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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브컬쳐 열풍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최근 서브컬쳐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서브컬쳐는 ‘하위문화’로 번역되는데, 대중 문화 연구의 측면에서는 ‘고급문화, 정통문화에 대립하는 콘텐츠’로, 일반적으로 게임, 만화, 애니메이션, 라이트노벨 등 사회적으로 지배적인 문화로 여겨지는 문학, 영화, 미술 등과 대비되는, 일부 마니아층이 향유하는 콘텐츠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소위 일본 아니메 풍 그래픽의 캐릭터들을 중심으로 짜인 스토리에 ‘모에(萌え - ‘식물 따위가 싹트다’라는 뜻의 일본어 ‘萌える(모에루)’/ ‘타다, 불길이 일다’라는 뜻의 일본어 ‘燃える(모에루)’에서 파생된 것으로 알려진 서브컬처 용어, 대상에 대한 강한 끌림/열광으로 받아들여짐)’를 느끼는 ‘오타쿠’와 미소녀/미소년 의인화로 대표되는 ‘모에 의인화(萌え擬人化)’ 등을 떠올리는 것이 대중적인 인식에 가까울 것이다.

서브컬쳐가 메이저로 떠오르는 아이러니한 상황에서 상업적인 성공 사례에 이어, 매력적인 비즈니스 모델 창출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사례들이 나타나고 있다. 2022년 6월 도쿄 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애니컬러(ANYCOLOR Inc.)’는 ‘니지산지(にじさんじ)’ 앱을 활용해 활동하는 버추얼 유튜버/라이버(Virtual Liver) 그룹 및 프로젝트를 총괄하는 버추얼 엔터테인먼트사이자 라이브 2D·VR 그래픽 기술 전문 기업으로, 2022 회계연도 (2021년 5월-2022년 4월) 매출 141.6억엔(전년 대비 85.5% 증가), 영업이익 41.9억엔(전년 대비 188.6% 증가), 순이익 27.9억엔(전년 대비 198% 증가)의 호실적으로 시장을 놀라게 했다. 2023 회계연도 1분기(2022년 5월-2022년 7월) 역시 매출액 59.3억엔, 영업이익 21.2억엔, 순이익 14.6억엔을 기록하며 빠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사실 서브컬쳐 IP의 매력도는 갑작스럽게 부상한 것이 아니다. 2007년 8월 31일 크립톤 퓨처 미디어가 발매, 야마하의 음성합성엔진 VOCALOID 2를 활용해 제작한 음악 소프트웨어이자 ‘미래적인 아이돌’을 컨셉으로 한 캐릭터인 ‘하츠네 미쿠’는 2012년 3월 8-9일 도쿄돔에서 열린 단독 콘서트 4회 공연을 모두 매진시키며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으며 2013-2022년 콘서트 ‘매지컬 미라이’를 연속 개최하며 인기를 이어오고 있다. 그럼에도 새삼스럽게 서브컬쳐가 최근 시장의 주목을 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물론 카카오게임즈에서 국내 퍼블리싱한 일본 경주마 모에화 게임 ‘우마무스메 프리티더비’의 성공 등 최근의 사례들이 영향을 미쳤겠지만, 구조적인 변화의 측면에서도 질문의 답을 찾아볼 수 있다. 대다수의 서브컬쳐 IP들이 그래픽 캐릭터를 기반으로 하는 만큼, 이들을 움직이게 하기 위해서는 애니메이션 제작 기술이 필수적이었다.

오지 서비스 모습. /오지 제공

제작 과정에서 움직임 부여의 핵심은 ‘키 프레임’ 작업이다. 애니메이터들은 전체 동작의 흐름을 만들어내기 위해 표정, 액션의 핵심적인 장면을 구현할 수 있는 원화(키 프레임)를 그려내고, 이후 원화 사이의 움직임을 그려낸 동화를 키 프레임 사이에 추가한다. 원화를 그릴 때 마다 타임 시트에 타이밍을 기록하는데, 이 연속적인 타이밍들이 모여 캐릭터의 움직임을 만들어내게 된다.

3D 애니메이션 역시 제작 원리는 크게 다르지 않다. 모델링, 텍스쳐 맵핑, 리깅을 거친 캐릭터의 키 프레임을 애니메이터가 하나하나 지정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그러나 아이폰 트루뎁스(TrueDepth) 카메라로 페이스 트래킹 기술이 일상화되고, 센서 기반 모션캡쳐 기술을 활용한 저가형 모션 캡쳐 장비 / 모션 트래킹이 가능한 VR 기기의 보급으로 할리우드 스튜디오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모션캡쳐 기술에 일반인도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되며 2D/3D 그래픽 캐릭터를 움직이기 위해 요구되는 기술의 난이도가 현저하게 낮아졌다.

물론 여전히 고품질의 애니메이션 제작에는 키프레임 애니메이션 작업 혹은 모션캡쳐 후보정 작업이 필요하지만, 그럼에도 중요한 것은 누구나 2D/3D 아바타를 활용한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었다는 것이다.

이제는 개인이 조금의 조작만 더하면 3D 모델링된 아바타 혹은 Live2D 기술을 접목한 2D 원화 아바타로 자신의 콘텐츠를 만들 수 있다. 이미 아바타를 구매해 VRChat에서 가상공간을 누비는 유저들, 이를 기반으로 영상 콘텐츠를 제작해 인기를 얻는 유튜버들 (국내에서는 유튜버 ‘우왁굳’이 대표적)까지 다수 등장했다.

더 나아가 카메라 한 대로 모션 캡쳐를 수행할 수 있는 AI Pose Estimation의 발전과 통신 인프라와 데이터 처리 기술, 리얼타임 랜더링 기술의 발전은 카메라 앞에 앉아 버튼 하나만 누르면 마치 나처럼 움직이는 아바타로 타인과 실시간으로 소통할 수 있는 세상이 머지않음을 실감하게 한다.

요약하자면, 제작 비용 절감과 콘텐츠의 양적 성장을 가능하게 하는 기술의 발전은 2D/3D 캐릭터를 활용한 콘텐츠 산업의 수익성과 확장성 문제를 구조적으로 해결할 수 있으며, 이러한 가능성을 현재 서브컬쳐 IP 들이 열어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미 유튜브와 틱톡을 통해 크리에이터와 유저의 경계가 흐려진 현재, 빠르게 성장해온 크리에이터 시장의 확장으로, 크리에이터 풀과 크리에이터 활동 저변의 확대라는 변화로 현재의 상황을 바라볼 수 있는 것이다.

모두가 자신이 원하는 캐릭터를 활용해 콘텐츠를 만들고, 원하는 캐릭터의 모습으로 소통하는 미래를 준비하고 있는 스타트업이 있다. 바로 ‘오지(OG Inc.)’다.

오지는 서브컬쳐 크리에이터 이코노미를 혁신하는, 서브컬쳐 IP 마켓플레이스 / 콘텐츠 플랫폼을 목표로 하는 회사이다. 그 첫 단계로, 현재 서브컬쳐 IP 기반의 NFT 마켓플레이스 & 커미션 플랫폼 ‘치즈(Chizu)’를 운영하고 있다.

치즈를 통해 일러스트레이터들은 누구나 쉽게 자신의 저작물을 판매할 수 있다. 치즈는 일러스트레이터들이 겪는 고질적인 문제인 수익화와 저작권 관리의 어려움을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해결한다. 일러스트레이터들은 자신의 일러스트를 활용해 이미지 업로드 수준으로 쉽게, 무료로 NFT를 민팅하여 이를 판매할 수 있으며, 일러스트 판권을 홀더에게 부여할 지 여부를 선택할 수 있다.

일러스트 저작권 관리는 DID와 NFT를 통해 이뤄진다. DID와 NFT를 활용해 블록체인에 저작권 정보를 기록하고, 저작권과 관련된 변동·합의·행사 사항 등을 관리하고, 이를 매개로 수익을 분배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기존 2차 창작 시장 성장의 걸림돌로 작용했던, 2차 창작물에 대한 원작자와 창작자의 투명한 수익 분배 역시 가능해진다. 오지는 원작자와 2차 창작자 모두의 수익화를 지원하여 2차 창작을 활성화, 창작 생태계를 더욱 확장하고자 한다.

수익화와 저작권 문제를 해결함으로써 서브컬쳐 크리에이터들이 모이는 마켓플레이스로 발돋움한 오지의 다음 목표는 서브컬쳐 IP 마켓플레이스 / 콘텐츠 플랫폼이다. 치즈를 통해 서브컬쳐 IP 생산의 시작점이 될 일러스트레이터들이 모인 상황으로, 오지는 이에 세계관과 스토리를 더해 숨결을 불어넣고자 한다. IP의 프리프로덕션 - 설정, 스토리, 디자인 - 의 전 과정이 오지의 플랫폼에서 일어나는 것이다. 신선한 IP들이 빠르게 생산될 수 있는 구조를 실현하는 것이 오지의 목표다.

이홍인 오지 대표. /오지 제공

오지의 이홍인 대표는 서울대학교에서 경영학, 미술사학을 전공하고 있는 학생 창업가다. 이미 졸업을 하고도 남았어야 했지만, 그는 더 빠르게 업계의 최전선에 뛰어들기를 선택했다. 블록체인 전문 투자사인 블로코어(Blocore)에서 심사역으로 일하며 블록체인을 활용해 시장의 문제를 풀고자 하는 여러 스타트업들을 만났으며, 블록체인 기술을 접목한 서브컬쳐 산업의 혁신에서 기회를 찾았다.

이홍인 대표를 필두로, 동인지(同人誌) 문화에 대한 이해도와 수준 높은 프로덕트 빌드 능력, 블록체인에 대한 이해도를 동시에 보유하고 있음을 강점으로 내세우는 오지 팀은 NFT라는 Media Lego를 조립해 IP를 만들어내는 콘텐츠 생산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자 한다. 언어적인 사일로에 기반한 비즈니스 모델이 아닌, 글로벌 레벨에서 경쟁할 수 있는 프로덕트와 비즈니스 모델로 ‘Global or Nothing’ 인 산업에 도전하고자 하는 팀이다.

콘텐츠 프로덕션의 재료가 되는 프리프로덕션 IP들이 모인 이후, 이 재료들을 활용해 크리에이터들이 웹툰/영상 콘텐츠를 생산하고, 소비하고, 수익화할 수 있는 콘텐츠 플랫폼으로의 성장을 오지는 그리고 있다. 보다 자세한 이야기가 궁금한 독자들은 직접 오지의 이홍인 대표를 통해 오지가 만들어갈 크리에이터 이코노미의 혁신에 대해 들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