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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주행차 시대가 예상보다 늦게 열리면서, 미 실리콘밸리에서 주목받는 기업이 있다. 바로 완전 자율주행이 아닌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개발에 집중해 성장하는 한인 스타트업 팬텀AI다. 이 업체는 수년전만 해도 “왜 완전 자율주행이 아닌 그보다 낮은 수준으로 여겨지는 ADAS에 집중하느냐”는 질문을 받았지만, 지금은 기술과 시장의 가능성을 정확히 파악한 업체로 평가받는다.
최근 팬텀AI 공동창업하고 사업에 박차를 가하는 조형기(44) 대표를 만나 창업 계기와 자율주행차의 미래에 대해 물었다. 미 실리콘밸리 마운틴뷰 팬텀AI 사무실에서 만난 조 대표는 “사람이 운전하면서 파악하는 수백개의 돌발상황을 자율주행 시스템에 학습시키려면 수백, 수천가지를 인식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이는 밑빠진 독에 물붓기”라며 “완전 자율주행보다는 그 전 단계인 레벨2~3 단계의 원천기술을 갖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고 했다.
-팬텀 AI를 간략하게 소개한다면?
“자동차의 ADAS(첨단운전자보조장치)에 들어가는 컴퓨터 비전, 영상인식 알고리즘을 만드는 회사다. ADAS가 들어가 자동차와 통합되는 시스템은 티어1 부품사가 조립하고, 우리는 거기에 들어가는 컴퓨터 소프트웨어를 제공한다. 완전한 소프트웨어 기업이다.”
-ADAS 시장에서 팬텀AI가 목표로 하는 것은 무엇인가?
“크게 2가지 관점이다. 하나는 자동차 업체들에게 상대적으로 저가에 플렉서블한 공급망을 구축하게 제공하자는 것이다. 현재 대부분의 완성차 업체는 영상인식 엔진, 알고리즘에 모빌아이 솔루션을 쓴다. 거의 독점이다. 팬텀AI가 모빌아이를 대체해 완성차 입장에서 공급망을 다양화할 수 있게 하자는 것이 1차 목표다. 두번째는 앞으로 자율주행 레벨이 높아지며 카메라와 레이더, 라이다가 늘어나게 된다. 레벨 3면 차에 카메라가 최대 12개 들어가고 레이더·라이다도 1~2개 장착된다. 멀티 카메라, 레이더, 라이다 센서퓨전이 일어나야 하는데 그런 솔루션을 팬텀 비전 솔루션이 제공하자는 것이 두번째 목표다.”
-자율주행 레벨 0~5가 있는데, 지금 레벨3를 이야기하는 건 상대적으로 느린 것 아닌가?
우리가 집중하는 ADAS는 자율주행 레벨로 보면 0~3다. 레벨 2는 보통 카메라 1개에, 레이더 1개다. 서라운드 모니터링 기능이 있으면 카메라 4대가 더 들어간다. 레벨 3는 고속도로 같은 정해진 시나리오 안에서 자율주행을 수행하는 것을 말한다. 고속도로 안에서는 차가 자동으로 차선변경을 하는 것도 포함한다. 보통 이것을 ODD(오퍼레이션널 디자인 도메인)라고 하는데, 정해진 시나리오 안에서는 웬만한 자율주행을 다 수행하는 것을 말한다. 레벨3에는 카메라가 5~12개까지 들어간다. 사실 레벨3부터는 자동차 업계와 보험 업계가 완전히 바뀐다. 자율주행의 책임 소재가 갈리기 때문이다. 자동차를 구입할 때 주는 설명서를 보면 ODD 예외 사항이라고 적혀있다. 그 외의 상황의 자율주행에서 사고가 난다면 제조사가 책임을 져야 하는 구조다. 예컨대 고속도로에서 자율주행이 된다고 했는데, 사고가 나고 블랙박스 검토를 통해 오동작이 확인되면 제조사가 책임을 져야 한다. 완성차들이 레벨3 기술을 개발해놓고 아직 레벨3라고 이름 붙이지 못하는 것엔 이런 이유가 있다.”
-미 샌프란시스코 등에는 운전자가 없는 레벨4 자율주행 택시가 돌아다닌다. 테슬라는 오토파일럿, FSD(완전자율주행)를 내세운다. 어떻게 보나.
“자율주행 레벨4와 레벨5는 사실 레벨 9과 10의 개념이다. 레벨 2, 3와는 차원이 다르다는 뜻이다. 레벨4는 특정 지역에서 운전자 개입 없이 완전 자율주행이 가능한 수준, 5는 궁극적인 운전대와 가속페달도 필요 없는 자율주행 시스템을 말한다. 현재 샌프란시스코에서 웨이모나 크루즈가 하는 것은 레벨 4다. 특정 도시에서만 기능하니까. 물론 아주 대단한 것이다. 하지만 이는 소수의 상업용 차량이다. 상업용 차량과 보통의 사람이 운전하는 일반 차량은 자율주행 기술을 적용할 수 있는 수준면에서 완전히 다르다. 테슬라의 경우는 사실 레벨2 수준이다. 최근 규제당국에서도 테슬라의 FSD 같은 네이밍을 마케팅으로 보고 제재한 것으로 알고 있다.
-창업 계기는?
“당시 현대차 출신에 UC버클리에 박사 과정을 하던 이찬규 CTO(최고기술책임자)와 2016년 11월 공동 창업했고, 2017년 1월부터 본격 시작했다. 본래 꿈은 교수였다. 연세대에서 전자공학 석사를 했고, 28살이던 2008년 8월 미 카네기멜론대로 유학왔다. 난 말하는 것, 사람 만나는 것, 가르치는 것도 좋아해서 교수가 되고 싶었다. 카네기멜론대엔 ‘매리지(marriage) 프로세스’라는 석·박사가 지도교수를 고르는 과정이 있다. 한달 간 여러 교수님을 만나보고 지도교수를 고르는 것이다. 메카트로닉스, 디바이스, 모터를 좋아해 로봇을 전공하고 싶었고, 그 중 눈에 띈 것이 로보틱스가 적용되는 무인자동차였다. 당시만 해도 무인자동차·자율주행은 완전히 새로운 개념이었다. 선택한 교수님이 여러 센서를 통합하는 전문가였고 자연스럽게 석·박사 과정에서 자동차 센서와 소프트웨어를 다루게 됐다. 지도교수님이 GM과의 공동 연구랩인 ADCRL(Autonomous Driving Collaboration Research Lab) 구성 멤버 중 하나여서, ADCRL에서 카메라를 활용한 보행자, 자전거, 차량 등을 검출하는 머신러닝 알고리즘 연구를 많이 했다. 정확히 말하면 석사 때는 컴퓨터 비전(Vision), 박사 때는 센서 융합을 했다.”
◇“테슬라는 정말 이상한 회사, 머스크와 일하는 것은 오히려 쉬웠다”
-졸업 후 바로 창업한 것인가?
“아니다. 2014년 봄 카네기멜론대 박사 학위를 취득했고, 그 해 5월 테슬라에 입사했다. 카네기멜론대는 미 동부인 피츠버그에 있다. 미 서부에 대한 정보가 없었다. 당시에도 일론 머스크는 유명했지만 테슬라는 아주 초창기였다. 자율주행을 연구했으니 이와 관련된 직장을 찾고 싶었는데 자율주행 업체가 거의 없었다. 그땐 웨이모도 없었고 구글이 구글카 프로젝트를 하던 때다. 지인들 사이에선 “서부에 테슬라라는 회사가 있는데 CEO가 별난 사람”이라는 말이 있었다. 어느날 머스크가 “자율주행 관련해 하드코어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를 찾는다”는 트윗을 날렸다. 그래서 지원했다. 카네기멜론대 GM 연구실에서 6년간 연구했지만 완성차 대기업에는 가기 싫었다. 수직적 문화도 싫었고 로보틱스와 소프트웨어를 하찮게 보는 것도 싫었다. 테슬라에 입사해 센서융합 및 컴퓨터 비전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일론 머스크와 일하는 건 어떤가?
“테슬라에서 일하는 건 너무너무 재밌었다. 테슬라는 정말 이상한 회사다. 짐 켈러 같은 업계 전설적인 사람도 오고 유명한 해커도 오고, 뛰어난 사람들이 주변에서 함께 일하니 너무 재밌었다. 머스크와 일하는 것은 엔지니어 입장에서는 어렵지 않았다. 그는 둘러 말하지 않는다. 바로 직진이다. ‘특허 출원하지마, 논문 쓰지마, 파워포인트 만들지마’라고 하면서 개발에만 전념하게 해준다. 3년 정도 매우 재밌게 일했다. 당시 같이 일했던 동료 중 테슬라에 남은 사람들은 제법 높은 위치까지 갔다.
-퇴사 계기는?
“테슬라에서 일하는 게 재밌었지만 마음 한켠엔 언젠가 스타트업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다. 그런데 상황을 보니 2017년이 지나가면 자율주행 트렌드가 꺾이고 스타트업을 창업해도 펀딩을 받기 힘들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때마침 현대차 HDA(고속도로주행보조) 개발 주역이고 UC버클리에서 공부하던 이찬규 박사가 테슬라에 왔다. 테슬라에서 이 박사를 채용하려고 한 것이었는데, 같은 한국 사람이니 내가 나가 에스코트를 했다. 이야기를 해보니 죽이 잘 맞더라. 그는 현대차에서 기술을 개발하며 ADAS 시스템 독점 공급자인 모빌아이에 아쉬웠던 점들을 많이 알고 있었다. 우리가 비전 원천 기술을 만들어보자고 의기투합했고 공동창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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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 초기 미 IT 매체 기자를 태우고 실증 드라이브를 나갔다가 사고를 당한 해프닝도 있었는데.
-창업 초기부터 완전 자율주행이 아니라 ADAS에 집중한 이유는 뭔가.
◇1000억원 투자 유치, “ADAS 속도 타사보다 3배 빠르다, 라이벌은 모빌아이”
-팬텀AI만의 기술력은 무엇인가?
-그동안 받은 투자 규모는 어느 정도인가.
-현재 자율주행 업계가 지지부진한데 어떻게 보나?
-자율주행이 꽃을 피면 ADAS 시장은 죽나?
-매출은 어느 정도 수준인가.
-경쟁사는 어디라고 보나?
-어떤 기업이 되고 싶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