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섬유 기업이 나이키 같은 글로벌 회사에 납품하려면 탄소 배출량이 일정 수준을 넘으면 안 된다는 식의 각종 규제를 받습니다. 기업들이 이런 환경 변화에 더 잘 대응할 수 있도록 돕는 글로벌 규제 대응 전담 과를 만들겠습니다”.
오영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최근 본지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하며 “이달 중 중기부 내 조직 개편을 단행하겠다”고 했다. ‘외교 관료’ 출신인 오 장관은 지난 12월 29일 취임 후 한 달여 동안 전국의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현장 18곳을 돌았다고 했다. 다음은 오 장관과 한 일문일답.
-조직 개편에 대한 구상은.
“글로벌 역량 강화를 위한 전담 조직을 포함해 2월 내 2개 과와 전략 조직을 신설할 예정이다. 글로벌 규제를 들여다보는 과 외에 법률 서비스 플랫폼 ‘로톡’이나 미용·의료 플랫폼 ‘강남언니’처럼 신산업 분야 벤처기업만을 전담해 지원하는 과도 신설할 것이다. 아울러 현재 중기부에선 소상공인, 중소기업, 벤처기업 세 분야가 각각 실과 국으로 나뉘어 있다. 그렇다 보니 인력난과 중대재해처벌법 대응같이 세 분야 모두에 해당하는 문제에 대해 전체적으로 조망하는 시각이나 역량이 아쉽고, 이에 따라 대응 속도도 그만큼 느리다는 지적이 있었다. 따라서 새로 조직을 만들어 세 분야에 모두 걸쳐 있는 현안을 맡아 총체적으로 점검해 필요한 정책과 전략을 신속하게 만들 수 있게 할 것이다.”
-최근 경제 상황이 좋지 않은데 중기부는 어떤 역할을 할 생각인가.
“규제 개혁, 인력, 금융 지원 어느 하나도 중기부 혼자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없다고 생각한다.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을 가장 가까운 곳에서 직접 만나고, 이들의 의견과 고충을 경청하고 취합해 필요한 곳에 전달하는 플랫폼이 되는 것이 중기부의 소임이다. 그래서 취임 후 한 달간 전통 시장 등 18곳을 돌면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들었다. 또 ‘소상공인 협의체’를 만들어 중기부 장관 중 처음으로 소상공인과 직접 소통할 수 있는 통로를 만들었다.”
-코로나를 거치면서 자영업자 대출이 급증해 어려움이 많다.
“경기 침체 장기화로 한계에 다다른 소상공인이 증가하고 있어 걱정스럽다. 중기부는 올해 소상공인 정책 자금을 전년 대비 23.7% 늘려 3조7100억원으로 책정했다. 또 ‘설 민생안정대책’의 일환으로 전기 요금과 이자를 감면하는 정책도 발표했다. 저금리 대환 상품을 신설하고, 전통 시장 활성화를 위해 온누리상품권 개인 구매 한도도 올렸다. 폐업한 소상공인의 재기를 돕는 지원 사업을 강화하고, 소상공인의 안전망이 될 수 있는 정책도 촘촘하고 두껍게 구축하겠다.”
-중소기업 인력난이 만성화되고 있는데.
“비수도권 지역에서 특히 심각한 중소기업의 구인난 문제는 사업장이나 산업 단지 환경 개선 문제와 연결돼 있어 단기에 해결하기 어렵다. 고용노동부를 비롯한 다른 정부 부처와의 협업도 필수적이다. 다만 중기부 내에서 베트남 유학생을 국내 중소기업에 정착시키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베트남 대학 중 25%에 한국어 학과가 있고, 국내에 유학 중인 대학생이 7만명에 달해 한국어에 능통하다. 중기부와 베트남 현지 대학이 업무 협약을 맺어 유학생 일부를 국내 중소기업에 채용시키는 방안을 고민 중이다.”
-임기 중 ‘이것 하나는 꼭 하겠다’는 것이 있다면.
“지역 소멸을 막기 위해 지역에 ‘행복한 로컬 상권’을 만들 예정이다. 성공한 기업가형 소상공인 ‘로컬 크리에이터’, 지역 소상공인, 주민 등과 협력해 타 지역에서 많은 사람이 찾아올 수 있게 지방 상권을 다시 디자인한다는 취지다. 로컬 크리에이터를 지역 대표 기업으로 만들고, 지역 대학교 등을 활용해 자율적으로 상권을 조성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지역의 유휴 공간 등을 ‘직주락(職住樂)’이 가능한 소상공인 창업 공간으로 만들 계획도 있다. 2027년까지 여러 개의 지방 상권을 만들기 위해 다방면으로 준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