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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돈을 송금하기 위해 은행에 가거나 공인인증서를 복잡하게 깔아 PC로 로그인하는 과정을 거치지 않는다. 지난 10년간 토스, 카카오뱅크, 뱅크샐러드 등 금융은 IT기술과 모바일을 통해 혁신적으로 발전하여 사용자의 편리성을 중심으로 발전해나갔다. 처음에는 문자로 송금을 쉽게 한다는 것 자체도 혁신으로 느껴졌는데 이제는 국내외 증권 거래부터 자잘한 생활 서비스 영역까지 확장을 멈추고 있지 않다. 이런 서비스들도 그 처음 시작은 기존의 레거시 시스템의 저항과 보수성으로 일상으로 여겨지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올해 초 핀테크랩의 입주기업들을 만나 멘토링을 했었다. 놀랍게도 대부분의 기업들이 블록체인 등의 기술을 기반으로 한 사업을 구상하고 있었고 그 영역 또한 매우 다양했다. 기존의 금융 시스템에서 하지 못했던 영역들의 틈새를 찾아 비즈니스를 만들었고 농수산 거래, 대출, 증권 등 다양한 영역을 넘나들었다.

그 중 IFA (Independent Financial Advisor), 즉 독립투자자문업자들을 위한 토큰증권 금융 상품을 만들고자 프랙탈에프엔의 문명덕 대표를 만나게 되었고 올해 4월 투자를 하게 되었다. 당시 금융위원회에서는 STO(Security Token Offering)라고 하는 증권형 토큰을 새로운 금융 상품으로 도입하는 가이드라인을 발표했고 마침 해당 분야에 대한 스터디를 하고 있던 참이었다. 미팅 후 투자 검토를 하고 싶다는 제안에 문대표는 의외라며 반신반의 했다. 지난 1년간 많은 투자자를 만났지만 대부분이 제도와 규제를 이유로 투자 검토가 어렵다는 답변을 해왔다는 것이다.

프랙탈에프엔의 문명덕 대표. /프랙탈에프엔

◇블록체인 기반 독립투자자문업자의 책임형 투자 서비스 플랫폼

프랙탈에프엔이 진출하고자 하는 사업의 이해를 위해 관련 자료를 부탁하자 그는 그의 논문과 혁신금융서비스 신청서, 그의 이력서까지 모두 보내왔다. 문대표는 수학과 응용통계학을 전공하고 직장생활을 하며 국민대학교에서 비즈니스IT전문대학원 트레이딩시스템 Lab에서 시작한 연구실 벤처기업을 설립했다. 리딩투자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 키움투자자산운용, KB자산운용 등에서 경력을 쌓으며 ETF운용 및 리스크 관리를 해온 금융맨이었다. 재직 시절에도 사내 공모전에 ‘자산운용 시장의 Next’를 제안하여 수상을 하는 등 새로운 비즈니스에 관심이 많았고 결국 이러한 노력은 창업으로 이어졌다. 해당 아이디어는 당시에도 법적 한계를 이유로 실현되지 못했지만 2019년 도입된 금융규제 샌드박스 제도를 이용하여 혁신금융서비스 지정을 통해 서비스를 만들고자 창업에 도전하게 되었다.

프랙탈에프엔이 운영하는 서비스는 현재까지는 금융감독원에 유사자문업으로 등록된 실계좌 포트폴리오 구독서비스 ‘리틀 버핏’ (https://littlebuffett.kr/main) 이라는 책임형 투자 커뮤니티로 운영된다. 해당 사이트에 가보면 투자자 개개인의 수익율이 공개되고 일정 비용을 내면 그들의 포트폴리오를 볼 수 있다. 현재 금융위원회에 제출한 ‘블록체인 기반 독립투자자문업자의 책임형 투자 서비스 플랫폼’ 이 승인이 나기 전까지 베타로 운영되고 있는 플랫폼이다. 코로나 이후 20-30대가 주식 투자 시장에 대거 유입되었지만, 이들의 성과는 기관이나 외국인에 비해 상대적으로 매우 저조하다. 개인 투자자들의 경우 대부분기관 투자자들에 비해 정보를 취득하고 분석할 수 있는 것에 한계가 있다보니 온라인 커뮤니티나 지인 추천 등의 경로로 주식 투자를 하고 있다. ‘리틀 버핏’ 서비스는 추천을 넘어 실제 계좌를 카피 할 수 있다.

리틀 버핏의 포트폴리오 구독 서비스. /프랙탈에프엔

◇개인 투자 전문가들의 포트폴리오를 볼 수 있다면?

국내에는 투자자산운용사 자격을 보유하고 있는 840명의 공모 펀드 매니저들이 존재한다. 펀드 매니저들은 고객의 자금으로 여러개의 기업에 분산하여 투자를 하는데, 돈을 맡긴 의뢰인들은 펀드매니저가 어떤 기업에 언제 얼마를 넣어 어느 타이밍에 사고 파는지 정보를 실시간으로 얻는 것은 불가능하다. 고객의 돈을 대신 투자하는 펀드 매니저들 또한 회사에 소속되어 적게는 수십억 많게는 수천억 단위의 돈을 굴리다보니 리스크 테이킹을 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어 과감한 베팅을 하기 어려운 구조이다. 만약 이런 투자 전문가들의 개인 투자 포트폴리오의 3개월, 6개월 단위의 포트폴리오와 수익율을 볼 수 있다면 어떨까? 또한 그들이 거래하는 것을 실시간으로 copy하여 동시에 나의 투자금도 운용될 수 있다면? 문대표는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투자자산운용사 자격을 보유한 IFA의 포트폴리오를 토큰 증권 형식으로 만들어 실시간으로 소비자의 자산과 연동시켜 거래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들고자 하고 있다. 타인의 투자 전략을 복제하여 유통하는 일종의 카피 트레이딩 영역이라고 볼 수 있는데, 이스라엘의 유니콘 기업인 eToro라는 회사가 영국에서 규제 샌드박스를 적용 받아 현재 주식에 대한 카피 트레이딩을 제공하고 있다.

◇개인 투자자들을 위한 기술

TV의 프로그램 대신 개인 인플루언서들의 방송을 구독하여 보고 있고, 백화점이나 대형 유통사를 통해서 살 수 있던 물건들은 쿠팡, 스마트 스토어 등을 통해 소규모 생산 업자들에게도 기회가 생겼다. 시장의 발전은 소비자들에게 자신에게 맞는 정보를 취득하고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진화되어 왔다. 앞서 언급한 토스, 카카오뱅크 역시 사용자의 편리성과 효율성으로 시장에 침투할 수 있었다. 프랙탈에프엔에 투자 결정을 한 것은 비즈니스 모델이 이러한 흐름과 다르지 않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현재 프랙탈에프엔은 증권회사와 컨소시엄을 구성하여 토큰증권 인가를 받고자 하며 현재 증권사 중 4곳과 함께 논의 중이다. 프랙탈에프엔이 구상하는 서비스가 인가를 받고난 후에는 개인 투자자들에게도 좀 더 다양하고 전문적인 정보를 기반으로 개인의 자산을 관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