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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더풀은 온라인에서 누구나 콘텐츠 투자를 할 수 있는 플랫폼입니다. 크라우드 펀딩, 너무 흔한 소재죠. 그런데 콘텐츠입니다. 콘텐츠도 텀블벅 같은 1인 창작자의 콘텐츠가 아니라 범죄도시 같은 흥행 영화부터 이정재 감독의 영화 헌트, 한산 같은 대형 영화들이 여기서 크라우드 펀딩을 받았습니다. 찾아보니 이제 프리A라운드를 마치고 누적 25억원쯤을 투자받은, 아직은 작은 스타트업입니다. 그런데도 대형 제작사들이 이곳에서 자금을 모집한 이유가 궁금했습니다. 바이럴과 마케팅을 위해서? 그렇다고 하기엔 너무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2호가 펀더풀의 창업자, 윤성욱 대표를 만났습니다.
“콘텐츠 분야에서 전문적으로 온라인 소액 투자를 할 수 있는 서비스입니다. 콘텐츠는 영화, 드라마, 공연 심지어 스테이폴리오 같은 숙박도 콘텐츠로요. 영화 같은 경우에는 대표적으로 범죄도시 2와 헌트와 한산이 있고, 드라마는 결혼작사 이혼작곡, 전시는 에릭 요한슨 사진전 등이 있어요. CJ, 롯데, 메가박스 등 국내 핵심 콘텐츠 제작, 배급사와 대부분 협업하고 있고요. 지금까지 39개 프로젝트를 진행했고, 평균 134%를 달성했습니다. 그러니까 목표 금액이 100이면 청약 금액이 134였다는 것이죠. 10억원을 모으려고 했는데, 13억4000만원이 투자를 희망한 셈이니 평균적으로는 꽤 성공한 셈입니다. 투자자들이 그 가치를 알아줬다는 것이고요.”
수익률이 궁금합니다
”정산이 완료된 프로젝트 중에서 최고 수익률은 ‘YOSIGO 사진전’입니다. 약 6억원을 모집했고, 614명이 투자했는데 수익률이 세전 기준으로 145%가 나왔습니다. 드라마인 결혼작사 이혼작곡의 경우에는 8% 였고요. 영화의 경우에는 마이너스 수익률도 있다보니 전체 프로젝트 평균으로는 4%가 수익률이죠. 각각의 프로젝트 수익률에 대한 정보는 모두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합니다.”
콘텐츠에 대한 크라우드 펀딩, 국내에선 처음인가요
”1인 창작자의 콘텐츠가 아니라 기존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이렇게 소액투자자를 모으는 프로젝트는 저희가 처음입니다. 구조를 먼저 이해해야 하는데요. 콘텐츠 온라인 소액 투자의 경우 증권화가 필요합니다. 그러니까 콘텐츠 IP(지식재산권), IP에 대한 수익 배당권을 하나의 특수목적법인에 담아서, 그 법인이 다시 증권을 발행해서 실질적인 투자 효과를 증권을 통해 누릴 수 있도록 하는 작업이 필요하죠. 이런 특수목적법인이 발행한 증권을 펀더풀이 중개를 하는 것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특수목적법인은 저희 펀더풀이 따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해당 콘텐츠를 제작, 배급, 유통하는 회사가 따로 설립합니다. 예컨대 영화를 만드는 제작사에서 투자를 받기 위한 특수목적법인을 두고 거기서 증권을 발행하는 것이죠.”
그림, 음악, 요새는 한우도 조각투자 한다는데…무엇이 다릅니까
”대부분 조각 투자는 사실 커머스입니다. 민법상 일반 상거래 계약, 자세히 보면 전자상거래로 등록되어 있습니다. 그러니까 여러분은 조각투자를 중개하는 회사가 만든, 수익에 대한 분배를 보장하는 상품을 산 겁니다. 가장 큰 문제는 이런 조각투자 상품은 조각투자를 중개한 회사가 망하면 제가 투자한 자산의 가격과 상관없이 자산 가치를 인정받을 방법이 사라진다는 것입니다. 증권이 아니니까요. 조각 투자에 대한 투자자들의 권리가 증서로 보호되지 않습니다. 반대로 펀더풀을 통해 투자한 콘텐츠 투자는 투자자들의 증권이 별도로 온라인에서 작성되는 상품입니다. 때문에 펀더풀이 내일 파산해 사라지더라도 투자자들의 증권은 영화나 드라마 제작사 혹은 배급사가 만든 특수목적법인이 발행해서 잘 보관됩니다. 그리고 영화가 1년 뒤 개봉해 대박이 나면 수익을 가져갈 수 있고요. 투자의 안정성 차원에서 기존의 조각투자와 다릅니다.”
◇직접금융 10%, 콘텐츠 제작사가 투자금 모으기 어려운 이유
영화 끝나고 크레딧 보면 벤처스, 창투.. 수많은 투자사들이 올라옵니다. 그런데도 소액 투자가 필요할까요
”네 필요합니다. 투자가 제한되어 있으니까요.”
투자가 제한되어 있다니요?
”한국 투자시장에 대한 이해가 필요합니다. 한국은 금융의 90% 이상은 간접금융, 대출입니다. 은행의 그 대출이요. 반대로 주식이나 채권을 직접 발행해서 이걸로 투자를 받는 것을 직접금융이라고 합니다. 에쿼티 파이낸싱인데, 이 비율은 국내 10% 정도입니다. 흔히 VC 투자가 이 에쿼티 투자죠. 콘텐츠 투자자금을 모으는 것도 에쿼티 투자고요. 그런데 한국은 이 에쿼티 시장이 너무 작습니다. 독일은 에쿼티 조달이 중소기업 시장에선 40% 비중까지 되고, 미국도 신용시장이 발달해서 이 비율이 높습니다. 한국은 제도적으로 짧은 시간 안에 금융을 발전시키다 보니 관 중심으로 컸습니다. 그렇다보니 에쿼티가 발전하지 못했고, 그 유산이 지금도 남아있는 것이죠.
기업은행에 있을 때 콘텐츠 투자 관련 담당을 했습니다. 당시 이례적으로 영화사에서 근무했었던 제가 뽑혔는데, 이유는 당시 은행에서도 콘텐츠 투자를 활발히 해야겠다는 니즈가 있었어요. 근데 기존의 은행 대출 시스템으로는 쉽지가 않았습니다. 다른 담보물과 달리, 콘텐츠를 평가할 수 있는 기준이 없었거든요. 기생충이라는 영화를 제작하기 위해 투자를 해야한다면, 은행은 어떻게 가치를 평가해야 할까요. 제작사? 봉준호 감독 영화의 평균 수익률? 그 어떤 것도 전통 금융섹터에선 쉽지 않은 일이었습니다. 미국 같은 곳은 뱅크 오브 아메리카 같은 큰 은행들이 50~60년치 데이터를 쭉 쌓았어요. 예컨대 디즈니 영화의 수익률, 헐리우드 제작사들의 매출과 비용 등이요. 그러니까 미국 제작사들은 제작비 절반은 자기들이 대고, 절반은 은행에서 대출을 받아요.
문제는 한국 제작사들은 은행에서 제작비 대출이 정말 어렵습니다. 그러니까 10% 정도 되는 에쿼티 시장, VC와 창투사에게 돈을 받아 영화, 드라마를 제작할 수밖에 없는 구조죠.”
그래도 지금까지 콘텐츠 투자가 잘되지 않았나요. 괜찮은 영화에 투자해서 대박 난 창투사도 있었을텐데요.
”문제는 지금부터 입니다. 넷플릭스 같은 OTT가 한국 콘텐츠를 사는 시장을 보세요. 넷플릭스의 콘텐츠 거래법은 이렇습니다. ‘제작비가 100이면 우리가 110에 살게. 그러면 10% 확실하게 남잖아’ 이겁니다. 콘텐츠 비즈니스에는 리스크가 따릅니다. 미국은 아까처럼 말했듯이 제작사가 스스로 돈 대고 만들고요. 한국은 예컨대 대형 영화, 봉준호 감독의 영화라도 제작사가 직접 대는 돈은 30%에 불과합니다. 70%는 창투사와 VC에서 끌어와야 해요. 은행은 대출을 내주지 않으니까요. 대신 하이리스크, 하이리턴이죠. ‘Winner takes all’ 시장이 한국 콘텐츠 시장입니다. 넷플릭스에 파는 이유는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하겠다는 것이고요. 사실 이 방법이 콘텐츠 다양성에서 좋습니다. 모험적인 시도를 해서 크게 먹겠다는 그룹도 등장하니까요. 넷플릭스 방식으로 10% 이익을 창작자들이 안정적으로 계속 본다면요? 제조업이 됩니다. 창의적인 시도에 대한 보상으로는 너무 작아요. 그러니까 한국은 짧은 시간에 모험적인 투자로 콘텐츠 산업이 커왔습니다.
그런데 최근 투자 혹한기가 오고, 모태펀드도 삭감됐어요. 에쿼티 시장은 상대적으로 모험자본인 셈인데, 이 시장으로 LP들의 자금 유입이 쉽지 않습니다. 그렇다보니 콘텐츠 투자 프로젝트에서 5~10억원 정도의 금액이 부족한 일들이 작년부터 종종 생기고 있어요. 많은 경우에는 목표 모금액의 20% 이상 쇼티지가 나는 경우가 흔해졌습니다. 그렇다보니 제작사 입장에서도 모자란 자금을 채워줄 파트너를 찾아야 합니다. 펀더풀을 통해 유입되는 소액 투자 금액이 대략 이 정도가 됩니다. 그러니까 제작사 입장에서 정말 가려웠던 부분, 조금 모자랐던 투자금을 채워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죠.”
◇평균 수익률 4%에도 투자가 몰리는 이유
그 정도 페이포인트였다면, 진작에 제작사들이 직접 크라우드 펀딩을 받을 수도 있었을 텐데요. 왜 펀더풀을 통해서 중개를 받나요
”증권의 발행과 중개 구조를 단순화 시켰으니까요. 원래는 소액 공모를 하게 되면 금융위원회에 증권신고서를 제출을 해야 됩니다. 거의 30 종류 되는 관련 서류를 제출해야 돼요. 승인도 받아야 되고요. 콘텐츠 만드는 일도 바쁜 중소 제작사는 이 작업을 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 2016년쯤 소액 투자중개업 라이선스를 받으면 복잡한 증권신고서를 면제해주는 제도가 생겼습니다. 이런 프로젝트에 자금이 원활하게 조달되도록, 해준 것이죠. 제도적으로 혁신적인 시도였고, 이게 생기면서 저희가 아는 와디즈 같은 크라우드 펀딩이 가능해졌습니다. 저희도 이 라이선스를 받아서 전문적으로 간편하게 소액 공모를 가능하게 했고요.
투자 계약서 같은 경우에도 간결합니다. 본래 VC가 콘텐츠에 투자할 때 투자 계약서가 보통 40장 정도 됩니다. 그런데 펀더풀에서 투자할 때는 이런 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죠. 한 장에 끝납니다. 40장짜리는 특수목적법인의 자산 형태로 남아있고, 그 계약에 기반을 둔 증권이 내 몫이 되니까요. 쉽게 설명하면 저희가 주식앱에서 삼성전자 주식을 산다고 계약서 안 쓰잖아요? 그런 간편한 프로세스를 만든 것입니다.”
프로젝트 당 투자 금액은 보면 5억~10억이 많더군요. 왜 더 많은 자금을 모으지 않나요.
”작년에 시작했으니, 아직 초기입니다. 작년 6월 4000명 회원으로 시작해 지금은 약 4만명, 누적 투자금 모집액은 120억 정도요. 법적으로는 최대 30억원까지 모금할 수 있지만, 안전하게 성공하기 위해서요. 크게 잡았다가 그 영화가 망하거나 고꾸라지면 회원들의 타격도 클테니까요. 현재 1명의 고객이 한 프로젝트에 최대 500만원, 1년에 1000만원까지 투자가 가능합니다. 평균적으로 고객들은 1개 프로젝트에 96만원 정도를 투자하시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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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 수익률 4%, 개선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은행 이자도 요새 높은데, 대체투자의 매력이 좀 떨어집니다만
◇콘텐츠 시장 ‘1000명 찐팬의 룰’
단순 돈이 부족한 제작사들의 니즈라..그렇다면 시장에 유동성이 풍부해진다고 가정하면 지금 같은 소액 공모도 확 줄어들지 않을까요.
이 시장은 계속 클 수 있을까요. 1년에 영화, 공연, 드라마 투자 대상이 언젠간 제약이 생길 것 같은데요.
영화사에 있다가 은행에 가셨는데, 경력이 특이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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