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3회 발행하는 유료 뉴스레터 [스타트업]입니다.
2021년 한국 디지털 광고 시장 규모는 7조5000억원 규모로 추정됩니다. 2020년 대비 30%가 늘었습니다. 이제 한국 전체 광고 시장(약 14조원) 중에서도 과반 이상을 차지하는 메이저 광고 시장이 된 것이죠. 코로나로 인한 오프라인 활동의 감소와 함께 디지털 광고 시장이 더 급격히 성장하게 된 것이죠.
그런데도 막상 광고와 마케팅 에이전시와 내부 마케터들은 어려움을 호소합니다. 애널리틱스 툴이 나왔지만 다루기도 쉽지 않고, 의사결정권자들에게 데이터를 설명하기도 어렵다고요. 최근엔 개인정보보호법 강화로 쿠키 추적이 어려워지면서 광고 시장의 데이터 수집과 분석도 더 어려워질 예정입니다. 이 시장의 페인포인트를 노리고 영역을 넓히는 스타트업이 아드리엘입니다. 아드리엘의 엄수원(36) 대표를 만났습니다.
◇“광고 데이터 분석은 구글 애널리틱스만으로는 부족하다”
“온라인 광고 시장에는 광고주와 광고대행사들이 있습니다. 광고 대행사들의 역할은 광고주 대신 광고채널에다가 광고를 집행하죠. 집행한 결과물들을 광고주에게 보고하고, 보고된 결과물을 바탕으로 광고 성과가 더 잘 나오도록 최적화 과정을 거칩니다. 여기서 나온 인사이트를 바탕으로 다음 광고는 어떤 콘텐츠, 어떤 메시지로 낼 것인지 계속해서 미세 조정을 거치고요. 이 사이클을 계속 돌리면서 광고주가 원하는 성과가 나오도록 하는 것. 이게 광고 대행사의 역할인데 아드리엘의 애드옵스는 이 역할을 하는 SaaS입니다. 광고주가 직접 사용이 가능하기도 하고요.”
-광고 대행사를 대체하는 툴인가요?
“고객의 70%는 광고주, 30%는 광고 대행사입니다. 전체 고객사는 300곳 정도가 되고요, 광고주 고객도 LG전자 같은 대기업부터 스타트업까지 분포가 넓습니다. SaaS가 사람의 역할, 대행사의 역할을 완전히 대체할 수는 없고요, 대행사분들이 일하는 루틴을 보면 엄청난 비효율이 발생합니다. 광고 대행사 업계는 야근도 많고 업무도 힘든데, 기술을 이용해서 비효율을 해소하는 것이고요. 광고주가 직접 광고하는 경우에도 이런 비효율이 발생하기 때문에 내부 마케터들이 애드옵스를 쓰고요.”
-애드테크 영역엔 AI를 이용한 광고 입찰을 하는 몰로코의 솔루션이 유명합니다. 몰로코와 비슷한 기술인가요?
“몰로코와 아드리엘은 직접 경쟁하는 기술이 아닙니다. 대행사, 광고주가 광고를 집행하는 채널은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구글, 네이버, 카카오 여럿이 있어요. 그리고 무수히 많은 앱과 웹사이트. 일명 작은 지면들이 있어요. 몰로코 같은 경우는 구글이나 메타, 네이버 같은 아주 대형 채널을 제외한 나머지 니치 채널에서 AI가 광고 성과과 좋은 지면을 골라서 게재를 해주는 역할을 합니다.
아드리엘은 이렇게 메타, 구글, 네이버, 몰로코 등을 통해서 집행된 광고의 성과 데이터를 끌어와서 대시보드를 통해 분석하고 보여주는 역할이에요. 이걸 대행사가 광고주에게, 혹은 광고주에게 직접 보여부고 성과가 더 좋은 채널에서 광고를 하도록 의사결정을 돕는 것이죠. 예컨대 네이버 광고 혹은 구글 광고 성과가 더 좋다면, 다른 채널의 광고를 옮겨 네이버나 구글에서 하도록 하는 방식으로요. 예산을 조정하기도 하고요. 광고대행사과 광고주는 광고 효율을 수시로 체크하면서 집행할 예산을 재분배하니까요. 이렇게 스스로 예산을 재분배해서 최적화된 광고 성과를 찾는 과정과 결과를 미디어 믹스 옵티마이저라고 불러요.”
-광고 성과 분석 툴이라면 구글과 네이버에서도 제공을 하는데요.
“각 매체와 채널들은 광고주와 대행사들이 성과를 확인할 수 있는 지표와 데이터를 공개합니다. 그런데 이걸 확인하려면 마케터들이 페이스북 광고 관리자 페이지, 구글 광고 관리자 페이지에 하나씩 접속해서 데이터를 확인하고, 데이터를 끌어와 보고서를 만들어야 해요. 어느 지역, 어떤 성별을 가진, 연령대 어떤 사람들에게 노출이 몇 번 돼서 클릭이 됐는지를 확인하고, 실제 광고주 상품이나 서비스에서 어떤 행동을 했는지 분석하죠. 대표적으로 구글 애널리틱스가 있고요. 그런데 만약 구글만 광고 채널로 사용하면 구글 애널리틱스를 사용하면 되지만, 다양한 채널의 데이터 분석을 동시에 봐야하는데 여기서 비효율이 발생합니다.
마케터가 하나씩 접속해서 엑셀로 일일이 키 값을 맞춰서, 마치 통합된 것처럼 문서를 만들어야 하는데 이 작업이 3~4시간은 훌쩍 걸립니다. 애드옵스는 이걸 자동으로 끌어와 조정하고, 대시보드로 모든 채널의 성과를 한 눈에 수 있도록 해줍니다. 그리고 데이터를 끌어와 자체 매출 데이터 등과 함께 데이터를 섞어서 볼 수도 있기 때문에 광고에서 구매까지 이어지는 소비자 행동 패턴을 분석 가능하고요.”
◇갑자기 시장 니즈가 생긴 이유? “구글 페이스북 양분 시장이 바뀌었다”
-광고 성과 빅데이터를 한 눈에 보려면 광고주와 대행사들이 집행하는 대부분 채널에서 데이터를 끌어와야 하는데, 어느 정도 커버할 수 있나요.
“구글, 페이스북 외에도 아마존, 트위터, 옐프(미국의 맛집 추천앱), 링크드인 등 글로벌 서비스들의 광고 성과 데이터와 모드 연결되어 있습니다. 미국에선 많이 쓰지만 한국에선 잘 안 쓰는 해외 채널들도 많고요. 600개 정도 광고 채널과 연결이 되어 있고, 전체 디지털 광고 시장에서 나오는 데이터 채널의 약 90% 정도는 커버하고 있어요.”
-왜 이런 기술이나 서비스가 진작 나오지 않았나요. 니즈가 없어서? 아니면 기술적 장벽이 높아서?
“둘 다 입니다. 우선 과거 디지털 광고 시장은 구글과 페이스북의 점유율이 둘을 합해서 80%였어요. 마케터가 출근해서 2개 채널의 성과만 확인하면 됐죠. 그런데 지금은 50% 수준입니다. 소셜 미디어만 하더라도 틱톡 같은 다양한 미디어가 생겼고, 다양한 서비스와 앱으로 트래픽이 분산되고 있어요. 대행사와 광고주 입장에선 데이터를 확인해야 할 채널들이 무척 많아졌어요. 한국에선 대시보드 니즈가 늘어나고 있었고, 미국과 유럽에선 이미 애드옵스와 비슷한 대시보드형 분석툴을 사용하고 있었어요. 애드옵스와 비슷한 제품을 만든 미국, 유럽 스타트업이 5~6곳 정도 있었거든요. 그런데도 무척 기능이 단순했어요.
기술적으로 복잡하거든요. 데이터를 전부 한땀한땀 끌어온 다음, 채널마다 서로 다른 값들을 조율해서 맞춰야 하는 작업이 필요하고, 수백개 채널에 광고를 할 수 있는 계정과 각각의 채널에 대한 이해가 필요해요.
아드리엘은 마케팅 에이전시 사업을 초기부터 했고 지금도 하고 있습니다. 저희가 직접 광고를 집행하기도 해서 광고에 대한 이해도가 높았고, 광고주들도 대시보드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고 있어서 광고주들과 함께 대시보드를 고도화하는 작업이 가능했어요. 처음부터 데이터 수집과 분석만 했던 것이 아니라, 직접 광고를 집행해야하는 플레이어였기 때문에 빠른 개발과 고도화가 가능했던 것이죠.”
-마케팅 에이전시가 핵심인가요, 사스 툴이 사업의 핵심인가요.
“디지털 광고 시장이 큰 미국 투자자들은 ‘에이전시 조직 = R&D 조직’으로 이해합니다. 계속 광고주들에게 서비스를 하면서 에이전시 역할을 하고, 광고 시장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야 애드옵스(사스) 제품에 인풋을 넣을 수가 있어요. 처음 에이전시 설립도 전통적인 에이전시를 모델로 하기보단, 데이터를 이용하고 툴을 만들어 광고를 효율적으로 게재하고 리포팅도 빠르게 하는 모델을 도입하려고 했거든요. 업계의 비효율이 컸기 때문이죠.
마케터분들을 만나보면 광고 시장과 마케팅 시장의 3D 업무들을 너무 당연하게 생각하고 일을 하셨어요. 아침마다 광고 집행 실적과 데이터를 모아, 광고주들이 한눈에 볼 수 있는 리포트를 만들면서 3~4시간을 쓰니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발휘할 시간은 줄고요. 단순 반복과 고객사와 커뮤니케이션을 하는데 시간이 계속 잡아먹히고 있었던 것이죠. 이걸 해결하면 남들과 다른 에이전시를 운영할 수 있을 것 같았고요.”
-처음부터 애드옵스를 완벽하게 계획했군요.
“대부분의 스타트업 대표님들이 비슷할 겁니다. 다 알고 만든 것이 아니라, 장님이 코끼리 만지듯이 ‘음, 이건 될 것 같은데’라는 감으로 시작합니다. 솔직히 이런 디테일과 계획까지 모두 철저하게 있진 않았고요.
분명 풀어야 할 문제가 있고, 문제가 있는 곳에 스타트업이 가고, 시장이 움직이고. 이건 감으로 알 수 있거든요. 문제는 알았고, 해결 방법은 어떻게 잘 찾으면 된다는 생각으로 시작했고, 그렇게 애드옵스라는 제품이 계속 진화한 것이고요.”
-직접 애드옵스를 사용하는 광고주들도 있습니다.
“에이전시가 광고 성과를 보고하긴 합니다. 다만, 광고주 입장에선 그 데이터가 하루 늦은 데이터고 에러도 있고, 맞다 틀리다를 놓고 에이전시와 계속 소통해야 하고요. 차라리 대행사가 집행을 하더라도 광고주가 직접 실시간으로 광고성과를 보고 싶은 니즈가 있어요. 그래서 광고주들도 애드옵스를 씁니다.”
-디지털 광고 채널의 90%를 커버하는 대시보드를 만들었습니다. 그러면 이제 제품의 혁신, 기술적 업그레이드는 모두 끝난 것이 아닌가요. 그렇다면 이제 무한 영업을 해서 고객 수를 넓히는 일이 남은 것인가요.
“여전히 업데이트할 것들은 많습니다. 가져올 데이터를 조정하는 일, API 업데이트 등은 유지보수 차원이고요. 혁신적으로 개발할 부분은 대시보드 같은 리포팅 기능이 넘어서 최적화된 광고 집행까지 솔루션을 해주는 것이죠. 어디에 예산을 더 집행할 것인지를 자동으로 해서, 결과적으로 최고 효율의 광고 성과를 광고주에게 주는 것. 올해 집중하는 기술 분야입니다.
최근엔 광고 카피와 문구를 대신 작성해주는 AI들이 여럿 나왔습니다. AI의 효율도 비교 가능하게 할 겁니다. AI가 어떤 카피를 썼을 경우, 광고 효율이 좋았는지 계속해서 A/B 테스트를 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죠. 이런 테스트가 반복되면 대행사와 광고주에게 계속 다양한 제안이 가능하고요.”
-CTO가 프랑스 출신입니다. 프랑스의 개발자?
“남편이에요. 2007년 미국 UC버클리 어학연수로 유학을 갔다가 만났어요. 3년 정도 연애하고 결혼했어요. 컴퓨터 사이언스 전공이었고, 남편은 미국에 방문 연구하러 왔던 것이죠. 개발에 대해서는 남편이 총괄하고 있어요.(엄 대표는 서울대 화학공학과와 경영학과 복수전공 출신이다)
한국어가 능숙하진 않지만, 문화적으론 거의 한국인이 다 됐습니다. ‘이거, 원데이 잡?’이라고 이야기해요. 하루만에 마칠 수 있다고요. 빨리빨리 문화를 습득해버린 것이죠. 10년 더 빨랐던 경쟁사를 따라잡으려면 더 빨라야 한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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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리스 광고 시대...”구글, 인스타가 지고 군소 채널이 뜬다”
멀티채널 전략이 필요한 이유
-유럽 개인정보보호법 강과 등 여러 이슈로 쿠키리스(사용자 취향 추적 불가) 광고 시대가 올 것이라고 합니다. 그러면 광고 집행을 통해 얻는 데이터도 제한될 텐데요. 디지털 광고 비즈니스 산업 전체 판도가 바뀔 것이고요.
-광고 업계에선 쿠키리스 시대 광고 시장 양상을 어떻게 될 것이라 예상하나요.
-사스 장점은 해외 진출이 쉽다는 것입니다. 해외 고객 비중은?
-부부 창업은 어떻습니까. 많이 싸우기도 한다고.
-경쟁사들이 10년 더 빨랐다면, 따라잡을 수 있나요. 세일즈포스 같은 대형 테크 기업들도 노릴만한 시장인데요.
-아드리엘이 두번째 창업이고, 첫번째 창업은 엑싯을 하셨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