수록 적자인 경우가 많고, 폐업을 생각하는 곳도 많다”고 했다.
이들은 롯데카드의 카드수수료 인하를 요구하고 있다. 현재 롯데카드는 일반 가맹점 평균 2.13%의 카드수수료를 받고 있다. BC카드(2.15%)에이어 두번째인데, BC카드가 체크카드 비중이 높은 점을 고려하면, 롯데카드가 카드사들 중 최고 수수료를 받고 있다는 주장이다. 이에 지난달 26일엔 롯데카드 본사에서 수수료 인하를 촉구하며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주유소운영협동조합 등 타 중소기업 단체들과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카드수수료는 최대 2.3%로, 얼핏보면 그렇게 과중하지 않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자영업자는 카드 수수료율의 부담이 크다고 말한다. 10년 전만해도 50% 수준이었던 카드결제비중이 현재 마트협회에 따르면 95% 육박한다. 사용 비중 자체가 늘어나 대표들의 부담은 더 커진다. 이미 카드수수료가 임대료, 당기순이익을 넘어선 상태라는 것이다.
여러 카드사 중에서도 롯데카드는 수수료율이 높다. 일반가맹점 평균 농협은 수수료율이 1.98%, 신한과 현대는 2.04% 국민은 2.06%인데, 롯데카드는 2.13%다. 특히 유통기업인 롯데그룹은 롯데마트, 롯데몰 등으로 중소마트의 매출 저하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줘왔기 때문에 더더욱이나 높은 수수료율에 대한 불만이 많다는 지적이다.
특히 올해 카드수수료율 원가개념인 ‘적격비용’ 재산정 시기가 다가오면서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현행 제도하에서는 연매출 30억원이 넘는 일반 가맹점은 기본적으로 3년마다 개별 조정하는데 이러다 보니 수수료율을 둘러싸고 카드사와 일반가맹점은 분쟁을 벌여왔다. 그런데 통신사, 자동차, 대형마트 등 대기업 계열 가맹점은 이른바 ‘매출협상력’이 발휘되는데 동네마트, 편의점, 주유소, 수퍼마켓, 정육점, 중대형 식당 등의 중소기업자들은 개별 사업자이다 보니 카드사와 일말의 협상의 기회조차 부여되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사실 이런 카드수수료 분쟁 뒤엔 중국산 직구품, 물가상승으로 영세 유통업체가 몰락하고 있는 배경이 있다. 특히 대형마트, SSM, 이커머스와 경쟁하고 있는 중소마트는 ‘박리다매’식으로 살아남고 있었는데, 이 같은 상황에서 물가까지 오르며 카드수수료율 부담이 커진 것이다.
이 같은 카드사 수수료율 갈등은 2022년에도 있었다. 당시 신한카드가 수수료율을 2.02%에서 2.28%로 0.2%넘게 올리겠다고 하면서 중소마트들이 보이콧을 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